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대우 받는 ML 전체 1번 지명, 모두 다 성공했을까…그렇지 않은 이도 있다. (2/2)
(MHN스포츠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메이저리그에는 '1라운드 프리미엄'이란 말이 있다.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명을 받은 이들에게 주어지는 혜택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프로입문 후 출발선부터 다르다.
하위라운드에서 지명을 받은 이들 대부분은 마이너리그 최하위 레벨인 루키리그에서 시작하지만 1라운드 지명자는 싱글A등 비교적 상위리그에서 출발한다. 혹, 성적이 부진해서 방출돼도 다른 팀에서 금세 영입해 간다. 아직 터지지 않았을 뿐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그것도 전체 1번으로 지명을 받은 최상위 선수들은 어떨까. 수십 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계약금을 받으며 마이너리그 상위레벨에서 출발하지만 그것이 무조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여년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전체 1번 지명자들의 현주소를 2회에 걸쳐 살펴본다.
■2010년 MLB 신인드래프트 전체 1번 브라이스 하퍼(32)
하퍼는 앞서 언급한 '괴물투수' 스트라스버그에 이어 워싱턴이 2년 연속 지명한 전체 1번 선수였다. '괴물투수'에 버금가는 '괴물타자'로 입단 초부터 화제를 모았던 그는 프로진출 단 2년 후인 2012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메이저리그 첫 해 총 139경기를 뛰며 타율 0.270, 22홈런 59타점을 기록한 그는 내셔널리그 신인왕 자리에 오르며 자신의 시대를 예고했다. 2019년 FA자격을 얻어 필라델피아로 이적한 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총 12시즌을 뛴 그는 통산 타율 0.281, 306홈런 889타점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 중이다. OPS또한 0.912로 뛰어나다.
■2011년 MLB 신인드래프트 전체 1번 게릿 콜(34)
콜은 2008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28번)에서 뉴욕 양키스의 지명을 받았지만 지명순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수를 선택했다. 그리고 3년 뒤 당당히 전체 1번으로 피츠버그의 지명을 받았다. 두둑한 배짱뿐만 아니라 실력도 뛰어났던 그는 2년 뒤인 2013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이후 휴스턴을 거쳐 뉴욕 양키스로 이적한 그는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11시즌을 뛰었다. 통산 성적은 145승 75패 평균자책점 3.17을 기록 중이다. 현존하는 메이저리그 최고투수라는 찬사를 받지만 유독 최지만(32)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천적 최지만은 콜을 상대로 타율 0.417(24타수 10안타) 3홈런 8타점을 기록 중이다.
■2012년 MLB 신인드래프트 전체 1번 카를로스 코레아(30)
푸에르토리코 출신인 코레아는 2012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번으로 휴스턴의 지명을 받았다. 3년 뒤인 201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지난해까지 9시즌을 뛰며 통산 타율 0.272, 173홈런 618타점을 기록 중이다. 수비부담이 큰 유격수가 기록한 공격지표여서 더 돋보이는 성적이다.
■2014년 MLB 신인드래프트 전체 1번 마크 어펠(33)
어펠은 휴스턴이 카를로스 코레아에 이어 2년 연속 전체 1번으로 지명한 선발투수였다. 같은 해에 지명을 받았던 애런 저지(32. 뉴욕 양키스)와 크리스 브라이언트(32. 콜로라도)가 어펠보다 후순위였던 걸 보면 그에게 거는 기대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 됐다. 그 후에도 어깨와 팔꿈치 수술을 할 만큼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프로진출 8년 만인 2022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단 3경기 등판 후 부상 후유증으로 더 이상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2015년 MLB 신인드래프트 전체 1번 댄스비 스완슨(30)
유격수 스완슨은 2015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번으로 애리조나의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데뷔는 애틀랜타로 트레이드 된 후인 2016년에 했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총 8시즌을 소화한 그는 통산 타율 0.253, 124홈런 491타점을 기록 중이다.
■2016년 MLB 신인드래프트 전체 1번 미키 모니악(26)
외야수 모니악은 2016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번으로 필라델피아의 지명을 받았다. 메이저리그 최고 거포가 된 피트 알론소(30. 뉴욕 메츠)가 모니악과 같은 해 2라운드에서 지명된 것을 보면 당시 모니악에게 거는 기대치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성장세도 둔했고, 202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후에도 발전하지 못했다. 2022년 현 소속팀 LA 에인절스로 트레이드 됐지만 트리플 A를 오가는 백업멤버로 겨우 현역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빅리그 4년 통산 151경기 출전이 전부일 정도다.
■2017년 MLB 신인드래프트 전체 1번 로이스 루이스(25)
유격수 루이스는 고교시절부터 수비와 타격을 겸비한 중앙 내야수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예상대로 전체 1번으로 미네소타의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빅리그 데뷔가 예상됐던 2020시즌 마이너리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전격 취소돼 프로경력 1년을 손해봤다. 게다가 2022년에는 카를로스 코레아가 미네소타로 이적하며 루이스의 앞길을 막는 형국이 됐다. 루이스는 202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12경기를 뛰었고, 지난해에도 단 58경기 출전에 그쳤다. 표본이 적긴 하지만 빅리그 통산 총 70경기에서 타율 0.307, 17홈런 57타점의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2018년 MLB 신인드래프트 전체 1번 케이시 마이즈(27)
선발투수 마이즈는 2018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번으로 디트로이트의 지명을 받았다. 지명순위가 말해주듯 기대치가 컸지만 부응하지 못했다. 202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지만 7경기에 선발등판해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6.99로 부진했다. 2022년에는 팀의 2선발로 기대를 모으며 시즌을 출발했지만 단 2경기 등판 후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얼마 지나지 않아 토미존서저리(팔꿈치인대접합수술)를 받으며 시즌아웃됐다. 2024년 시즌 중반에 돌아올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MLB 신인드래프트 전체 1번 아들리 러치맨(26)
포수 러치맨은 2019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번으로 볼티모어의 지명을 받았다. 202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첫 해 113경기에 나와 타율 0.254, 13홈런 42타점의 성적을 올리며 순항했다. 빅리그 2년차였던 지난해에도 154경기를 뛰며 타율 0.277, 20홈런 80타점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수비부담이 큰 포수라는 포지션을 감안하면 더욱 더 돋보이는 기록이다.
■2020년 MLB 신인드래프트 전체 1번 스펜서 토켈슨(25)
1루수 토켈슨은 2020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번으로 디트로이트의 지명을 받았다. 2년 뒤인 202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첫 해 110경기를 뛰며 타율 0.203, 8홈런 28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빅리그 2년차였던 지난해에는 타율 0.233, 31홈런 94타점의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올해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
사진=MHN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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