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 거슬리는 말 했다고, 국회의원 입 막고 끌고 나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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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참석 행사에서 야당 국회의원이 윤 대통령과 악수한 뒤 "국정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외치다 대통령 경호원에 의해 입이 틀어막히고 팔다리가 들려 행사장 밖으로 끌려나가는 일이 벌어졌다.
강 의원은 악수 뒤 자신을 지나친 윤 대통령을 향해 "국정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들이 불행해집니다"라고 외쳤다.
경호원들이 제압에 나선 시점도 이미 윤 대통령이 강 의원을 지나 다른 참석자 3명과 잇따라 악수를 나누는 상황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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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참석 행사에서 야당 국회의원이 윤 대통령과 악수한 뒤 “국정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외치다 대통령 경호원에 의해 입이 틀어막히고 팔다리가 들려 행사장 밖으로 끌려나가는 일이 벌어졌다. 박정희·전두환 독재정권 시절도 아니고, 21세기에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공개행사장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놀라울 뿐이다. 비록 그 형식이 일반적이진 않다 하더라도, 국민의 대표가 민의를 전달하는데 ‘행사를 방해한다’며 마치 소란꾼처럼 취급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전주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 참석했다. 전북 정치인들과 인사 나누며 전주을이 지역구인 강성희 진보당 의원과도 악수했다. 강 의원은 악수 뒤 자신을 지나친 윤 대통령을 향해 “국정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들이 불행해집니다”라고 외쳤다. 그 직후 경호원 4명이 갑자기 강 의원의 입을 막고 사지를 들어 행사장 밖으로 끌어냈다. 윤 대통령은 이 상황을 지켜보면서도 아무런 만류도 하지 않았다.
‘내 발로 가겠다’며 저항하는 강 의원을 강제로 끌고 가는 수십초짜리 영상을 지켜보며 모멸감과 공포를 느낀 국민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대통령실은 “강 의원이 대통령 손을 잡아당기고 소리를 질러 경호상 위해 행위로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제공한 영상을 보더라도 강 의원과 윤 대통령이 접촉한 시간은 매우 짧고, 강 의원이 인위적인 물리력을 행사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경호원들이 제압에 나선 시점도 이미 윤 대통령이 강 의원을 지나 다른 참석자 3명과 잇따라 악수를 나누는 상황에서였다.
강 의원이 윤 대통령을 향해 정치적 발언을 큰 소리로 외친 것이 적절했느냐를 두고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국민이 판단할 일이다. 행사 방해를 막기 위한 것이라 하지만, 계속 구호를 외친 것도 아니다. 강 의원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입을 틀어막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누가 봐도 실질적 위해 행동이 없었는데도 물리력으로 제압한 과잉 경호이자 엄연한 폭력이다. 만일 경호 매뉴얼이 이처럼 강압적이고 권위주의적이라면, 그것부터 시대에 맞게 바꿔야 한다. 지금은 심기 경호에 힘쓰며 폭압적으로 억눌렀던 박정희-차지철 시대가 아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연금법 개혁에 분노한 시위대와 얼굴을 맞대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우리는 그런 대통령을 가지면 안 되는 건가. 윤 대통령이 이제라도 강 의원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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