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의 어머니’ 신언임 여사 하늘로…노점으로 번 51억 학교에 기증

오윤주 기자 2024. 1. 1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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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모은 재산을 충북대에 기증해 '충북대의 어머니'로 불린 신언임 여사가 91살 생을 마감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신 여사는 충북대에 장학금을 기증한 것 말고도 고학생 등에게도 남몰래 장학금을 주는 등 평생 남을 위해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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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의 신엄임 여사. 충북대 제공

평생 모은 재산을 충북대에 기증해 ‘충북대의 어머니’로 불린 신언임 여사가 91살 생을 마감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19일 충북대는 신 여사가 이날 새벽 4시10분께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자식 없이 홀로 생활한 신 여사는 1993년 6월 노점, 행상 등으로 마련한 청주 남문로 건물(30억원 상당)을 충북대에 기증했다. 충북대는 이 건물을 2008년 33억원에 팔아 어려운 학생을 위한 장학금 등으로 쓰고 있다. 신 여사는 “장사할 때 아침은 꽁보리밥, 점심 저녁은 국수를 먹었다. 돈 모으는 재미로 혼자 사는 한을 달랬다. 지금도 한 끼는 꽁보리밥을 먹는다”고 했다.

신 여사는 충북대에 장학금을 기증한 것 말고도 고학생 등에게도 남몰래 장학금을 주는 등 평생 남을 위해 살았다. 신 여사는 2011년 장학금을 기증하면서 “국민학교(초등학교) 밖에 못 나와 돈 모으면 작은 학교 세우는 게 꿈이었는데 여자 혼자 몸으로 힘들었다. 그래서 가난하지만 장래가 촉망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도 그 소원을 이루는 다른 방법이라고 생각해 국립대인 충북대에 기탁했다”고 밝혔다.

신 여사는 충북대 개교 60돌이던 지난 2011년에 10억3천만원, 2018년 8억원 등 지금까지 51억3천만원을 충북대에 기증했다. 충북대는 신 여사 이름을 딴 ‘신언임 장학금’을 만들었으며, 청주 수곡동 충북대 평생교육원 강당을 ‘신언임홀’로 부른다.

신 여사는 지난 2012년 33회 김만덕 상을 받기도 했다. 김만덕(1739~1812) 선생은 제주의 여성 거상으로 1794년 제주에 흉년이 들자 재산을 털어 사들인 곡식을 백성들에게 풀었고, 제주는 선생을 기려 상을 제정했다. 신 여사는 2016년 충북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충북대 학생과 함께 한 신언임 여사. 충북대 제공

신 여사는 충북대에서 행정대학원 여성 지도자 과정을 수료했으며, 충북대는 명예 행정학 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충북대는 미수연, 구순 잔치를 여는 등 여사와 함께했다.

충북대는 충북대병원장례식장에 신 여사의 빈소를 마련했으며, 오는 22일 오전 10시 대학본부 대강의실에서 충북대학교장으로 영결식을 할 참이다. 신 여사는 학교 안 교육독지가 선영에 안장돼 영원히 학교·학생과 함께 한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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