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e스포츠 산업 성장했지만 기업들은 고전… “샐러리캡·지역연고제 도입 필요”
종목사 매출은 199억원 불과… 중계권·스폰서십·광고비도 줄어
선수간 연봉 격차 큰 것도 산업 성장에 부정적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e스포츠 산업이 성장했지만 e스포츠 종목사, 즉 게임사들의 매출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e스포츠 광고와 중계권 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선수 연봉을 포함해 구단 운영비가 늘어나고 있고, 선수들간 연봉 격차가 큰 것도 e스포츠의 장기적인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e스포츠 산업이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선 샐러리캡 도입 등의 검토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19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 e스포츠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1514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048억3000만원) 대비 44.5% 증가했다. 여기에 개인 스트리머 광고 매출, 데이터 플랫폼 매출 등 관련 산업까지 포함하면 2022년 e스포츠 관련 산업 규모는 2816억6000만원에 달한다. 2021년 1496억8000만원에서 88.2%가 증가했다.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2018년 17.2%, 2019년 22.8% 증가했다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2년 연속 감소했다. 콘진원은 “코로나19의 영향을 벗어나고 e스포츠가 2022년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면서 “작년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국가대표팀이 리그오브레전드, 스트리트파이터Ⅴ 종목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면서 산업이 지속해서 성장할 기반이 마련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e스포츠 종목사 매출은 2021년 329억원에서 2022년 199억원으로 39.6% 감소했다. 매출 구성을 살펴보면 중계권 수입이 190억원에서 90억원으로, 스폰서십·광고비가 139억원에서 94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티켓 매출은 3000만원에서 15억원으로 증가했다. 콘진원은 “2022년 글로벌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기업의 홍보·마케팅 지출 심리가 줄었고, 그 결과 e스포츠 광고와 중계권 수입이 감소해 종목사 매출이 줄었다”고 했다.
e스포츠 선수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구단들이 돈을 못 번다는 지적도 있다. 2017년 206억원 규모였던 국내 e스포츠 게임단 예산은 2022년 963억원으로 증가했는데, 이 중 선수 인건비 비중이 70%에 달한다. 국내 40개 게임단 중 운영 예산으로 100억원 넘게 쓴 구단도 다섯 곳이 있다. 2021년에는 한 곳도 없었다. e스포츠팀 운영 관련 애로사항 설문조사(복수응답)에서도 ‘선수들의 높아지는 계약 규모’가 56.3%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e스포츠 산업의 성장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샐러리캡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일부 고액 연봉을 받는 소수의 선수와 나머지 선수들 간 격차가 클수록 장기적으로 e스포츠 산업의 성장 기반이 약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선수 연봉 상한제와 하한제를 종목 및 리그별로 정립해 구단의 상향 평준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콘진원의 이번 조사에 따르면 연간 수입이 최저시급 기준에 못 미치는 2000만원 미만에 해당하는 선수들의 비중은 전체 응답자 중 29%에 달했다. 또 20세 이상의 응답자 160명 중 57명의 연간 수입이 2000만원 미만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국내 e스포츠 산업은 특정 구단, 선수가 전체 산업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에 특정 소수의 영향력이 매우 큰 산업이다”라며 “샐러리캡을 도입하면 국내 게임단의 스타 플레이어가 해외 이적을 할 수도 있는데, 이런 상황이 국내 e스포츠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과 게임단의 재정상황, 선수의 입장을 고려해 다각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연고제를 도입해 ‘풀뿌리 e스포츠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보고서는 “e스포츠 산업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문제점은 투자 대비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선수 중심의 팬덤을 게임단 중심으로 전환하면 게임단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스포츠 학생 선수의 학업 병행을 위한 제도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회 일정을 고려했을 때 선수가 현실적으로 학업과 병행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교육과정을 수료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공지능(AI) 등 신산업과 접목을 통한 e스포츠 관람, 시청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보고서는 “AI 관련 플랫폼이 e스포츠와 융합 가능한 산업 분야에 주목해 산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무비자에 급 높인 주한대사, 정상회담까지… 한국에 공들이는 中, 속내는
- 역대급 모금에도 수백억 원 빚… 선거 후폭풍 직면한 해리스
- 금투세 폐지시킨 개미들... “이번엔 민주당 지지해야겠다”는 이유는
- ‘머스크 시대’ 올 것 알았나… 스페이스X에 4000억 베팅한 박현주 선구안
- [단독] 김가네 김용만 회장 성범죄·횡령 혐의, 그의 아내가 고발했다
- 4만전자 코 앞인데... “지금이라도 트럼프 리스크 있는 종목 피하라”
- 국산 배터리 심은 벤츠 전기차, 아파트 주차장서 불에 타
- [단독] 신세계, 95年 역사 본점 손본다... 식당가 대대적 리뉴얼
- [그린벨트 해제後]② 베드타운 넘어 자족기능 갖출 수 있을까... 기업유치·교통 등 난제 수두룩
- 홍콩 부동산 침체 가속화?… 호화 주택 내던지는 부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