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미래, 수도권 아닌 지역 88% 개척에 달렸다…G2도 가능"

김인한 기자 2024. 1. 1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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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봉 전 대전시 경제과학부시장 "국토면적 88% 활용 못하고 있어…전 지역 과학기술 기반 특화산업 만들어야"
이석봉 전 대전시 경제과학부시장이 최근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에서 주최한 '지방자치단체 R&D(연구·개발) 담당 공무원 대상 교육' 발표자로 나선 모습. 그는 대구나 부산이 전통 제조업 기반 산업으로 다소 정체기를 맞았다면 대전은 대덕연구단지에서 스타트업이 계속 나오면서 바이오·AI(인공지능) 등의 특화 산업군이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전이 상장사 기준으로 대구·부산을 추월한다고 주장했다. / 사진=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국토면적 88% 개척에 국가 미래가 달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수도권 면적 12%에 인구 50%와 경제력 80%가 쏠려 있는 초집적도를 벗어나야 국가 미래가 지속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수도권 블랙홀' 현상을 타파하려면 지역 청년이 정주할 수 있도록 전 지역이 과학기술 기반 특화 산업으로 대전환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해 이목을 끈다.

19일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에 따르면 이석봉 전 대전시 경제과학부시장은 최근 지방자치단체 R&D(연구·개발) 담당 공무원 대상 교육을 통해 "대한민국 미래는 수도권이 아닌 지역 88% 개척과 활성화에 달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부시장은 2021년 7월 감사원이 발표한 '인구구조변화 대응실태' 보고서를 언급하며 국가소멸 위기를 경고했다. 이 보고서에는 저출생 심화로 우리나라 인구구조가 2071년 3600만명, 2121년 1500만명으로 예측됐다. 저출생으로 고령층만 남고 청년층은 없어지는 구조였다.

당시 감사원은 인구구조가 쪼그라드는 이유로 청년층의 수도권 집중을 꼽았다. 청년층이 지역을 떠나 수도권으로 향해 과밀화·경쟁심화를 초래하고, 그 여파로 비혼·만혼이 증가해 출산율이 급락한다는 분석이었다. 결국 지역은 소멸 위기에 처하고 수도권은 청년층 쏠림으로 부동산 가격 폭등 등 각종 문제가 심화한다는 의미다.

이 전 부시장은 "서울 강남의 경우 출산율이 0.4명대로, 지역별로 비율을 따져보면 다른 양상이 보인다"며 "한국이 망하지 않는 해법은 사람들이 지역에 분산돼 살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12 vs 88' 국가 운명 갈림길…"과학기술로 지역 산업 특화해야"

이석봉 전 대전시 경제과학부시장이 국가적 난제로 수도권 집중현상을 언급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국토면적 0.6%에 불과한 서울에 경제사회 인프라가 쏠려 있다고 발표하고 있는 모습. / 사진=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

이 전 부시장은 "대한민국은 굉장히 좁게 살고 있다"며 "수도권에 우리나라 인구 2500만,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 본사 86%가 몰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지역별로 양자·국방과학·특수금속·핵융합·원자력 등 차별성 있는 과학기술을 가질 때 그곳에 좋은 일자리가 나올 수 있다"며 "지역 88%를 과학기술로 특화해야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독일이 전 지역에 1300개의 강소기업이 분포한 사례를 들며 "선진국은 수도권이란 엔진 하나만을 가지지 않는다"며 "한국도 지역이 모두 발전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1963년 1인당 국민소득 100달러에 불과했던 국가가 2019년 3만달러 국가로 도약한 배경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 과거 덕분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과거처럼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했을 땐 수도권 집중 전략이 유효했지만, 경제 규모가 커진 현시점에선 지역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첨단산업 배출' 대덕단지, 전 지역 롤모델

대전 유성구 일원 대덕연구개발특구 전경. / 사진=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 전 부시장은 전 지역을 과학기술 기반 특화 산업으로 개조해야 한다는 근거로 대전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대전 경제가 올해 2월 상장사 기준으로 대구 경제를 추월한다"며 "대구는 1990년대 상장사가 대거 나와 현재 56개이고, 대전은 2000년대 중후반부터 상장사가 급격히 늘어 다음달이면 57개가 된다"고 했다.

그는 "자본주의에선 상장사가 하나의 상징으로, 시가총액을 따져보면 대전이 38조원, 대구가 22조원으로 집계됐다"며 "대구나 부산이 전통 제조업 기반 산업으로 다소 정체기를 맞았다면 대전은 대덕연구단지에서 스타트업이 계속 나오면서 바이오·AI(인공지능) 등의 특화 산업군을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각 지역이 과학기술 기반 특화 산업을 가질 때 대한민국이 발전하고 지속가능해진다"며 "19세기 아날로그 시대에선 국토면적이 크고 사람이 많으면 좋았지만, 21세기 디지털 시대에선 그렇지 않다. 과학기술을 활용하면 디지털 국가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부시장은 "한국의 지향점은 G2 국가"라면서 "지역이 과학기술 기반으로 특성화하고 첨단산업이 태동하면 대한민국 100주년 시기인 2048년 G2가 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고 했다. 또 "국토 88%와 3면의 바다를 활용하면 우리나라가 결코 좁은 나라가 아니다"면서 "과학기술을 활용하면 전 국토를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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