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AI와 反러시아 … 다보스 화두로
中리창 총리·탈탄소·동남아
◆ 다보스포럼 ◆
'신뢰 재건(Rebuilding Trust)'을 주제로 스위스 다보스에서 진행된 제54회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닷새간의 일정을 마치고 19일 폐막했다.
국내 언론사 중 유일하게 취재팀을 꾸려 다보스를 현장 취재한 매일경제는 지난 5일간 다보스포럼 현장을 누비며 취재한 내용을 종합해 이번 다보스포럼을 관통한 5개 키워드로 인공지능(AI), 리창 중국 총리, 반(反)러시아, 탈탄소, 동남아시아를 꼽았다.
2년째 진행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지난해 10월 발발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세계 각지에서 전쟁의 포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다보스포럼이 '신뢰'를 화두로 제시하며 올해 포럼에선 지정학적 충돌을 완화할 방안이 핵심 의제였다.
중국의 새 경제 리더 리창 총리의 입에 전 세계가 주목했고, 리 총리는 이례적으로 중국 경제성장률을 하루 전에 공개하며 서방의 대중국 압박에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포럼장에서는 'AI를 정말 신뢰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가 더 활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퀄컴 등 빅테크 기업도 다보스에서 자체 포럼 행사를 개최하며 AI 띄우기에 주력했다.
AI 싹 틔우는 단계 … 인류 위협은 과장된 주장
올해 다보스포럼의 최대 화두가 인공지능(AI)이라는 점은 참가한 인사들 면면에서도 확인됐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팻 겔싱어 인텔 CEO, 크리스티아누 아몽 퀄컴 CEO 등 빅테크 수장들과 AI 분야 세계 석학인 앤드루 응 스탠퍼드대 교수, 얀 르쾽 뉴욕대 교수가 포럼장을 누볐다. 이들은 AI 윤리와 관련법 제정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AI가 인류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는 과장됐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또 "산업 초기부터 과도한 규제에 나설 경우 AI가 싹을 틔우지 못하고 고사할 수 있다"(샘 올트먼)는 지적도 나왔다.
올해 다보스포럼 개막 기조연설의 주인공은 리창 중국 총리였다. 개막 연설은 포럼 전체를 아우르는 간판 메시지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다. 2022년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2023년에는 올레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영부인이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올랐다. 올해는 미·중 정상이 모두 다보스포럼에 불참한 상황이어서 누가 무대에 설지 관심이 쏠렸지만 다보스의 선택은 중국의 새로운 권력인 리 총리였다. 리 총리는 기조연설에서 "소수 국가의 룰 세팅은 일방주의"라며 서방 국가들을 비판했다.
'반(反)러시아'도 이번 포럼을 관통한 화두였다. 러시아 인사들은 일절 초대받지 못했고, 러시아의 침략 야욕 앞에서 연대하고 있는 동유럽 국가 정상들이 한 무대에 서서 러시아를 규탄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커털린 노바크 헝가리 대통령, 안드레이 플렌코비치 크로아티아 총리는 '유럽의 공동전선을 방어하다' 세션에 참여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규탄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고 공언했다.
탈탄소는 최근 수년째 다보스포럼의 주요 화두 중 하나다. 올해도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 등 관련 국제기구 수장은 물론 세계적 철강회사인 아르셀로미탈의 아디티야 미탈 CEO 등 제조 시스템 전환이 시급한 전통 산업 CEO, 그리고 중동 에너지정책 담당자들이 참여해 다양한 탈탄소·기후변화 세션에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올해 다보스포럼에서는 동남아시아 국가 정상들 참여가 두드러졌다.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대통령, 라닐 위크레마싱헤 스리랑카 대통령,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 팜민찐 베트남 총리, 훈마넷 캄보디아 총리 등이 참여해 세계 경제에서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아세안의 움직임을 조명하고 미·중 충돌에 따른 공급망 재편 국면에서 아세안 국가의 전략적 중요성을 조명했다.
[특별취재팀=다보스 이진명 부장 / 윤원섭 특파원 / 오수현 차장 / 이영욱 기자 / MBN 임채웅 기자 / 서울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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