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미래 "당대표 전권 줄이고 '집단 지도 체제' 도입"

19일 당헌 제정 방향 발표 및 시민 의견 수렴회
당무검증위 '레드팀' 도입…당내 '민주성 강화'
"'새로운선택' 제안, 결과적으로 의견 많이 같아"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이른바 ‘이낙연 신당’인 새로운미래가 당이 추구하는 기본 방향으로 ‘민주성 강화’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당대표 전권을 견제하는 ‘집단 지도 체제’와 당무를 검증하는 이른바 ‘레드팀’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석현(가운데) 새로운미래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헌제정 방향 발표 및 시민의견 수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장덕천 새로운미래 당헌제정위원, 오른쪽은 서효영 공동창준위원장.(사진=뉴스1)

새로운미래 창당준비위원회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당헌 제정과 관련한 기본 방향을 발표하고 시민 의견을 수렴했다.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을 맡은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 서효영 변호사, 신정현 전 경기도의원과 당헌제정위원을 맡은 장덕천 전 부천시장, 김성훈 변호사 등이 진행했다.

이날 새로운미래가 공개한 당헌 제정 방향은 당대표의 전횡을 막고 당내 민주성을 강화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주요 내용으로는 △권위적 표현 지양 및 책임정치 지향 △중앙당 윤리심판원 독립성 및 사법기능 강화 △당내 선거관리 시스템 개혁 △지역위원회 광장민주주의 도입 △공천심사 기준 중 배제 요건 구체화 등을 담고 있다.

이석현 창준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당헌제정위가 만든 당헌안은 지금 현존하는 어느 정당보다도 가장 민주적인 당헌”이라며 “권위주의를 탈피하고 집단 지도 체제를 채택하며, 윤리심판원장을 전국 당대회에서 직선으로 선출하고 상설 당무검증위원회인 레드팀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당의 최고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기존 정당의 ‘최고위원’ 명칭을 ‘책임위원’으로 변경해 책임정치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당대표 한 사람이 전횡을 저지를 수 없도록 대표와 책임위원을 하나의 절차로 선출해, 책임위원 중 최다득표자가 ‘대표책임위원’이 돼 당을 대표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기존에 당대표가 중앙당 윤리심판원장을 추천함으로써 집행 권력을 견제하지 못했던 기존 정당의 폐해를 해소하기 위해, 윤리심판원장을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이 직접 선출하는 직선제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또 기존 정당에서는 사무총장이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된 자 등에 대한 직무정지 여부를 편법적으로 해석하고 자의적으로 결정한 것을 막기 위해, 사무총장이 반드시 윤리심판원 해석을 통해 당무정지 여부에 대한 처분을 내리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당무검증팀인 레드팀은 당의 정책이 결정되기 전 내부에서 사전에 치밀한 문제 제기를 하고, 이에 따른 토론을 거쳐 당무의 흠결이나 부작용을 줄여 외부의 비판과 견제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신중한 결정을 위해 당 책임위원회에서 의견 청취를 의무화했지만, 구속력은 두지 않았다.

장덕천 당헌제정위원은 “레드팀은 당무의 자체 검증을 위해 반대 의견만 전달하는 기구로, 책임위는 당무를 의결하고 집행함에 있어 레드팀의 반대 의견을 의무적으로 듣도록 했다”면서 “집단지도 체제와 레드팀의 도입은 국민의 의사를 더 세밀하게 국회 또는 정치 과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다원적 민주주의’의 실천”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새로운미래의 당헌 방향 발표를 두고, 이른바 ‘금태섭 신당’인 새로운선택과의 연대 또는 통합 가능성이 한발 더 가까워졌다는 해석이 따른다.

이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 후 금태섭 새로운선택 대표가 제안한 ‘제3지대 통합정당(가칭) 최소 강령’을 염두에 둔 당헌 방향이냐는 취재진에 질문에 “특별히 논의나 고려하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그쪽(새로운선택) 의견과 많이 같겠더라”면서 “우리가 민주정당의 표본 같은 이야기를 했고, 기존 정당 가운데 민주정당을 추구하는 금 대표가 봐도 아주 흐뭇해할 것”이라고 답했다.

새로운선택은 이보다 앞선 지난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3지대 신당의 형식은 ‘단일 정당’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원적 민주주의 정당’을 지향점으로 한 공통분모 마련을 위해 제3지대 ‘협의 기구’ 발족도 제안했다.

김범준 (yol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