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호 서울청장 기소에 경찰 내부 '술렁'…"정치적 이용 아닌지"

"수심위 권고 이후 예상된 결과" "침울한 분위기다"
전문가들 "중요한 사안 법의 판단에 맡겨야 할 때"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검찰이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 의견을 받아들여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불구속 기소하기로 결정하자 경찰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서울서부지검은 19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김 청장을 불구속 기소하기로 했다. 경찰이 지난해 1월13일 김 청장을 송치한 지 371일 만이자, 이태원 참사 발생 447일 만이다.

김 청장의 불구속 기소가 결정되자 경찰 일부에선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의 권고가 내려졌을 때부터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라는 반응이다.

서울 경찰청의 한 경찰관은 "이미 얼마 전 수심위 결과가 나왔고 기소한다는 보도들도 많이 나오는 등 예상된 결과였다"고 밝혔다.

그는 "일전에는 불기소된다는 보도도 있었던 것 같은데 수심위 권고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바뀐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김 청장에게 지나친 책임을 지우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서울 경찰청 소속 경찰관은 "침울한 분위기다"라며 "경찰 입장에서는 청장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너무 과하게 경찰에 책임을 묻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김 청장의 불구속 기소 처분에 대해 "다중 운집 상황으로 인한 사고 위험성을 예견하였음에도 적절한 경찰력 배치 및 지휘·감독 등 필요한 조치를 다 하지 않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일선서에서 근무 중인 한 경찰은 "시점이 많이 지났는데 이전처럼 검찰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건 아닌지 의심되는 부분이 있다"며 " 독립이 조직 염원이었을 정도로 경찰은 평생 검찰에 시달려 왔는데 검수원복 문제 같은 부분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중대한 만큼 이제는 법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말한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서울 경찰청장이 보고 등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라며 "사안이 중요한 만큼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원혜욱 인하대 로스쿨 교수는 "검찰이 수심위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수심위 무용론'이 나오는 등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면서 "기소 이후 법원에서 다양한 증거나 증인을 검토할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내용들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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