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아시안컵] 멀티골 몰아친 전쟁 난민 출신 골잡이 후세인, 일본을 침몰시키다

김태석 기자 2024. 1. 19.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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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이 한 경기만큼은 이번 대회에 나선 24개팀 스트라이커를 통틀어 가히 최고라 할 만하다.

일본 골문에 두 골을 폭격한 이라크 축구 국가대표팀 스트라이커 아이멘 후세인을 두고 하는 말이다.

후세인이 속한 이라크 축구 국가대표팀은 19일 밤 8시 30분(한국 시각)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D그룹 2라운드 일본전에서 2-1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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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적어도 이 한 경기만큼은 이번 대회에 나선 24개팀 스트라이커를 통틀어 가히 최고라 할 만하다. 일본 골문에 두 골을 폭격한 이라크 축구 국가대표팀 스트라이커 아이멘 후세인을 두고 하는 말이다. 축구를 포기할 법한 최악의 환경에서 커 온 이 선수가 지금은 아시안컵의 스타가 되고 있다.

후세인이 속한 이라크 축구 국가대표팀은 19일 밤 8시 30분(한국 시각)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D그룹 2라운드 일본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라크는 전반 4분과 후반 45+5분 두 골을 몰아친 후세인의 맹활약에 힘입어 경기 종료 직전 엔도 와타루의 한 골에 그친 일본을 물리치고 승점 3점을 얻었다. 이에 따라 이라크는 승점 6점을 기록, D그룹 선두로 올라서며 16강행을 확정지었다.

일본 골문을 지키는 수문장의 경험 부족, 일본 수비의 핵 토미야스 타케히로의 공백 등 여러 요소가 작용했겠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후세인의 존재감은 실로 대단했다. 과찬을 조금 하자면 1996 AFC UAE 아시안컵 당시 한국 골문을 맹폭했던 이란 골잡이 알리 다에이, 2007 AFC 동남아 4개국 아시안컵 당시 이라크의 우승을 주도했던 유니스 마흐무드의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후세인은 전반 5분 좌측면에서 올라온 알리 자심의 크로스를 일본 수문장 스즈키 자이온이 어설프게 쳐낸 걸 헤더로 밀어넣으며 선제골을 만들어내더니, 전반 종료 직전 알리 알 하자이의 핀 포인트 크로스를 골문 앞에서 이어받아 깔끔한 헤더로 두 번째 득점을 만들어냈다. 후세인은 골을 넣은 후 이날 일본의 최전방을 맡았던 아사노 타쿠마의 세리머니를 흉내내며 즐거움을 만끽했다.

다만 후세인은 이 두 골을 넣은 후 우측 허벅지에 통증을 호소하며 아웃됐다. 그래도 전반전만 뛰고도 이날 경기에서 스포트라이트를 온몸으로 받는데 성공했다. 이번 경기 최대의 스타다.

이라크 공군이 운용하는 알 쿠와 알 자이야 클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27세 공격수 후세인 처지에서는 평생의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사실 후세인은 축구를 도저히 꿈꿀 수 없는 환경에서 축구 선수의 길을 걸은 선수다. 이라크군 장교였던 아버지는 2008년 알 카에다의 테러 공격에 목숨을 잃었고, 2010년대 초중반 준동했던 ISIS의 테러에 형이 납치되어 지금도 생사가 불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요컨대 이라크 전쟁과 ISIS에 의한 전쟁난민 가족 출신이라 할 수 있겠는데 이 선수가 놀랍게도 이라크 축구 국가대표팀 주전 스트라이커로서 엄청난 임팩트를 선사하고 있다.

후세인은 이번 일본전 멀티골에 힘입어 지난 1라운드 인도네시아전 1득점까지 포함해 대회 세 골을 넣고 있다. 그의 허벅지 상태를 체크해봐야겠으나, 만약 남은 일정도 무리 없이 소화한다면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공격수 스타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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