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고소·고발" 여수갑 총선 우려의 목소리[판읽기]
이용주 캠프 허위사실 공표 수사의뢰가 첫 행보
이용주, 지난 총선 상포지구 사태 또 다시 거론
"정책 경쟁 등 포티지브 선거 위해 노력해야"
오는 4월 10일 22대 총선이 8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남 여수에서도 총선 출마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전남 여수갑 선거구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은 지난 17일 여수시선거관리위원회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다음날인 18일 여수박람회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재선 도전을 공식화했습니다.
이웃인 여수을 선거구 현역인 같은 당 김회재 의원도 주 의원과 같은 날인 17일 선관위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습니다.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등록된 예비후보자 명부를 보면 여수갑 선거구에는 박기성 전 성균관대 겸임교수, 이용주 전 의원, 주철현 현 의원 등 3명이 등록을 마쳤습니다.
이들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당내 예비후보 적격 판정을 받았으며 치열한 당내 경선을 앞두고 있습니다.
여수을 선거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조계원 중앙당 부대변인, 권오봉 전 여수시장, 김회재 의원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고, 진보당에서는 여찬 여수시지역위원장이 단독으로 등록해 민주당 후보와의 결전을 벼르고 있습니다.
사실 현역 의원들은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아도 의원 신분을 유지한 채 지역구 행사장 등에서 명함 배부나 유권자에 대한 지지 호소 등 사실상 예비후보에 준하는 선거운동이 가능합니다.
더욱이 현역 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행사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의정 활동 소개와 인사말 등을 할 수 없어 통상 경선 일정을 지켜본 뒤 최대한 시기를 늦춰 등록이 이뤄집니다.
이처럼 큰 이점이 없는데도 서둘러 예비후보로 등록한다는 것은 총선에 출마하는 사실을 시민들에게 빨리 알리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들어가는 것으로, 그만큼 출마하려는 선거구에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때문인지 여수 지역 총선은 벌써부터 신경전이 치열합니다.
주철현 의원은 예비후보 등록 전날인 16일 자신의 선거구에 출마한 같은 당 이용주 예비후보와 이웃 선거구 여수을 김회재 의원을 낙선 목적의 허위사실 공표죄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일명 찌라시 정보 수준으로 작성된 '하위평가 20% 명단'이 이들에 의해 공공연하고 무차별적으로 유포되고 있다는 이유에섭니다.
이용주 예비후보는 이튿날인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주 의원에게 "일개 찌라시에 호들갑"이라며 고소 취하를 요청했습니다.
이 예비후보는 "선거과정에서 상대후보나 캠프 관계자들에 대하여 일체 고소고발을 하지 않겠다"며 "본 건 관련한 고소고발을 취하해 준다면 저 뿐만 아니라 선거캠프 공식적인 구성원 모두 일체 이 문건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고 인터넷상에서 이 명단을 전달하는 행위를 일체 금지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철현 의원의 입장은 단호했습니다. 주 의원은 18일 진행된 출마 기자회견에서 이용주 예비후보의 고소 취하 요청에 대해 "범인이 강도질을 해놓고 취하하지 않으면 강도질을 계속하겠다고 협박하는 격"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주 의원은 "당선을 위해 후보에게 유리한 거짓말도 나쁜 선거법 위반 범죄지만 다른 후보를 낙선 목적으로 허위,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것은 중대한 선거범죄"라며 "낙선 목적의 허위사실 공표죄는 중대하고 악질적인 것으로 제일 큰 범죄"라고 말했습니다.
주 의원이 "나쁜 범죄"라며 강하게 비판한 '허위사실 공표'는 사실 이재명 당 대표가 대선 이후 검찰 수사를 통해 같은 죄목으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친명계를 자처하는 주 의원으로서는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이 대표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이처럼 주 의원이 경찰 고소를 취하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어떤 형태로든 경찰 조사가 이뤄지게 됐고 그 결과는 총선 이후에나 나올 전망입니다.
이와는 별개로 고소, 고발과 음해, 부정적인 이미지 덧씌우기 등 벌써부터 네거티브 선거전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투표장에 들어서기 며칠 전까지 유권자들을 혼돈에 휩싸이게 했던 상포지구 문제도 다시 고개를 들 조짐입니다.
이용주 예비후보는 지난달 28일 출마 기자회견을 포함해 각종 인터뷰에서 상포지구 관련 문제를 다시 꺼내들며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습니다.
이 예비후보는 "저는 상포 문제가 이번 22대 선거에 주된 주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야말로 상포 문제를 우려먹을 생각은 없다"면서도 "상포지구 개발사업자로 있던 김모 씨가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서 당시 시장과 협의 하에 진행된 것이고 당시 공사 현장에도 시장 비서실장이 며칠 간격으로 와서 관리감독을 했다라고 분명히 말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주철현 의원이 해명했을 당시에 아무 관계도 없고 그런 것이 진행되는 걸 몰랐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유력한 반대 증언이 나왔기 때문에 하다못해 김씨가 거짓말한 것이라든지 명확한 입장표명이 있어야 된다"고 말했습니다.
출마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은 주 의원은 "여수시와 여수시민들이 피해를 본 사실이 없고 대응할 가치도 없다"고 입장표명 요구를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주 의원은 "이미 지난 선거에서 공개가 되었기 때문에 여수시민들의 심판을 받은 것"이라며 총선 쟁점이 되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이제 총선이 임박해옴에 따라 여수 지역에서도 총선 관련 뉴스가 봇물처럼 쏟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공방은 유권자들에 대한 정치 혐오를 불러올 뿐만 아니라 공약 경쟁, 정책 경쟁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주 의원의 선거법 위반 고소와 이 예비후보의 상포지구에 대한 지적 모두 각자의 입장에서 일정 부분 타당한 면이 있다손치더라도 이를 지켜보는 지역의 유권자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부디 남은 기간 동안은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인 입법 활동과 지역 발전 방향을 가지고 건설적인 토론이 이뤄지는 포지티브 선거전이 치러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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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CBS 최창민 기자 ccmi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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