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성의 헬스토리]우유의 불편한 진실과 논쟁…먹을까 말까?
우유가 우리 몸에 좋은지 안 좋은지에 대한 논쟁은 계속 진행 중이다.
건강을 위해 하루 1~2잔의 우유를 꼭 마시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질병 예방을 위해 우유를 먹지 말라는 의견도 있어 참 혼란스럽다. 우유가 정말 건강에 좋지 않은가?
우유에 대해 논쟁이 벌어지는 이유는 우유가 만들어지는 과정 때문이다. 몇 년 전 한 다큐멘터리에서 젖소 등 가축에 대한 항생제 오남용이 심각하다는 내용이 방영됐다.
좁은 축사에서 갇힌 젖소에 더 많은 젖을 짜내기 위해 항생제를 투여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는 게 주 내용인데, 실제 젖소에 투여한 항생제가 대사 과정을 거쳐서 소의 젖에서 항생제가 검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면 젖소한테 항생제인 '엔로플로사신'이라는 항생제를 투여하면 소가 대사 과정을 거쳐서 우리가 먹는 우유에서 '씨프로플로사신'과 같은 항생제 성분이 검출된다는 것이다.
축사에서 젖소가 더위나 감금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커지게 되면 수유를 위한 호르몬보다 스트레스 지수를 낮추기 위한 호르몬이 더 활발하게 분비될 수밖에 없는 만큼 착유량이 계속 줄어들게 된다. 이 때문에 축사에서 항생제를 투여하고, 우리가 마시는 우유에도 항생제 잔류량이 있을까봐 걱정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마시는 대부분의 우유는 잔류 항생제가 kg당 0.01mg으로 매우 적은 수치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마셔도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우유가 암에 발병 위험을 높인다거나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먹어야 하는건지 말아야 하는 것인지 헷갈릴 수 있다.
실제 발표된 해외 연구 자료를 보면, 우유를 많이 먹으면 유방암 위험이 커진다는 결과도 있고, 서울대 등 국내 연구에 따르면 우유가 유방암 위험을 떨어뜨린다고도 발표했다. 또 유당불내증이 많이 있는 아시아인과 유당불내증이 적은 유럽, 미국인들의 연구 결과를 받아드리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논쟁이 여전하지만 영양학적으로 전문가들은 우유는 수많은 영양분이 있기 때문에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우유는 칼슘, 인, 비타민B2, 비타민A가 풍부하고 비타민B12, 비타민D, 마그네슘, 셀레늄 등 여러가지 비타민과 무기질이 함유되어 있다. 또 동물성 단백질과 칼슘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우유 섭취가 많이 장려되고 있다.
아울러 우유와 유제품을 하루에 200~300ml 정도 섭취할때 심혈관 질환을 증가시키지 않고 고혈압과 뇌졸중의 위험을 줄여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기도 했다. 수많은 연구 결과와 별개로 우유는 성장을 촉진시키는 IGH-1이라는 단백질이 있고 여러 비타민, 무기질 등 영양분이 풍부해 많은 국가에서 우유 섭취를 권고하고 있다. 또 우유의 한 성분인 공액리놀레산(CLA)이 면역체계, 뼈의 밀도, 혈당조절, 체지방을 조절해주고 심장마비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액리놀레산은 우유의 지방에 함유되어 있고 구체적으로 우유의 지방 1g에 공액리놀레산이 5mg정도 들어있다. 우유 한 컵을 마시면 40mg의 공액리놀레산을 섭취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무지방, 저지방 우유에는 CLA가 거의 들어가 있지 않아 일반우유가 영양분이 더 높다. 하지만 콜레스테롤이 높은 사람이라면 지방 함량 때문에 우유를 마시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는 만큼 저지방 혹은 무지방을 선택하는 것도 권고된다. 저지방, 무지방 우유에는 CLA가 없지만 다른 무기질과 여러 비타민이 많이 들어가 영양분을 많이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우유는 필수 식품군으로 분류되어 있다. 이 때문에 영양사들이 식단을 구성할 때 꼭 우유나 유제품을 넣는다. 또한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한국영양학회에서 한국인 영양 섭취 기준을 보면 우유와 유제품을 하루에 1~2잔 섭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유를 마실 경우 어떤 우유를 골라야 할까? 미세한 잔류 항생제가 걱정이라면 무항생제 마크가 있는 우유를 고르고 유당불내증이 있어 우유를 마시기 힘든 경우에는 락토프리 우유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흰우유가 아닌 초코, 딸기, 바나나 우유 등 가공우유에 액상과당이 들어있고 원유함량이 적은 만큼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우유도 1A등급, 1B등급, 2등급 등으로 나뉘는데, 우유등급은 영양 등급이 아닌 위생등급으로, 유통되는 대부분의 흰 우유는 1A등급이다. 우유등급은 세균수와 체세포에 따라 등급이 구별되는데, 세균수는 원유의 위생에 대한 기준이고, 체세포수는 원유를 생산한 젖소의 건강상태에 대한 기준으로 볼 수 있다. 한 전문가는 "유기농인증, 무항생제 인증 두가지 다 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국산우유 사용 인증 마크(K-MILK), 안전관리인증(HACCP) 또는 원유 함량 등을 확인해 구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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