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태아 산재’ 첫 공식 인정…나머지 사례는?
[앵커]
임신 중인 근로자가 유해 환경에 노출돼 질병을 가진 자녀를 낳았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주는 이른바 '태아 산재법'이 2021년 국회를 통과했는데요.
이후 2년 만에, 고용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이 '태아 산재'를 공식 인정한 사례가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최유경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2013년 3월, 한 병원의 인공신장실에서 투석액 혼합 업무에 투입된 간호사 A 씨.
당시 임신 중이었는데 6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고농도 초산의 독한 냄새로 숨 쉬기 어려울 정도로 괴로웠습니다.
그해 12월 A씨가 출산한 딸은 뇌에 선천성 기형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후 뇌병변 장애 1급과 사지 마비 진단 등을 잇달아 받았습니다.
A 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했고, 지난달 12일, 딸의 질병과 A 씨 업무 사이 관련성이 높다는 역학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공단은 곧바로 태아 산재를 인정했습니다.
2021년 이른바 '태아 산재법'이 국회를 통과한 지 2년 만의 첫 공식 인정입니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음성변조 : "유해 인자에 노출된 게 과학적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그래서 이제 인정이 된 거로 알고 있습니다."]
역학조사를 진행했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임신 중 반복적으로 폐 손상과 저산소증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조승규/공인노무사/'반올림' 활동가 : "'아이의 건강 손상도 산재로 인정될 수 있구나'라는 확신을, 인식을 심어 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연구원은 또 최근 반도체 공장 근로자 3명에 대해 태아의 선천성 질병과 직무의 과학적 관련성이 낮다는 역학조사 결과도 함께 발표했습니다.
다만, 선천성 기형 위험이 증가한다는 간접적 증거는 확인했다고 밝혔는데, 최종 산재 인정 여부는 이르면 이달 중 결정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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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경 기자 (6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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