韓영화 첫 칸영화제 진출 '물레야' 이두용 감독 별세

한국 영화의 세계 진출 초석을 다진 거장 이두용 감독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82세.

19일 영화계에 따르면 이 감독은 이날 오전 3시께 서울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고인은 지난해부터 폐암으로 투병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942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동국대 경제학과를 나와 영화계에 입문해 10년 가까이 촬영 현장에서 조감독으로 일하며 연출 경험을 쌓았다. 멜로 드라마 '잃어버린 면사포'(1970)로 감독 데뷔한 이후 액션 장르로 변경해 1974년 '용호대련' '죽엄의 다리' 등 6편의 태권도 영화를 내놨다.

1980년대 유수의 국제영화제 초청을 받았다. 고인은 1981년 '피막'(1980)으로 한국 영화 최초로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특별상(ISDAP)을 받았다. 이후 1984년에는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1983)로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한국 영화가 칸영화제에 진출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1980∼1990년대 초반을 풍미한 에로 영화 '뽕' 시리즈와 중광 스님이 주연한 '청송으로 가는 길'(1990)을 내놓았으며, 2003년에는 나운규의 '아리랑'을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빈소는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5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1일 오후 1시 30분이다.

[한상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