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여성 성추행' 오태양 前미래당 대표 징역2년 실형

준강제추행·추행약취, 재물손괴 혐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서울=뉴시스]박선정 기자 = 술에 취한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태양 전 미래당 공동대표가 19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병철)는 이날 오후 준강제추행·추행약취, 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오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관련 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에 5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오 전 대표는 지난 2022년 5월15일 오후 11시께 술에 만취해 길에 쓰러져 있는 여성을 주변 모텔로 데려가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 밖에 이 여성의 지갑을 가져간 뒤 돌려주지 않은 혐의도 제기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 회복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은 피해자를 도와주려 했다는 입장이지만 도움은 상황에 맞는 적절한 수단과 방법으로 진행돼야 한다. 그러나 피고인의 방법은 그 이상의 선을 넘었다.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오 전 대표는 술에 취해 길가에 앉아있던 피해자가 도와달라고 요청해서 이에 따라 부축한 것일 뿐 추행할 목적은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해 왔다.

지난 17일 열린 마지막 공판기일에서도 오 전 대표는 "도움을 요청한 피해자를 순간적으로 부축하려던 행동이 어떻게 추행이 되냐"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오 전 대표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만취한 피해자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주거지를 찾아갈 상황이 안된다는 것을 쉽게 알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를 데리고 지하 주차장이나 골목길을 오가며 1시간30분가량을 소비했다"며 "이 과정에서 부축을 핑계로 피해자 겨드랑이 밑으로 손을 넣고 어깨를 감싸거나 멈춰있을 때는 피해자를 포옹하는 등 신체접촉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50세에 가까운 피고인이 만취한 20대 초반 여성을 1시간30분동안 이동하거나 같이 있다는 것은 도와주려는 목적이어도 매우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며 "모텔에 들어갈 때도 피고인은 모자를 눌러쓰고 본인을 감추려는 자세로 들어갔다"고 짚었다.

다만 "공소사실 중 피해자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특정 신체 부위를 추행했다는 부분은 폐쇄회로(CC)TV상 접촉이 불분명하고 증거가 없어 인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오 전 대표는 선고 뒤 "항소하겠다"고 말하며 재판정을 빠져나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0일 결심 공판에서 오 전 대표에게 징역 3년을 구형하고 신상정보 공개 고지 및 취업제한 명령을 요청한 바 있다.

오 전 대표는 2001년 개인적 신념으로 양심적 병역 거부를 선언해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2020년 21대 총선과 2021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지만 모두 낙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