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첫 경기했는데...' 주전 골키퍼 김승규 십자인대 파열, 韓축구 3대회 연속 부상 악몽

이원희 기자 2024. 1. 1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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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이원희 기자]
김승규(왼쪽).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훈련에 집중하는 김승규.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축구에 큰 악재가 발생했다. 주전 골키퍼 김승규(알샤밥)가 갑작스럽게 큰 부상을 당해 뛸 수 없게 됐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우승 도전에도 큰 문제가 생겼다.

대한축구협회는 19일(한국시간) 김승규가 오른쪽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해 대표팀 소집에서 해제됐다고 밝혔다. 김승규는 자체 팀 훈련을 하다가 오른쪽 무릎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김승규는 소집해제됐다.

이로써 한국은 주전 골키퍼 없이 남은 대회 일정을 치러야 한다. 김승규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난 해 3월 지휘봉을 잡은 뒤 쭉 주전 골문을 지켰다. 지난 해 3월 콜롬비아전을 시작으로 페루, 엘살바도르, 웨일스, 사우디아라비아, 튀니지와 평가전에서 뛰었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 이어 아시안컵에서도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다. 클리스만 감독 체제 12경기 중 10경기에서 김승규가 선발로 출전했다. 그야말로 핵심 전력이다.

지난 15일에 열린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 바레인전에서도 김승규는 좋은 활약을 펼쳤다. 세이브와 1개와 함께 패스성공률 88%를 기록했다. 김승규는 선방 능력뿐 아니라 뛰어난 빌드업 능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덕분에 파울루 벤투 전 감독 때부터 주전 골키퍼 자리를 지켰다. 바레인전에서도 빠른 패스와 판단력을 앞세워 동료들에게 좋은 패스를 제공했다. 후반 5분에는 카밀 알 아스와드(알리파)의 왼발 슈팅을 몸을 날려 막아냈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은 김승규에게 좋은 평점 7.1을 부여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체자를 찾아야 한다.

김승규의 빈자리는 베테랑 골키퍼 조현우(울산 HD), 송범근(쇼난 벨마레)이 메울 예정이다. 두 선수 중에서는 조현우가 골문을 지킬 가능성이 높다. 조현우는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2경기를 뛰었다. 지난 해 3월 '남미 강호' 우루과이전에 선발 출전했고 베트남과 친선경기에서도 선발 장갑을 꼈다. 우루과이전에서는 2실점해 1-2로 패했으나 베트남전에서는 안정적으로 골문을 지켜 6-0 대승을 이끌었다.

조현우는 동물적인 감각을 발휘해 공을 쳐내는 선방 능력을 갖췄다. 상대 공격수와 일대일로 맞서는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막아낼 때도 많다. 소속팀 울산HD의 K리그1 2연속 우승을 이끌었고, 약점으로 지적받던 발밑 기술과 패스도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풍부한 경험도 장점이다. 조현우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엄청난 슈퍼세이브를 선보여 세계 축구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특히 독일전 활약이 돋보였다. 당시 조현우는 90분 내내 독일의 소나기 슈팅을 막아냈다. 한국은 조현우의 선방, 김영권(울산 HD), 손흥민(토트넘)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 대파란을 일으켰다.

조현우.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다른 옵션도 있다. 27세의 젊은 골키퍼 송범근은 뛰어난 순발력과 반사신경이 장점으로 꼽힌다. 일본 J리그에서 활약하고 있어 일본 매체도 송범근을 크게 주목했다. 일본 매체 사커다이제스트웹은 이날 "비셀 고베, 가시와 레이솔(이상 일본)에서 뛰었던 김승규가 부상으로 아웃돼 64년 만에 아시아 제패를 노리는 한국 대표팀이 충격에 빠졌다"며 "쇼난의 선수(송범근)가 잠재적 대체자"라고 전했다. 전북현대의 주전 멤버로 뛰었던 송범근은 2022시즌을 마치고 쇼난 벨마레로 이적했다. 현재까지도 팀 주축 선수로 활약 중이다. 다만 송범근은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경기에 나선 바 없다.

사실 한국의 부상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호주 대회에서는 이청용(울산HD), 구자철(제주유나이티드) 등이 대회 도중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한국도 아쉬운 준우승을 거뒀다.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에서는 나상호(마치다 젤비아), 기성용(FC서울), 이재성(마인츠) 등이 다쳤다. 나상호의 경우 오른쪽 무릎 내측 인대 염좌 부상을 당했다. 프로축구 K리그2 득점왕에 오르는 등 상승세를 달리고 있었기에 나상호의 부상 이탈은 더욱 뼈아팠다. 전력이 약화된 한국은 8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송범근.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번 대회에서는 김승규가 불운의 주인공이 됐다. 훌륭한 대체 옵션인 조현우, 송범근이 있다고 해도 주전 골키퍼를 잃은 것은 큰 타격이다. 특히 공격수 황희찬(울버햄튼), 왼쪽 풀백 김진수(전북현대) 등도 부상 여파로 지난 1차전 바레인전에 뛰지 못했다.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이번 상대 바레인은 공격이 좋은 팀으로 꼽힌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는 한국이 23위로, 86위의 바레인을 앞선다. 하지만 요르단은 지난 1차전에서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를 4-0으로 대파했다. 볼 점유율에서는 말레이시아가 52%로 더 좋았지만, 전체슈팅에서는 요르단이 14대8로 더 많았다. 빠른 공격과 역습 위주의 플레이를 펼쳐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렸다. 한국 수비진이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조현우, 송범근의 어깨도 무겁다.

요르단에서는 '에이스' 무사 알 타마리를 조심해야 한다. 이강인도 뛰고 있는 프랑스 리그 몽펠리에서 활약하고 있다. 포지션은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올 시즌 리그 16경기 3골을 기록할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뛰어난 스피드와 골 결정력을 갖췄다.

김승규.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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