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어린이, 자신의 우주 확장하길"…SF 동화 '우주의 속삭임'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어린이들이 읽는 책이라고 하면 지식이나 교훈을 담은 동화책 떠올리기 쉬운데 요즘은 다양한 장르를 접목한 실험적 작품들이 많습니다.
미래에 대한 상상력을 가득 담은 SF, 즉 공상과학 동화도 그중 하나인데요.
따뜻한 SF 동화를 통해서 아름다운 우주를 꿈꾸게 하는 하신하 작가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작가님 어서 오세요.
<우주의 속삭임> 작가님 SF 작품인데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받았습니다.
먼저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하신하 동화 작가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은 많은 동화 작가들이 꿈꾸는 상인데 제가 받게 되어서 우선 영광입니다.
요즘 사이언스 픽션, SF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동화에서는 예전부터 외계인이 등장해서 어린이들하고 교감하는 내용은 많이 다뤄졌습니다.
어린이들은 낯선 생명체에 대해 관심이 많고 받아들이는 유연성이 높아서 동화의 단골 소재였는데요.
그런데 동화에서 본격적인 SF는 드물었습니다.
<우주의 속삭임>은 과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본격적인 SF 동화여서 좋은 평가를 받아 수상하게 된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본격적인 SF 동화 장르를 개척했다.
그다음에 이 책에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지 정말 궁금해지는데요.
하신하 동화 작가
<우주의 속삭임>은 모두 5편의 단편을 모아 엮은 동화집입니다.
이 다섯 편이 펼쳐나가는 시간과 공간은 다 다르고 등장인물도 다 다양합니다.
<반짝이는 별먼지>에는 외딴 마을에서 여행자의 집을 사는 할머니가 아이가 등장하는데요.
할머니가 50년 전에 당첨된 복권의 선물로 우주 항공권을 받아서 머나먼 행성으로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또 <타보타의 아이들>은 또 미래 태양계 너머 타보타 행성에 인류가 테라포밍에 실패를 합니다.
이 테라포밍은 지구 외에 다른 행성을 인류가 살 수 있는 행성으로 만드는 것이죠.
사람들이 떠나고 남은 타보타 탐사 기지에 일하던 로봇들이 아주 작은 이끼를 키우기 위해서 힘을 모으는 이야기입니다.
또 <달로 가는 길>에서는 발가락을 찧으면 아프고 눈물을 흘리는 그래서 자기가 사람이라고 믿는 인공지능 로봇이 나옵니다.
감정과 감정과 기억이 있는 AI 로봇이 낡고 고장이 나서 로봇의 고향인 달로 가는 여정을 그렸습니다.
이 밖에도 지구의 초등학생 아이가 외계 생명체의 도움을 받는 <들어오지 마시오>와 또 인간에서 트랜스 휴먼이 되어가는 <지나3.0>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이렇게 처음엔 등장인물과 시공간이 좀 각기 다른 우주에서 펼쳐져서 별개의 이야기라고 느껴지실 거예요.
하지만 다 읽고 나면 또 우주라는 시공간에 연결된 하나의 목소리가 들리실 겁니다.
또 따로인 듯하지만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이야기고 또 나와 우리들의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책의 제목을 <우주의 속삭임>이라고 지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하나하나 소재가 정말 신선하고 흥미롭게 들리는데요.
그렇다면 이번 작품 쓰실 때 SF라는 장르 선택하신 이유가 있습니까?
하신하 동화 작가
예전에 외계인이 등장하는 <별별수사대>라는 작품을 발표했는데 많은 어린이들이 외계인의 존재를 궁금해하고 무척 흥미로워했습니다.
그 뒤로 좀 더 깊은 SF를 써야겠다 고민을 했는데요.
SF를 과학적 상상력에 기반을 두고 또 신기술을 중심으로 미래사회를 다룬 픽션이라고 흔히 말하는데 주로 실현 가능한 미래를 다룬 판타지로 미래사회를 얼마나 예견했는가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오가는 SF에 우리가 오랫동안 아주 갈망했던 변하지 않는 주제를 담고 싶었습니다.
<우주의 속삭임>에서 이야기하는 건 결국 생명이란 무엇인가 또 이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랑이 아닐까?
