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평일색 이정후, ML 'TOP 100급' 유망주 등극 "빠른 볼 적응 끝나면 평균 이상 타자"

양정웅 기자 2024. 1. 1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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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도전하는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쟁쟁한 유망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미국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BA)는 18일(한국시간) 이정후와 야마모토 요시노부(26·LA 다저스), 이마나가 쇼타(31·시카고 컵스)의 잠재적 유망주 랭킹을 평가하는 시간을 가지며 "이정후는 35위 정도에 위치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1990년부터 매년 메이저리그 유망주 톱 100을 선정했다. 이 매체의 유망주 순위는 공신력이 있다고 평가받으며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콘텐츠인 'MLB 파이프라인' 순위와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다.

원래라면 이정후나 야마모토, 이마나가는 해당 순위에 이름을 올려야 했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해외 프로리그 출신 선수들을 랭킹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 이미 3년 연속 MVP(1994~1996년, 퍼시픽리그)에 선정됐던 스즈키 이치로(51)도 2001년 랭킹에서 9위에 올랐다. KBO 리그 MVP(2006년) 출신인 류현진(37·FA) 역시 2013년 LA 다저스 입단 후 42위에 위치했다.

그러나 2017년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해외 프로리그 출신 선수를 기존 국제 유망주와 분리하면서 변화가 예상됐다. 만 25세 이상, 해외리그 6년 이상 뛴 선수는 국제 유망주 계약금 제한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면서 KBO 7년 차 이정후와 NPB 8년 차 이마나가, 7년 차 야마모토 모두 여기에 해당되게 됐다. 매체는 "신중한 검토 끝에 올해부터 외국 프로리그 출신 선수를 랭킹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그러면서 "야마모토와 이정후, 이마나가 모두 예년이었다면 BA 톱100 유망주 랭킹에 포함됐을 것이다. 특히 야마모토와 이정후는 (미국 기준) 25세로, 순위 안에 있는 선수들과 나이가 비슷하거나 더 어리다는 점에서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에 매체는 공식적인 순위는 아니지만, 이들 세 선수가 어느 정도 순위에 있었을지를 예상했다. 이에 따르면 이정후는 35위 정도에 위치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한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외야수 콜튼 카우저(24·34위) 다음이고, 2022년 1라운드 8순위 지명자인 미네소타 트윈스 내야수 브룩스 리(23·35위)와 비슷하다.

매체는 이정후에 대해 "고교 졸업 후 곧바로 1군 무대에 합류해 어린 나이에 KBO 리그 신인 최다안타 신기록(179안타)을 세웠다. 이후 한국야구 최고의 스타로 빠르게 성장해 2022년에는 리그 MVP를 수상했다"고 설명했다. 이정후의 KBO 리그 통산 성적을 소개한 매체는 "샌프란시스코가 그에게 안겨준 계약(6년 1억 1300만 달러)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아시아 출생 타자 중 최고 규모다"고 말했다.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이어 이정후의 기술적 부분에 대한 평가도 나왔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이정후는 부드럽고 빠른 스윙을 가진 퓨어 히터(콘택트 능력이 좋은 선수)다. 자신만의 확실한 스트라이크존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메이저리그의 빠른 볼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배트 스피드나 선구안, 부드러운 스윙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를 리그 평균 이상의 타자로 만드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고 했다.
매체는 끝으로 "루상에서는 평균 이상의 위협적인 주자이고, (수비에서는) 중견수를 볼 수 있는 스피드나 운동능력, 본성을 지니고 있다"며 이정후에 대한 평가를 마무리했다. 앞서 공개된 BA 스카우팅 리포트에서 이정후는 위험 부담은 높지만, 20/80 스케일상 콘택트 60점, 힘 45점, 주력 55점, 수비 50점, 어깨 45점 등 총합 55점으로 메이저리그 평균 이상의 선수로 평가됐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의 이정후(오른쪽).
2017년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한 이정후는 7시즌 동안 꾸준히 출장하면서 통산 884경기 타율 0.340, 65홈런 515타점 581득점 69도루, 출루율 0.407 장타율 0.491 OPS 0.898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까지 통산 3000타석 이상 나온 현역 선수 중 타율 1위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2022시즌에는 타율 0.349, 23홈런 113타점 OPS 0.996이라는 엄청난 성적으로 MVP를 차지했다. 콘택트 능력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장타력을 올렸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다만 2023시즌에는 부상으로 86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 0.318, 6홈런 45타점 OPS 0.861의 성적을 올렸다. 4월 한 달 동안 0.218의 타율을 기록하는 등 늦은 출발을 보인 이정후는 5월 0.305, 6월 0.374, 7월 0.435의 월간 타율을 보여줬다. 결국 6월 11일 3할 타율에 진입한 그는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했다. 그러나 7월 22일 사직 롯데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고, 시즌 막바지인 10월 10일 고척 삼성전에서 팬서비스 차원의 출전을 마지막으로 시즌을 마쳤다.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공식 SNS
기존의 활약상을 토대로 이정후는 빅리그 진출을 선언했고, 지난달 13일 샌프란시스코와 2027시즌 종료 후 옵트 아웃 조건을 포함하는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513억 원)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 이는 역대 아시아 타자 최고 몸값이었다. 세부적으로는 계약금 500만 달러(약 67억 원)에 계약 첫해인 2024년 700만 달러(약 93억 원), 2025년 1600만 달러(약 214억 원), 2026년과 2027년 각각 2200만 달러(약 294억 원)를 받고 2028년과 2029년에는 2050만 달러(약 274억 원)를 받는다.

빅리거의 꿈을 이루게 된 이정후는 오는 2월 16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의 스프링캠프에 참가한다. 야수조는 21일부터 열리는 풀 스쿼드 훈련부터 합류하지만, 이정후는 빠른 현지 적응을 위해 5일 일찍 합류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리코스포츠 에이전시와 이정후의 KBO 시절 소속팀 키움은 18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이정후는 키움의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가지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주된 이유는 현재 키움이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솔트리버 앳 토킹스틱 구장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함께 쓰는 곳인 탓이다. 이정후도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애리조나와 함께 시설을 쓰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으나, 이제는 샌프란시스코 소속인 탓에 자연스레 이용이 어렵게 됐다.

이정후(왼쪽)가 2023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키움 스프링캠프에서 배트를 들고 있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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