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담은 토목 행정…“느리지만 가장 빠른 길”
[KBS 부산] [앵커]
7년을 표류한 대저대교 건설사업은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해 이제 첫발을 떼게 됐습니다.
결국 당초 계획보다 6년이 지난 뒤에야 건립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제대로된 절차와 준비 뿐 아니라 '환경 감수성'을 갖춘 토목 행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김옥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일본 요코하마시 외곽에 들어 선 임시 건물.
길이 3.9km, 왕복 4차선 도로를 놓기 전, 주민들에게 도로 건설의 이유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을 알리기 위해 요코하마시가 마련한 홍보관입니다.
주민들은 언제든 사업자를 만나 도로 개설 문제점 등에 대한 의견을 낼 수 있었고,
[요시하마 타쿠니/주민 : "도로를 만들 테니 주민들에게 토지를 내놓으라는 것이 아니라 왜 만드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편리함이 전부는 아니니까요."]
요코하마시는 3년 동안 지역 주민들과 토론도 진행했습니다.
대저대교와 장낙-엄궁대교 건설은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토목공사입니다.
주민 의견 수렴 과정은 필수지만, 늘 우선 순위에 밀렸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입니다.
[박지훈/에코델타시티 입주 예정자 : "부산시에서 이미 어떤 방안이나 이런 것들을 정해놓고 와서 주민들한테 그냥 공지하듯이 얘기를 하시는데, 그러니 주민들이 부산시 의견에 대해서 대답을 해주기도 어렵고…."]
거짓, 부실 환경영향평가로 지지부진했던 대저대교 건설이 7년 만에 본격화하지만, 당초 예정보다 6년이나 늦은 2029년에 완공될 예정입니다.
엄궁대교는 2021년 한 차례 환경영향평가 반려 뒤 재심사 과정이 남아 언제 완공될 지 모릅니다.
전문가들은 토목 행정에도 '환경 감수성'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주기재/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 : "어느 곳이 소중한, 보호해야 될 곳인지를 먼저 구분하고, 그 구분을 토대로 해서 이용할 구간과 또 보존해야 될 구간을 먼저 정해놓고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건설로) 제일 빨리 가는 길입니다."]
또 거짓 환경평가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과 철새 서식처 보존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빠르게 가려다 되려 멈출 수 있는 대교 건설 사업.
토목 행정에도 철학이 필요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정운호/영상편집:전은별
김옥천 기자 (hu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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