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주립대 실험…챗GPT가 수학·작문 가르친다

이덕주 특파원(mrdjlee@mk.co.kr) 2024. 1. 1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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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제휴, 챗GPT 전면도입
美대학들 AI 사용 금지했지만
애리조나대, 학습 효과에 주목
성능 2배 기업용 모델 도입
맞춤형 AI 개인교사 구축
내달 교수·교직원 대상
챗GPT 활용 아이디어 대회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대학으로 꼽히는 애리조나주립대(ASU)가 오픈AI와 협력해 대학 교육에서 챗GPT를 전면 활용하기로 했다. 대학 차원에서 챗GPT를 도입하는 것은 미국에서 처음이다. 뉴욕 등 일부 주에서는 교육과정에서 챗GPT를 활용하는 것을 아예 금지하기도 해 'ASU 실험'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ASU는 18일(현지시간) 오픈AI와 파트너십을 맺고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대학 차원에서 활용한다고 밝혔다. 오픈AI가 기업이 아닌 대학과 파트너십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SU는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도입해 교육은 물론 연구 역량 증진과 개인정보보호·보안 강화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할 방침이다.

지난해 8월 출시된 챗GPT 엔터프라이즈는 기업 고객을 위한 서비스로 사용량에 제한이 없고, 개인용 유료 서비스인 GPT-4 플러스보다 성능이 최대 2배 빠르다.

ASU는 오는 2월부터 교수진과 교직원이 참여하는 '기업용 챗GPT'를 활용할 아이디어 경연대회를 개최한다. 응모 부문은 학생 성과 증진, 연구 혁신, 조직업무 간소화 등 세 가지 영역이다. 레프 고닉 ASU 최고정보책임자(CIO)는 "대학 차원에서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도입하기 전부터 교직원들이 이미 챗GPT와 AI 도구를 사용하고 있었다"면서 "이번 파트너십을 위해 6개월 이상 준비해왔다"고 전했다. 학교 측은 챗GPT 엔터프라이즈가 기업 등급의 보안 조치를 채택해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 없이 안전한 사용자 환경을 제공한다고 했다.

ASU는 오픈AI와 파트너십을 통해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AI 튜터'도 구축할 계획이다. 내 실력에 맞게 가르쳐주는 개인교수인 셈이다. 고닉 CIO는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과목은 많은 고등교육에서 성패를 좌우하는 과목"이라면서 이 분야에서 AI 협력이 집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ASU에서 가장 많은 학생들이 수강하는 '신입생을 위한 글쓰기' 수업에도 챗GPT가 도입될 예정이다.

ASU는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활용해 특정 과목을 공부하는 '창의적인 친구'와 같은 AI 아바타도 개발한다. 챗GPT 엔터프라이즈는 교수진·직원·연구원 계정으로만 사용 가능하고 학생 계정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 접근 권한을 원하는 교수진·직원·연구원은 2월부터 별도 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ASU처럼 대학이 AI 기술을 개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드문 일이다. ASU는 지난해 8월 'AI 가속화'팀을 출범하면서 직접 AI 인프라스트럭처를 개발하고 있다. 머신러닝 운영(MLOps) 엔지니어, 데이터 과학자, AI 개발 엔지니어로 15명의 팀을 구성했다. ASU는 2016년 이후 US뉴스&월드리포트 평가 순위에서 7년 연속 '가장 혁신적인 대학' 1위로 선정된 곳이다. 마이클 크로 ASU 총장은 2002년부터 총장을 맡으며 대학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ASU는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대학을 개방해 학생 수를 크게 늘렸다. 또 에듀테크 기업과 협력해 개인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학부는 기존의 학과 중심이 아닌 사회문제나 미래 과제 중심으로 개편했다.

기업과의 다양한 산학협력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서 ASU의 주정부 지원금 의존도는 2002년 90%에서 현재 9%로 낮아졌다.

브래드 라이트캡 오픈AI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보도자료를 통해 "ASU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며 "고등교육 기관에서 챗GPT의 사용을 확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챗GPT 등장 초기에 혼란이 이어지자 많은 교육기관에선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 미국 뉴욕시 교육부는 지난해 1월 초 모든 공립고에 챗GPT 사용을 금지했고, 시애틀 일부 공립고에서도 챗GPT 사용을 막았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도 챗GPT를 금지했다. 챗GPT가 학생들 대신 글쓰기를 해줘 작문 교육을 무너뜨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여전히 논문 작성 과정에서 챗GPT 같은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게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중국에서는 생성형 AI로 논문을 작성한 대학생에 대해 학위를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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