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조상님 ‘네띠앙’, 카톡에서 전한 근황 [근황IT슈]
현재 일상 속 근황을 전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하루를 정리하고 이웃과 소통하는 개인 블로그부터 다양한 소식을 더 쉽게 접하고 친구들과 추억을 쌓기 편리한 SNS까지.
하지만 처음부터 다양했던 것은 아니에요. 개인 홈페이지에서 미니홈피를 거쳐 현재의 모습으로 변모하게 됐죠. 그 중심에는 바로 ‘네띠앙’이 있었습니다.
네띠앙은 한때 개인 무료 홈페이지로 유명세를 떨쳤었는데요. 현재는 포털 서비스를 접고, 우리 일상 속에서 ‘상시 대기 중’이라고 합니다. 네띠앙은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블로그 조상님 ‘네띠앙’...1인 미디어 시대 열다
2000년대 중후반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싸이월드’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 같아요. 특히 싸이월드에서 제공하던 ‘미니홈피’ 서비스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었죠. 지금의 블로그나 SNS처럼 소통할 수 있는 기능이 다양했어요. 이용자들은 개인 공간인 미니룸을 꾸밀 수도 있고, 일촌을 맺은 이웃들과 오고 가며 방명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먼저 블로그의 기반을 만들었던 서비스 ‘네띠앙’이 있었습니다. 네띠앙이 있었기에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서비스와 여러 개인 홈페이지가 존재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네띠앙이 처음 등장한 1990년대는 국내 개인 홈페이지의 영향력이 크지 않던 시절이었어요. 개인 홈페이지를 열려면 돈이 들었었죠. 하지만 네띠앙은 국내 최초로 무료 개인 홈페이지 계정 제공하면서 시대의 흐름이 본격적으로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다양한 개인 홈페이지들이 생겨났는데요. 개인 홈페이지는 현재 있는 블로그나 유튜브 채널 서비스와 비슷했어요.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 폭넓은 정보를 제공했죠. 예컨대 한자에 대한 전문 지식을 설명하는 개인 홈페이지도 있었고요. 이런저런 한국사 이야기를 전달하는 개인 홈페이지도 있었어요. 일정 선발 기준에 따라 네이버, 다음 등 유명 포털 기업에서 유익하거나 영향력 있는 개인 홈페이지를 선정해서 발표하기도 했죠.
네띠앙, ‘블로그’로 망했다가 다시 살아났다
한창 승승장구 해가는 듯 했지만, 네띠앙은 순식간에 몰락하고 말았습니다. 바로 2000년대 중반 나타난 ‘블로그’ 서비스 때문이었어요. 이용자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만드는 개인 홈페이지보다 간단한 클릭만으로 소식을 공유하는 블로그 서비스에 매료됐습니다.
결국 호스팅 요금을 미납할 정도로 재정이 악화된 네띠앙은 2006년 파산했습니다. 누구도 네띠앙 포털과 개인 홈페이지 서비스에 발걸음하지 않았죠.
그러던 중 2007년 네띠앙은 갑작스럽게 부활을 알립니다. 네띠앙을 인수했던 서울이동통신은 기존 콘텐츠 중심으로 특히 실생활에 초점을 맞춘 네띠앙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었는데요. 네띠앙이 집중했던 포털과 개인 홈페이지 기능은 사라졌어요. 대신 네띠앙은 문자 관련 사업에 집중하기로 합니다. 현재까지도 그 맥락은 이어져 오고 있죠.
2024년 현재 ‘문자 사업’에 전념하는 중
2020년대에 들어서 홈페이지명은 ‘네띠앙’이 아닌 '네티앙(Netiang)'으로 변경됐고요. 015 번호로 CMS(Contact Management Service)에 대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해요. 즉 네띠앙은 015 번호 신청자를 대상으로 콘텐츠 관리 시스템 기능을 서비스하고 있어요. 문자 상담부터 자동 메시지와 음성 메시지 등 여러 메시지를 관리할 수 있고요. 가상번호를 통해 주소록을 기입하고 단체 메시지를 발송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해요.
무엇보다 가장 흥미로운 근황은 네띠앙을 카카오톡 채널에서 만날 수 있다는 거예요. 현재 네띠앙은 뭐든지 돕는 카카오톡 채널 ‘네띠앙 비서’로 활약하고 있는데요.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영화나 각종 공연에 대한 예매 △병원과 식당 예약 △로또나 기타 생활용품 구매 △꽃이나 음식주문 배달 △차량수리나 세차나 이사 △대리운전이나 픽업서비스 등 다양한 대행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요즘 무엇이든 요청하면 답변하는 ‘인공지능(AI)’이 유행이잖아요. 네띠앙은 비서 서비스를 통해서 무엇이든 원하는 정보 검색도 대신 해준다고 해요. 여행지나 적합한 신용카드 등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고 하죠.
네띠앙은 네띠앙 비서를 주요 서비스 중 하나처럼 홍보하고 있었는데요. 다만 네띠앙 비서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후기를 인터넷에서 찾기는 쉽지 않았어요. 2017년 카카오톡 채널 댓글에 서비스가 편리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좋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보이긴 했지만요. 실제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네띠앙 비서에 직접 채팅을 보내봤지만, 며칠째 답은 오지 않았어요.
마지막으로 모바일상품권 선물 서비스도 네띠앙 홈페이지에서 발견했는데요. 전송하고자 하는 전화번호 입력 후 전송하면 되는 간단한 서비스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종류의 상품이 있지는 않더라고요. 새콤달콤, 칙촉, 트레비 등을 포함해 총 19개로 셀 수 있을 정도였어요. 아마 많은 사람이 메신저로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네띠앙의 모바일 상품권 선물하기 서비스보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을듯합니다.
블로그 조상인 네띠앙이 메신저 사업에 몰두하고 있는 근황이 신기한데요. 과연 네띠앙은 예전 인기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요?
테크플러스 최현정 기자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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