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실행 위해 인공지능 중요" 신동빈의 '롯데 AI' 어디까지 왔나
롯데GRS, 주방 자동화 로봇 '알파 그릴' 순차 도입
롯데쇼핑, '리테일 테크 전문기업'으로 전환 준비
[서울=뉴시스]구예지 기자 = 올 상반기 롯데 VCM(옛 사장단회의)에서 신동빈 회장이 혁신의 실행을 위한 인공지능(AI) 활용을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9월 AI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한 이후 계열사별로 AI 활용을 위한 계획을 수립한 상황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VCM에서 대표이사(CEO)의 역할로 '비전'과 '혁신'을 제시하고 혁신의 실행을 위해 AI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VCM의 외부 강연 역시 '목표 지향 경영을 통한 실행력 강화'(강연자 박선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라는 주제로 펼쳐졌다.
롯데그룹은 지주회사 차원에서 지난해 9월 AI TF를 신설했다. 그룹 AI 표준 정책 및 기술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사업군별 AI 과제 발굴에 나서는 것이 목표다.
현재 롯데그룹 유통 부문에서 AI 활용이 눈에 띄는 곳은 롯데GRS다. 롯데GRS는 AI 도입을 통해 외식업계의 구인난 해결과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먼저 올해 구로디지털역점을 시작으로 주방 자동화 로봇 '알파 그릴'을 롯데리아 매장에 순차 도입한다.
현재 롯데리아에서는 총 7단계에 걸친 단순 수작업으로 패티 조리 작업이 이뤄지는데, AI 기술 바탕으로 구동되는 조리 로봇 알파 그릴은 버거 패티의 공급 외에도 압착, 반전 등의 작업을 도와 이 중 6단계의 작업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미래형 프랜차이즈 매장인 롯데리아 스마트 스토어도 올해 초 베일을 벗는다. 스마트 스토어에서는 매장 입장부터 퇴장까지 직원 대면 없이 원스톱 주문이 가능하다.
롯데GRS 관계자는 "롯데GRS가 직접 AI 개발은 못하지만 개발사가 만든 AI를 식품조리에 활용할 수 있게 자문 역할을 하고, 롯데벤처스와 투자하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매장에 접목할 수 있는 설비 투자적인 AI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은 데이터와 AI 기술을 기반으로 '리테일 테크 전문기업'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유통에 특화된 생성형 AI 추진체(LaiLAC-Lotte ai Lab Alliances&Creators)를 구성해 단계적으로 광고 제작 자동화, AI기반 고객 상담 등 리테일 전반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서비스를 론칭할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이를 위해 인공지능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지난해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롯데쇼핑은 업스테이지의 생성형 AI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들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유통업에 특화된 롯데쇼핑만의 생성형 AI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성형 AI를 통해 비용 절감 및 생산성 향상은 물론 추가 수익 창출까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신규 사업 추진의 기반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고객데이터와 AI기술, 로봇을 활용하는 영국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Ocado)와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 강화를 위해서도 힘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2월 5일 부산 강서구 미음동 국제산업물류도시에 위치한 고객 풀필먼트 센터 부지에서 기공식을 열기도 했다.
부산의 고객 풀필먼트 센터에서는 데이터 및 AI에 기반한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는 물론, 상품 피킹과 패킹, 배송 노선을 고려한 배차까지 모든 과정이 자동화로 이루어 진다.
롯데쇼핑은 2030년까지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을 적용한 CFC를 전국에 6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부산에 이은 두번째 CFC는 수도권 지역에 건설해 서울, 경기권 고객들에게도 차별화된 쇼핑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웰푸드에서는 아직 뚜렷한 AI 활용방안이 나오지는 않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AI 인력 확보를 위한 '데이터 분석아카데미'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3월 AI 빅데이터에 기반한 'MAS(Marketing Automation System·마케팅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롯데온은 지난해 1월 KT와 손잡고 롯데마트몰 배송 서비스에 인공지능 운송 플랫폼을 도입했다.
한편 지난 18일 열린 VCM에서 신 회장은 올해의 경영방침으로 ▲산업 내 선도적 입지 확보 ▲글로벌 사업 확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종합적 리스크 관리 등 네 가지를 꼽았다.
신 회장은 올해 많은 기관과 전문가들의 예상처럼 국내 경제의 저성장과 글로벌 경기 침체, 국내외 정치적 이벤트 등으로 과거보다 더 예측 불가능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룹 전체가 경영환경 변화를 주시하며,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지속가능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라는 경영 목표 달성과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성장하기 위해서 어떠한 변수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unris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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