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방산, 올해 2차 계약 속도... 루마니아·이집트·중동 신규 수주 기대
지난해 한국 방산 업체들이 130억달러(약 17조4000억원) 규모의 수출을 달성한 가운데, 올해도 지상과 항공 부문에서 굵직한 수출 계약이 전망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중동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군비 증강 기조가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첨단 기술력과 빠른 납품,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으로 무장한 한국산 무기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19일 국방부와 방산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방산 수출 계약 체결액은 약 130억달러를 기록했다. 당초 수출 목표로 제시했던 200억달러(약 26조7000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목표 달성에 실패한 주된 이유는 한국수출입은행(수은)법 등이 발목을 잡으며 폴란드와의 2차 계약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안에 금융지원 문제가 해결되면 2차 계약도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폴란드와 2차 계약 물량(총 460문) 중 일부인 152문을 납품하는 3조4474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고, 308문의 계약이 남아 있다. 현대로템이 계약을 기다리는 K2 전차의 2차 물량 규모는 820대에 달한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폴란드 내 정권 교체 이슈로 수출과 관련한 노이즈가 계속되고 있지만, 폴란드가 필요로 하는 기동화력 무기체계 도입 사업에 한국 외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2차 계약은 무난히 성사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폴란드와 비슷한 군사적 긴장 상황에 놓인 루마니아 역시 한국산 무기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는 독일의 PzH2000, 튀르키예의 T155 Firtina와 더불어 루마니아 신형 자주포 도입 사업의 입찰 적격후보로 선정돼 계약 세부 내용을 놓고 조율 중으로 알려졌다.
루마니아 군의 도입 규모는 54문으로, 탄약과 탄약운반차량 등을 모두 포함한 사업 규모는 1조원이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K9 운용국들은 서로의 운용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고, 유사시 인접한 우호 보유국에서 K9 자주포를 인도받아 사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KAI는 이집트로의 FA-50 수출 계약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가 밝힌 도입 규모는 36대로, 향후 2차 사업까지 확장 시 100대로 늘어날 수 있다. FA-50은 이집트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6과 높은 호환성을 자랑하며, 교육 훈련에도 최적화돼 유력 후보 기종으로 검토되고 있다. 현재 KAI는 UAE와 수출 최종 협상을 진행 중인 단계로, 아직 도입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KAI의 국산 헬기 수리온도 마수걸이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수리온은 지난 2013년 전력화된 뒤 국내에서 약 250대가 생산됐다. 육군과 해병대뿐만 아니라 경찰, 해경, 소방, 산림 등 다양한 파생형으로도 운용되고 있다.
현재 수리온에 관심이 있는 국가는 UAE(아랍에미리트)로, 해상 활동용 기동헬기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AI는 지난해 11월 열린 두바이 에어쇼에서 해외 에어쇼 최초로 수리온과 LAH(소형 무장헬기)의 비행 장면을 선보이며 현지 마케팅을 펼쳤다. KAI는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통합 운영하던 수출사업실을 아시아·유럽·중남미 조직과 중동·아프리카·미국을 담당하는 2개 실로 분리하며 수출에 힘을 싣고 있다.
LIG넥스원도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천궁2 지대공 요격미사일을 수출하는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LIG넥스원은 지난 2022년 1월 UAE와 4조원대 수출계약을 맺으면서 중동 지역에서 신뢰도를 쌓았다. 사우디와의 계약 규모는 5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업계에서 나온다.
LIG넥스원 역시 최근 수출 확대를 목표로 기존 3부 체제인 해외사업 부문을 4부로 확대 개편했다. LIG넥스원은 북미(미국), 중남미(콜롬비아), 중동(UAE, 사우디아라비아), 동남아(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 수출 전략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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