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현역 빅리거' 원투펀치 계약 마침내 끝, KIA가 던진 우승 승부수[SC핫포커스]

나유리 2024. 1. 1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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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크로우.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KIA 타이거즈가 마침내 외국인 선수 계약을 모두 끝냈다.

KIA는 19일 "지난 18일 제임스 네일과 계약을 마쳤다"고 공식 발표했다. 1993년생인 미국 출생 네일은 계약금 20만달러, 연봉 35만달러, 인센티브 15만달러, 이적료 25만달러까지 총액 95만달러의 조건으로 사인했다. 보장된 연봉은 55만달러고, 40인 로스터에 들어있는 선수라 이적료가 발생했다. 이적료까지 포함해 신규 외국인 선수 영입시 구단이 지급할 수 있는 최대 조건은 100만달러. 여기서 5만달러 못미치는 금액에 사인을 마쳤다.

네일은 미국 미주리주 케이프지라도 출신이다. 신장 1m93에 체중 83kg으로 장신이다. 그는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20라운드, 전체 608순위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그리고 마이너리그에서만 7년의 시간을 버텼다. 2021시즌 마침내 트리플A까지 올라선 네일은 해당 시즌을 마친 후 FA 자격으로 새 팀 찾기에 나섰다.

그리고 고향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메이저 계약을 하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오클랜드에서는 한번도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세인트루이스는 2022시즌 그를 빅리그에 콜업했다. 처음 메이저리그 그라운드를 밟은 네일은 2022시즌에 총 7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00을 기록했다. 7경기 모두 불펜 등판이었다.

제임스 네일. 사진=KIA 타이거즈

네일은 세인트루이스에서 뛰는 2시즌 동안 빅리그와 트리플A를 오갔다. 지난해에는 빅리그에서 10경기에 등판해 1홀드 평균자책점 8.80을 기록했고, 트리플A에서는 31경기에 등판(3경기 선발)해 5승3패 5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했다.

2019시즌까지는 거의 전문 선발 요원으로만 뛰었지만, 최근 3시즌 동안은 불펜으로 더 많은 경기를 나선 것이 유일한 우려 사항이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가 현재까지 40인 로스터에 포함시켰다는 것은, 상황에 따라 시즌 중 언제든 콜업할 수 있는 자원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KIA가 현역 빅리거를 영입한 것이다. KIA 구단은 네일에 대해 "뛰어난 제구력이 강점인 선수로 커리어 내내 볼넷 허용이 적었다. 구속은 지난 시즌 마이너리그에서 평균 149km, 최고 153km을 기록했다. 특히 커브의 구위가 위력적이고 싱커의 움직임이 좋아 땅볼 유도 능력도 높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심재학 단장은 "네일은 현재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다. 대학 시절과 마이너리그에서 선발투수로 많은 경기를 출장했고 다양한 구종을 보유하고 있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해 이번 영입을 결정했다. 앞으로 국내 선발진들과 함께 힘을 합쳐 KBO 리그에 잘 적응해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KIA 타이거즈와 3년 연속 동행하는 소크라테스 브리토. 스포츠조선BD

이로써 KIA는 10개 구단 중 가장 늦게 외국인 선수 3인방 계약을 모두 마쳤다. 사실 속도는 중요하지 않았다. 다만, 점점 더 좋은 선수를 찾기 힘들어진다는 외국인 선수 수급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때 마냥 기다림이 능사는 아니었다.

KIA는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와는 재계약을 했다. 소크라테스는 2022시즌부터 타이거즈 유니폼을 뛰고 있다. 2023시즌에는 2022시즌에 비해 타율이 떨어졌지만, 홈런 개수는 늘어났다. KBO리그 입성 후 첫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처음부터 타자에 있어서는 소크라테스 재계약에 무게를 두고 있던 KIA는 지난해보다 10만달러 상승한 총액 120만달러에 계약을 마쳤다. 계약금 30만달러, 연봉 50만달러, 인센티브 40만달러의 조건이다.

외국인 투수 2명은 모두 교체 가닥이었다. 당초 KIA는 지난해말 보류선수 명단에서 마리오 산체스를 제외하고, 토마스 파노니는 포함시켰다. 하지만 파노니와의 재계약이 최우선 순위는 아니었다. 팀의 핵심 선발 역할을 해줄만 한 새 외국인 투수를 찾는 과정에서 파노니가 먼저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하면서 작별이 확정됐다.

KIA는 계속해서 좋은 투수 탐색에 나섰다. 먼저 윌 크로우가 계약을 마쳤다. 결국 해를 넘긴 시점. 하지만 KIA는 신중하게 계약을 추진했고, 마침내 7일 첫 외국인 투수를 발표했다. KIA 유니폼을 입게된 주인공은 메이저리그 출신 우완 투수 윌 크로우다. 1994년생으로 신장 1m85 체중 108kg의 탄탄한 체격을 갖추고 있다. 계약 조건은 계약금 20만달러, 연봉 60만달러, 인센티브 20만달러 등 총액 100만달러다.

메이저리그 커리어로는 최근 한국에 오는 신규 투수들 가운데서도 상위 레벨이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워싱턴 내셔널스의 2라운드, 전체 65순위 지명을 받았고 2020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팀을 옮겼고, 2021~2022시즌에는 빅리그에서 86경기에 등판했다. 2021시즌은 6선발급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26경기 등판(25경기 선발)해 4승8패 평균자책점 5.48의 성적을 기록했고 이듬해인 2022시즌에는 선발 경쟁에서는 밀렸지만 불펜으로 59경기에 나와 4승 10패 16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했다.

윌 크로우. 사진=KIA 타이거즈

2023시즌에는 어깨 부상 이슈가 있었다. 때문에 빅리그 등판이 5경기 뿐이었고 이후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마쳤다. 그래서 KIA가 더 꼼꼼하게 살펴보고 신중하게 계약을 했다는 후문이다. KIA는 올해 새 외국인 투수 계약에 있어서 메디컬 테스트도 '더블 체크'를 하고 있다. 미국에 있는 저명한 의료 기관에서 체크를 하고, 한국에 있는 연계 병원에서 추가로 체크를 한 후 최종 결과를 살핀다. 크로우의 경우 지난해 어깨 부상 이력이 있었으니 더 꼼꼼히 볼 수밖에 없었다. 여러 차례 신중하게 메디컬 테스트 결과를 살폈고, 문제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계약이 성사됐다.

아시아 시장을 고려하는 크로우에게 영입 의사를 드러낸 팀은 KIA 뿐만이 아니었다. 또다른 일본프로야구 구단이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었다. 정확히 어느 구단인지는 크로우의 에이전시에서 공개하지 않았지만, 외국인 선발 자원 보강을 희망하는 몇몇 구단을 유추해볼 수 있었다. KIA는 치열한 영입전 끝에 협상을 통해 일본 구단과의 쟁탈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크로우와 사인을 하는데 성공했다.

또다른 유력 후보도 있었지만 메디컬 테스트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문제점이 발견되면서 계약이 최종 단계에서 성사되는데 실패했고, 다시 리스트 검토에 나섰다. 그렇게 계약을 성사시킨 선수가 바로 네일이다. 당초 "스프링캠프 출국 전까지는 끝내려고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최대한 좋은 선수를 데리고 오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던 KIA가 찾은 투수다.

크로우와 네일.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 구상은 이제 끝났다. 짜임새 있는 타선을 자랑하는 KIA는 지난 몇년간 외국인 투수 활약으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제는 외국인 선수들이 로테이션 중심을 묵직하게 잡아줘야, 대권에 도전할 수 있다. 실제로 불가능한 꿈도 아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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