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wins'가 성소수자 관용구? 아이유가 원한 건 '혐오' 아닌 '사랑' [종합]
[OSEN=장우영 기자] 가수 아이유가 오는 24일 선공개하는 ‘Love wins’ 제목을 ‘Love wins all’로 변경,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고 곡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19일 아이유의 소속사 EDAM엔터테인먼트는 “금일 자로 오는 24일 오후 6시 발매 예정인 아이유의 선공개곡 ‘Love wins’ 제목을 ‘Love wins all’로 변경합니다”라고 밝혔다.
아이유의 신곡 발표는 2021년 12월 29일 발매한 ‘조각집’ 이후 약 2년 1개월 만이다. 지난 15일 자정 공식 SNS 채널을 통해 17초 분량의 무빙 포스터를 공개하며 신곡 제목인 ‘Love wins’를 소개했다. 특히 아이유와 방탄소년단 뷔가 나란히 앉은 메인 포스터를 공개하며 ‘나의 이 가난한 상상력으론 떠올릴 수 없는 곳으로’라는 문구를 공개해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신곡 제목이 공개된 후 일각에서 ‘Love wins’가 성소수자의 전유물인 단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Love Wins’는 전 세계적으로 성소수자 혐오와 관련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성소수자 인권 증진을 위해 사용된 관용구다. 2015년 미국 연방 대법원의 동성 결혼 법제화 판결 당시 ‘Love Wins’ 피켓을 든 성소수자들의 모습이 공개되면서 대표적인 관용구로 자리를 잡았다. 지금도 ‘퀴어 축제’에서 자주 볼 수 있다.
한 성소수자는 “부정한 적 없는 ‘이성애적 사랑’을 노래하며 제목을 ‘Love Wins’라 지어야 했냐”며 “차별과 혐오에 노출된 성 소수자의 절박한 문구를 이런 식으로 가볍게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Love wins’가 성소수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며 문제될 게 없다는 반박도 있었다.
앞서 아이유는 트랙 인트로를 소개하며 “누군가는 지금을 대혐오의 시대라 한다. 분명 사랑이 만연한 때는 아닌 듯하다. 눈에 띄는 적의와 무관심으로 점점 더 추워지는 잿빛의 세상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을 무기로 승리를 바라는 것이 가끔은 터무니없는 일로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직접 겪어본 바로 미움은 기세가 좋은 순간에서조차 늘 혼자다. 반면에 도망치고 부서지고 저물어가면서도 사랑은 지독히 함께다. 사랑에게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 사랑하기를 방해하는 세상에서 끝까지 사랑하려 애쓰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어 “여담으로 다섯 곡이 담긴 이 앨범에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나의 팬들에게 바치는 두 곡이 있는 데 그중 하나가 이 곡 Love wins다. 느닷없이 큰 사랑을 받으며 하루아침에 인생이 달라졌던 열 여덟 살부터 지금까지. 저무는 일에 대해 하루도 상상하지 않은 날이 없다. 막연히 외롭고, 무섭고, 또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게 매일매일 십몇 년을 생각했더니 그것에 대한 태도도 조금씩 달라지더라. 지금은 별로 무섭지 않다. 그 순간 아쉬움이 더 크거나 외로울 것 같지 않다. 무엇보다 그리 가까울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아이유는 “비관적이고 걱정 많은 아이였던 내가 그사이 이렇게나 달라질 수 있었던 이유는 그렇게 근근이 이어져 온 십몇년 동안 지치지도 않고 매일 나를 안심시켜 준 누군가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 덕분에, 생각해 보면 나는 아이유로 살며 단 한순간도 혼자였던 적이 없다. 한 번도 나를 혼자 둔 적 없는 나의 부지런한 팬들에게. 어쩌면 타고나기를 악건성 타입인 내 마음속에 끝없이 사랑을 길러주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또,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여전히 모르겠지만 번번이 내 곁을 선택해 주어 정말 고맙다는 말도. 당신들이 내게 그래주었듯 나도 당신들의 떠오름과 저묾의 순간에 함께하는 사람이고 싶다. 그 옆에서 ‘무섭지 않아. 우리 제일 근사하게 저물자’라고 말해주는 사람이고 싶다”고 말했다.
트랙 인트로에서 밝힌대로 아이유는 ‘혐오 없는 세상’과 ‘사랑’을 강조하며 ‘Love wins’를 선공개곡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이 곡의 제목으로 인해 중요한 메시지가 흐려질 것을 우려하는 의견을 수용하고, 다양한 모습으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모두를 더욱 존중하고 응원하고자 한다”며 “발매될 곡에 담은 메시지와 가장 반대되는 지점의 말이 있다면 그건 ‘혐오’일 것이다. 이는 18일 공개된 트랙 인트로에서도 상세히 언급됐다. 혐오 없는 세상에서 모든 사랑이 이기기를, 누구에게도 상처되지 않고 이 곡의 의미가 전달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설명했다.
아이유는 논란이 일어날 것보다 곡에 담긴 메시지가 흐려질 것을 우려해 신곡 제목을 바꾸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혐오’가 아닌 ‘사랑’으로 가득할 세상을 바라는 아이유의 ‘Love wins all’이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기대된다.
아이유의 ‘Love wins all’은 오는 24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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