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땐 설전 기자 ‘에스코트’ 퇴장…오바마는 오히려 경호원 제지

이기욱 기자 2024. 1. 1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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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도 대통령과 같은 행정수반에 대한 경호는 어떤 경우라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대응한다.

이때 아코스타 기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티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겨냥해 '거지소굴(shithole)'이라 부른 발언의 진의를 질문했다.

하지만 이때도 경호원이 가로 막거나 물리력을 이용해 아코스타 기자를 강압적으로 내쫓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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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희 강제퇴장’ 공방으로 본 美대통령 경호 사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018년 11월 7일(현지 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CNN의 수석 출입기자 짐 어코스타(왼쪽에서 두 번째)를 가리키며 “마이크를 내려놔라”고 말하자 진행요원인 여성 인턴이 마이크를 빼앗으려 하고 있다. 두 사람은 캐러밴(중미 이민자 행렬) 이슈를 놓고 설전을 벌였고, 화가 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무례하고 끔찍한 사람”이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회견 뒤 어코스타는 ‘백악관 출입 무기 정지’ 처분을 받았다. 타임 유튜브 캡처
해외에서도 대통령과 같은 행정수반에 대한 경호는 어떤 경우라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대응한다. 하지만 논쟁이나 고성이 오가더라도 대화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뭣보다 상대방 신분이 분명하면 가급적 물리적 대응은 피해 논란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

올해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로 나서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언론인 등과 자주 말싸움을 벌이기로 유명했다. 대표적 사례가 2018년 1월 백악관에서 있었던 미 CNN방송의 짐 아코스타 기자와의 설전이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의 회담 이후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때 아코스타 기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티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겨냥해 ‘거지소굴(shithole)’이라 부른 발언의 진의를 질문했다.

분위기가 경색되고 불편한 상황이 이어지다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자에게 “나가(out)”라고 쏘아붙였다. 하지만 이때도 경호원이 가로 막거나 물리력을 이용해 아코스타 기자를 강압적으로 내쫓진 않았다. 보좌관 몇몇이 나서 기자와 대화를 나눈 뒤 그를 루즈벨트 룸으로 ‘에스코트’하며 마무리됐다.

버락 오마바 전 대통령은 오히려 경호원을 제지하기도 했다. 2013년 11월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이민 개혁법 통과 촉구 연설을 하던 도중, 당시 샌프란시스코주립대에 다니던 한국인 홍주영 씨가 “매일 수많은 이민자의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져야 한다”고 외쳤다. 이에 다른 청중들도 “추방을 중단하라”고 환호하며 분위기가 크게 혼란스러워졌다.

연설마저 중단되자 대통령 경호원들은 홍 씨를 포함해 고성을 지른 이들을 퇴장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은 경호원에게 자제하란 제스처를 취하며 “그는 여기에 있어도 된다. 젊은이들의 열정을 존중한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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