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상에 이런 일이’ 없세지 마세요”… 9세 아이의 눈물 편지
“‘새상에 이런 일이’ 없세지 마세요(‘세상에 이런 일이’ 없애지 마세요).” 26년째 안방극장을 지켜온 SBS의 장수 프로그램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이하 ‘세상에 이런 일이’)가 폐지 기로에 놓였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 어린이 시청자가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19일 ‘세상에 이런 일이’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는 지난 16일 프로그램 폐지 검토 소식이 전해진 지 사흘동안 폐지를 반대하는 시청자의 글이 20여건 올라와 있다.
“SBS에 실망했다. SBS 시사교양 본부장님, 사장님. 절대 폐지하면 안 됩니다” “가족들과 토요일 저녁식사 하면서 보던 프로그램이다. 폐지 결사 반대한다” “초등학교 2학년인 제가 엄청 좋아하는 프로그램” “급변하는 미디어 세상 속에서 유심히 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이웃, 동물의 감동적인 사연은 단순 시청률 이상의 가치”라는 시청자들의 호소가 담겼다.
이 가운데 ‘9살 어린이도 폐지 절대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는 아이가 직접 쓴 것으로 보이는 손편지 사진도 올라왔다. 편지의 겉면에는 눈물이 바다처럼 차오르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아이는 편지에서 ‘방송국 아줌마, 아저씨. 순간 포착 새상에 이런 일이 없세지 마세요. 제가 젤 좋아하는 프로그렘이예요. 부탁입니다(방송국 아줌마, 아저씨. 순간 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없애지 마세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프로그램이예요. 부탁입니다)’라고 했다. 눈물을 흘리는 표정도 직접 그려 넣었다.
이 사진을 올린 학부모는 “어머니·아버지 세대때부터 제 딸까지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인데, 특히 딸아이가 너무 슬퍼하면서 편지를 써서 SBS로 보내달라고 한다”며 “폐지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3대가 같이 거실에 모여서 보고싶다”고 했다.
SBS 시사교양본부 PD들이 지난 15일 발표한 성명서에 따르면 ‘세상에 이런 일이’ 담당 PD는 지난 8일 CP(책임 프로듀서)로부터 프로그램 폐지를 통보받았다. 프로그램이 오래된 느낌을 줘 경쟁력이 없고, 적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는 게 이유다.
1998년 5월 처음 방송된 ‘세상에 이런 일이’는 제목처럼 신기한 사람이나 사건을 소개하는 방송으로, 방송인 임성훈과 배우 박소현이 방송 초기부터 지금까지 메인 MC를 맡아 진행하고 있다. ‘세상에 이런 일이’의 시청률은 최근(지난 13일) 2.8%로 나타났으며, 올해 최고치는 3.4%다.
이에 PD들은 ‘폐지 반대’의 뜻을 담은 글을 SBS 내부 게시판에 올렸다. PD들은 “지난 12일 열린 시사교양본부 정기 회의에서야 시사교양국장에게서 공식적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며 “본부의 입장은 ‘프로그램 폐지를 반대한다. 편성 측에 시간대 이동을 요청했다’였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그 말을 믿기로 했다. 지금은 힘을 모아 ‘세상에 이런 일이’를 지켜야 할 때”라며 “본부장과 국장, CP들은 시사교양본부의 상징과 같은 이 프로그램 폐지를 막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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