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PP 보호 나선 IPTV 업계…지난해 기준으로 대가 떼놓는다
시청률·다양성 지표 등 반영…협상 기준으로 제시
IPTV(인터넷TV) 3사(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가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에 지급하는 콘텐츠 사용료 기준을 확정했다. 협상력이 낮아 제값을 받지 못하던 중소PP를 위해 콘텐츠 사용료 일부를 먼저 보장하는 '상생' 방안이 핵심이다. 중소PP 몫은 이들이 2023년도에 확보했던 콘텐츠 사용료를 기준으로 매년 IPTV 매출액 증감률을 반영해 책정될 예정이다.
한국IPTV방송협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콘텐츠사업자와 PP협단체의 의견을 수렴한 산정방안을 제출했다고 19일 밝혔다. IPTV 3사는 산정방안을 각 사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IPTV가 대가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PP 사업자와의 계약 체결을 합리화·효율화하기 위함이다. 이 과정에서 PP협단체의 의견도 수렴했다.
산정방안은 △공정성 △균형발전 및 상생 △자기책임 등을 기본 원칙으로 유료방송 시장의 지속 발전 및 중소PP와의 상생 발전을 마련됐다.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중소PP 보호 방안을 담은 균형발전 및 상생 부분이다. 보호대상인 중소PP는 방송사업매출 누적 점유율 90% 이상 구간에 해당하는 사업자다. 단, 지상파·유료방송(케이블TV)·대형 콘텐츠사업자의 계열사·종교채널·공적재원 지원 채널 등은 제외됐다. IPTV 3사에 입점한 PP 사업자 160곳 중 약 100곳이 여기에 해당한다.
기존에는 대형PP가 협상력을 발휘해 콘텐츠 대가를 받아 간 다음 남은 예산 안에서 중소PP끼리 나눠 가져야 했다. 이번 산정방안으로 중소PP는 일정 수준 자신들의 몫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PP 사업자를 1부와 2부로 나눠서 별도로 콘텐츠 대가를 지급한다는 뜻이다.
중소PP 업계의 몫은 직전 연도에 전체 중소PP 사업자가 받은 콘텐츠 대가의 합을 기준으로 IPTV 매출 증감률을 반영해 산정한다. 2023년도 중소PP 콘텐츠 대가가 기준점이 되는 것이다. 방송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IPTV가 중소PP에 지급한 콘텐츠 대가는 전체 콘텐츠 대가의 10~20% 수준이다.
예를 들어 보호대상인 중소PP 사업자들이 2023년도에 콘텐츠 대가로 100억원을 받았고, 1년 사이 IPTV 사업자 매출이 5% 성장했다고 가정한다. 이렇게 되면 중소PP 업계가 2024년도에 받을 수 있는 총 콘텐츠 대가는 105억원이 된다.
이기선 과기정통부 뉴미디어정책과장은 "지난해 지급된 콘텐츠 대가를 기준으로 삼은 것은 계약 당사자 간에 합의 및 정산이 끝난, 가장 현실적인 수준의 콘텐츠 대가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며 "IPTV의 경우 안정적으로 사업매출이 발생하는 곳이라서 이를 기준으로 중소PP 몫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중소PP는 성과지표인 시청점유율을 40%, 투자지표를 20%, 다양성지표를 40% 산정지표별 가중치로 설정해 콘텐츠 사용료를 차등 배분받는다. 옥석 가리기를 통해 좀비PP에게 가는 몫을 줄이기 위함이다. 시청점유율은 다시 닐슨 시청률을 30%, IPTV 자체 시청률을 70%로 나눠 반영한다. 투자지표는 제작비와 콘텐츠구매비를 각각 50%씩 나눠 반영한다. 다양성지표는 국내 최초방송 비율이나 순환편성비율, 최근 2년 이내 제작물 편성 비율 등을 통해 책정한다.
IPTV협회 관계자는 "중소PP 중에서도 성과가 높은 사업자는 많은 대가를, 성과가 낮거나 방송콘텐츠 업계 발전에 기여하지 못한 사업자는 적은 대가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PP 업계도 지난해에 자신들이 확보했던 콘텐츠 사용료를 모수로 올해부터 대가를 나눠갖게 된다. 전년도 콘텐츠 사용료에서 IPTV 수신료매출증감률과 홈쇼핑송출수수료매출 증감률을 함께 반영해 배분 대상 금액을 정한다. 홈쇼핑 관련 매출은 대형PP 업계의 요청으로 산정 기준에 반영됐다.
대형PP는 다양성지표 대신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액 점유율을 기준으로 한 방통콘텐츠산업 기여지표를 기준으로 콘텐츠 대가를 배분받는다. 대형PP는 성과지표를 50%, 투자지표를 25%, 기여지표를 25% 반영해 산정 가중치를 둔다.
IPTV협회 관계자는 "IPTV 사업자는 콘텐츠 사용료 산정 방안을 콘텐츠 업계와 협의를 거쳐 시장에 정착시킬 것"이라며 "국내 방송산업의 지속적인 상생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PP업계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한국방송채널사용사업협회(PP협회)는 지난 18일 성명을 내고 "IPTV 3사가 중소PP를 위한 상생방안을 마련한 것에 대해 적극 지지한다"며 "불공정한 시장 환경 속 이를 보완하는 제도적 장치가 전무한 가운데 대가 산정의 기본 틀을 마련한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산정가중치나 중소PP 대가 수준 등 구체적 지표가 공개되면서 PP협의체는 추가로 사업자 의견을 확인하겠다고 전했다. 실효성 있게 콘텐츠 사용료 산정방안이 만들어졌는지 구체적으로 따져보겠다는 뜻이다.
IPTV 3사는 이날 발표된 방안을 기준으로 PP업계와 올해 콘텐츠 대가 협상에 나선다. 대형PP는 올해부터 산정 방안을 적용하고, 중소PP는 경영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연차별로 단계 적용할 계획이다. IPTV 업계 측은 "향후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 불가피한 사유로 적용이 어려운 경우 과기정통부와 협의를 통해 산정방안이 변경될 수 있다"고 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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