그래서 생명과 사랑은 수천 년 전에도 소중했고 수천 년 후에도 여전히 소중하다는 것을 전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재료가 SF였습니다.
서현아 앵커
이 다섯 편의 이야기 가운데 세 편에서 로봇이 등장을 합니다.
그런데 이 로봇들이 사람처럼 감정을 느끼고 행동하는데 전하고 싶으셨던 메시지가 있습니까.
하신하 동화 작가
제가 그리고 싶었던 거는 '사람 같지 않은 로봇'이었어요.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사람 못지않은 로봇'이었습니다.
제 의도는 인간 중심의 휴머니즘에서 벗어나 더 넓게 보자는 것이었어요.
그러면 그럴수록 인간이 더 깊게 보인다는 아이러니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아이러니가 <우주의 속삭임>에 매력이 된 것 같습니다.
그 작은 생명체나 낯선 존재를 소중히 여기는 게 어쩌면 휴머니즘에 가장 가깝다라고 만족하셨다면 작가로서 아주 만족할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또 이 다섯편 이야기의 공통점은 우주입니다.
이 우주가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가길 바라십니까?
하신하 동화 작가
얼마 전에 우리 우주 우리 기술로 쏘아올린 궤도탐사선 다누리호 발사 때 저도 가슴을 졸이고 지켜봤고 성공에 뿌듯해서 가슴이 벅차오더라고요.
그런 걸 보고 우주에 대해서 이제 떠오른 건 아니고 오랫동안 고민하고 공부해 왔습니다.
주로 지구로부터 150km 정도 우주정거장이 만들어진 공간을 스페이스, 그 너머 깜깜하고 막막한 어둠의 공간을 유니버스, 그보다 더 넓게는 이제 코스모스라고 하는데요.
요즘은 유니버스를 자기가 상상할 수 있는 세상 혹은 자신만의 세계관을 뜻하는 용어로 쓰이기도 하더라고요.
저는 어린이들이 우주를 네가 상상할 수 있는 너머의 시간과 공간 그리고 가능성이라고 생각했으면 합니다.
더 많이 더 멀리, 더 깊게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의 우주 유니버스는 그만큼 더 크고 무한한 거죠.
네가 상상할 만큼이 너의 우주다. 너의 우주를 확장하라!
이건 제가 글을 쓸 때 되새기는 말인데 어린이 독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기도 합니다.
서현아 앵커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이라는 메시지가 정말 희망적으로 다가옵니다.
그렇다면 이 장르를 뛰어넘어서 동화란 어린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되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하신하 동화 작가
저는 딱 한 단어로 동화를 말한다면 "동화는 어린이에게 '숨'이다"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지금 힘든 어린이에게 동화는 한숨일 거고, 의욕 충만한 어린이라면 세상을 빨아들이고 싶은 들숨이고 또 내 안의 걸 밖으로 내뱉고 싶을 때는 그 날숨 같은 역할을 하는 게 어린이에게 동화라고 생각을 합니다.
어린이가 동화를 읽고 상상하고 자기만의 호흡으로 숨을 쉬는 거죠.
동화가 공부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어린이들에게 다가갔으면 합니다.
또 동화를 책으로 한정하고 싶지는 않고요.
그림, 만화, 영상, 애니메이션, 영화, 어린이의 세계를 표현하고 꿈꾸는 모든 장르를 동화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는 또 어떤 작품을 계획하고 계십니까?
하신하 동화 작가
작가들은 머릿속으로는 하룻밤에도 만리장성을 쌓았다가 부수기 때문에 마침표를 찍고 끝내야 끝난 것이기는 합니다만 지금은 청소년을 위한 SF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아주 극한 상황에서 로봇과 인공지능, 인간이 어떻게 공존해야 할까를 청소년의 시선으로 그려낼 예정입니다.
이 동화 작가들은 언제나 많은 어린이하고 청소년 독자들의 사랑을 갈망하고 있거든요.
또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공감하고 꿈꿀 수 있는 이야기를 짓도록 더욱 노력할 예정입니다.
서현아 앵커
미래를 향한 무한한 상상력으로 우리 아이들의 꿈을 확장하는 SF 동화.
앞으로의 발전도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작가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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