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희 과잉 제압’ 논란…대통령실, 사과 없이 책임전가

엄지원 기자 입력 2024. 1. 19. 19:20 수정 2024. 2. 1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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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경호처가 행사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한 강성희 진보당 의원을 힘으로 제압하며 제기된 '과잉 경호' 논란이 진실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대통령실이 공개한 30초짜리 영상을 보면, 강 의원은 3~5초가량의 악수를 포함해 윤 대통령에게 10여초 말을 건넨 뒤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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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처 ‘의원 강퇴’ 진실공방
지난 18일 전북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이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악수하는 동안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해 끌려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경호처가 행사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한 강성희 진보당 의원을 힘으로 제압하며 제기된 ‘과잉 경호’ 논란이 진실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대통령실이 야당에 사과하는 대신 현장 영상을 공개하며 책임을 떠넘기면서 정쟁으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와 강성희 의원은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실이 ‘강성희 의원이 손을 놓지 않고 소동을 일으켰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강 의원은 악수를 가볍게 나누고 손을 놓은 것”이라며 “대통령실이 지속적으로 거짓 변명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다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정기조 전환을 요구하는 국회의원을 폭력을 동원해 끌어내는 것은 민주주의를 부정했던 군부독재 정권의 행태와 다르지 않다”며 “이와 관련해 모든 사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공식 제보를 받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18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강 의원은 윤 대통령과 악수를 하며 “국정기조를 전환하라”고 촉구하다 경호처 직원들에게 입을 틀어막힌 채 팔다리를 들려 행사장 밖으로 끌려나갔다.

야당은 특히 대통령실의 태도에 강한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 대통령실은 전날 “강 의원이 소동을 벌이고, 소리를 지르며 대통령의 손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 등의 행위를 한 것에 대해 굉장히 유감스럽다”며 강 의원이 ‘경호상 위해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현장 상황이 담긴 영상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일종의 ‘증거’로 기자들에게 전달했다. 여당에서도 “(경호처 대응은) 불가피한 최선의 조치”(이용호 의원), “(강 의원의 행동은) 공개협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송석준 의원)라는 등 강 의원을 향한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실이 공개한 30초짜리 영상을 보면, 강 의원은 3~5초가량의 악수를 포함해 윤 대통령에게 10여초 말을 건넨 뒤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한다. 이 때문에 진보당은 “거짓 변명을 할 것이 아니라 사과를 할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손솔 수석대변인)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충격적인 사건에 대통령실은 해괴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전국민 듣기평가’를 시켰던 ‘바이든-날리면’ 논란 때처럼 이번에도 ‘전국민 영상 보기’를 시킬 작정이냐”고 비판했다.

경호처의 현장 대처도 아쉽지만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정무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게 더 큰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었다면 행사장에서 만난 야당 의원이 손을 붙잡고 ‘얘기 좀 하자’고 했으면 ‘한번 따로 봅시다’ 하며 말을 들어주거나 다음을 기약했을 테고, 당연히 사후적으로도 과한 경호에 대해 유감 표명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4월 청와대 행사장에서 기습시위에 나선 장애인인권단체 활동가들에게 “얼마나 시간을 달라고 얘기를 하시라. 그러면 내가 말씀하신 만큼 시간을 드리겠다”며 몇분간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민주당은 사실관계와 책임을 따져 묻겠다며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을 요청했다. 민주당 소속인 김영주 국회부의장도 이날 입장문을 내어 “국회는 이번 사건을 입법부 전체 및 국민에 대한 모독 행위로 규정하고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 경호처의 사과, 재발 방지 약속과 함께 경호처장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엄지원 umkija@hani.co.kr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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