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ASF 확진' 파주 돼지농장… 2600마리 살처분 날벼락

양희문 기자 2024. 1. 1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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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처분 될 줄 아는지 모르는지, 돼지들의 울음소리가 안타깝게 울려 퍼졌다.

19일 낮 12시쯤 찾은 경기 파주시 적성면 소재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양돈 농장.

돼지 2600여마리를 사육하던 이 농장에선 전날 ASF 확진 판정을 받은 돼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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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 향하는 이면도로, 외부인·차량 출입 통제
확진 농가 3㎞ 주변에만 3만4000마리 사육 중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 파주시 적성면 한 양돈농장에서 19일 돼지 살처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2024.1.19./뉴스1 양희문 기자

(파주=뉴스1) 양희문 기자 = 살처분 될 줄 아는지 모르는지…, 돼지들의 울음소리가 안타깝게 울려 퍼졌다.

19일 낮 12시쯤 찾은 경기 파주시 적성면 소재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양돈 농장. 축사로 향하는 하나뿐인 이면도로엔 펜스가 설치돼 군부대처럼 외부인 출입과 차량통행이 엄격히 통제됐다.

관계당국 차량들은 농장으로부터 300m 떨어진 지점에 마련된 임시 농장출입통제초소에서 용건을 밝힌 뒤에야 진입이 가능했다.

농가 안에선 흰 방역복과 마스크 차림의 관계자들이 살처분 작업을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들은 막대기를 들고 돼지들을 한 곳으로 몰았고, 동시에 돼지 울음소리도 끊이지 않았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 파주시 적성면 한 양돈농장에서 19일 돼지 살처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2024.01.19./뉴스1 양희문 기자

이미 병에 걸려 죽은 돼지들은 굴삭기를 이용해 축사 안에서 꺼내 트럭 짐칸으로 옮겨졌다.

그리고 트럭들은 매몰 장소에 돼지 사체를 내려놓곤 다른 죽은 돼지가 있는 축사로 이동했다.

한 편에선 굴삭기 2대를 동원해 쉴 틈 없이 땅을 파내며 돼지들을 묻을 공간을 마련하고 있었다.

당국은 외부에선 볼 수 없도록 거대한 파란 천으로 살처분 장소를 가리고 작업을 이어갔다.

현장 관계자는 "경기도 시험소 감독 하에 가스 주입 및 석시콜린 주사 등 농림부 SOP 규정을 철저히 지켜 살처분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돼지 2600여마리를 사육하던 이 농장에선 전날 ASF 확진 판정을 받은 돼지가 나왔다. 농장주가 '일부 돼지로부터 의심 증상이 보인다'고 신고해 검사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 파주시 적성면 한 양돈농장에서 19일 돼지 살처분 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차량 및 외부인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2024.01.19./뉴스1 양희문 기자

ASF 발병 소식에 인근 양동 돈가들도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 ASF 확진 농가로부터 3㎞ 주변엔 17개 농가에서 3만490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경 10㎞까지로 넓히면 사육 돼지가 3만7000여마리에 이른다.

이와 관련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18일 오후 6시30분부터 48시간 동안 경기(파주·김포·고양·양주·동두천·연천·포천)와 강원(철원) 지역의 양돈농장·도축장·사료 농장 등 축산관계 시설 종사자 및 차량에 대해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또 ASF 발병 농가에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을 파견해 외부인과 가축·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파주 소재 양돈농장과 주변 도로를 집중 소독하고 있다.

양돈농 A씨는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며 소독작업을 하는데도 우리 농장으로 (ASF가)번질까봐 두렵다"며 "1마리라도 걸리면 1000여마리를 모두 살처분해야 한다. 방역당국이 잘 대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중수본은 "ASF가 확산되지 않도록 관계기관·지자체는 신속한 살처분, 정밀검사, 집중소독 등 방역 조치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며 "양돈농가에선 농장 내외부 소독, 방역복 착용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yhm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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