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해진 '아사히 왕뚜껑' 인기, 후속타 먹힐까
비수기에 초반 인기도 사라져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캔'의 인기가 식고 있다. 이젠 편의점, 마트마다 제품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할인 행사까지 진행 중이다. 과거 '왕뚜껑 생맥주'로 불리며 오픈런까지 일어났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출시 효과가 끝났다는 평가다. 롯데아사히주류는 후속 제품인 '쇼쿠사이'로 다시 한번 '붐'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이제는 할인까지
지난 17일 오후 방문한 서울 마포구의 한 편의점.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구경조차 힘들던 아사히 생맥주캔이 4개 1만2000원에 할인 판매되고 있었다. 인근 편의점, 마트에서도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편의점 점원은 "예전에는 물건이 들어오기 무섭게 팔려 나갔는데, 지금은 보통 일주일 정도 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해 7월 아사히 생맥주캔을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아사히 생맥주캔은 개봉하면 생맥주처럼 거품이 올라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왕뚜껑'으로 불리는 개봉 방식이 MZ세대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맥주를 따는 모습이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입고 시간에 맞춰 매장 앞에서 줄을 늘어서는 오픈런 현상도 나타났다. 당시 편의점과 마트에서는 제품 구매 개수에 제한을 둘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이런 폭발적인 인기는 사라진 모습이다. A편의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아사히 생맥주캔의 판매량은 지난해 7월 대비 4.3% 감소했다. B편의점에서도 3.8% 줄었다. 이런 추세는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아사히 맥주의 소매점 총 판매액은 233억원으로 지난해 7월(278억원) 대비 16% 감소했다.
왜 시들해졌나
업계에서는 출시 효과가 끝난 영향으로 풀이한다. 사실 아사히 생맥주캔이 단시간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요인은 맛보다는 개봉 방식이었다.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구매가 이어졌다. 하지만 제품을 경험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신선함이 떨어졌다. 자연스럽게 매장에 제품이 남으면서 희소성도 사라졌다. 이 탓에 관심이 식었다는 분석이다.
계절적인 요인도 인기 감소의 배경이 됐다. 보통 맥주는 여름이 최고 성수기다. 날씨가 추워지는 가을부터는 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한다. 실제로 오비맥주 '카스'의 지난해 11월 소매점 판매액은 1103억원으로 지난해 7월(1262억원) 대비 13% 줄었다. 하이트진로의 '테라'도 지난해 11월 31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7월(373억원) 대비 16% 감소했다.
아사히 생맥주 캔도 비수기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당초 맛보다 호기심에 접근했던 소비자가 많았던 만큼 판매량이 줄었을 것"이라며 "비수기까지 겹쳐 재구매율이 떨어진 것도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 수입 맥주 부문에서 판매량은 높은 수준이지만 출시 초반만큼의 화제성은 없다"고 말했다.
'쇼쿠사이'로 붐 이을까
이에 따라 롯데아사히주류는 반전을 노리고 있다. '아사히 쇼쿠사이'가 주인공이다. 아사히 쇼쿠사이는 롯데아사히주류의 두 번째 생맥주 캔 시리즈다. 아사히 생맥주 캔과 마찬가지로 뚜껑 전체가 열리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7월 일본에서 편의점 한정 제품으로 등장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오는 3월 5일 국내에서 한정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기존 아사히 생맥주캔과의 큰 차이는 맛이다. 보다 깊고 풍부한 맛을 냈다는 것이 롯데아사히주류의 설명이다. 아사히 쇼쿠사이는 프랑스산 홉 '아라미스'를 비롯해 5개 홉을 블렌딩해 만들었다. 기존 아사히 생맥주캔은 가볍고 청량감이 강한 것이 특징이었다. 쇼쿠사이의 용량은 아사히 생맥주캔과 같은 340㎖다. 알코올 도수는 5.5% 수준이다.
다만 이전과 같은 붐을 일으킬지는 미지수다. 왕뚜껑 개봉 방식이 더 이상 소비자에게 신선하지 않아서다. 앞서 아사히 생맥주캔의 인기를 이끈 것은 MZ세대였다. 이들은 빠르게 흥미를 가졌다가 금방 식어버리는 특성이 있다. 쇼쿠사이에 대한 관심이 전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다. 쇼쿠사이의 가격이 어떻게 책정될지도 변수다.
롯데아사히주류 관계자는 "3월 5일부터 가정용 판매채널을 통해 쇼쿠사이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아사히 생맥주캔과 동일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제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전망을 내놓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국내 맥주 시장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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