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클뉴스]'파벌 해체' 기시다의 승부수…'아베파' 어쩌나

김현예 기자 2024. 1. 1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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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지지율 하락에다 지난해 말 터진 집권당인 자민당의 정치자금 스캔들로 고심하던 기시다 총리가 '파벌 해체'를 들고 나온 겁니다.

기시다 총리 “기시다파 없애겠다”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기시다 총리가 기시다파 해체를 발표한 건 어제(지난 18일) 저녁. 자민당의 정치자금 스캔들을 수사하고 있는 도쿄지검 특수부가 기시다파 회계책임자를 입건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였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속보를 쏟아냈습니다. 자민당 쇄신을 위해 회의체까지 구성했던 기시다 총리의 '기시다파' 해체 선언은 다른 파벌에까지 “해체하라”는 압박으로 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시다 총리는 오늘(19일) 자신의 결정에 대해 “정치 신뢰 회복을 위해 고치카이(기시다파)를 해산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민당 내 다른 파벌에 대해선 “언급할 입장은 아니다”고 한 발 물러났습니다.

파벌 정치 막 내릴까


일본은 대통령제가 아닌 의원 내각제로 다수당 총재가 총리가 되는 구조입니다. 자민당의 역사가 일본 정치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자민당은 오랜 시간 정권을 잡아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자민당 내에서도 '파벌'이 생겨났습니다. 가장 오래된 파벌이 바로 기시다파로 불리는 고치카이.1957년에 설립된 곳입니다. 역사는 깊지만 의원수로 따지면 자민당 내 4위에 그치는 작은 파벌입니다.

가장 큰 곳은 아베파(세이와정책연구회·98명)입니다. 아베 전 총리 사망으로 회장은 없는 상태입니다. 다음은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가 이끄는 아소파(시코카이·56명),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을 중심으로 한 모테기파(헤이세이연구회·53명)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 회장직에 올라 기시다 총리가 지난해 말까지 회장을 지낸 기시다파는 의원 수가 46명에 불과한 상탭니다. 기시다 총리는 그렇기에 우리의 국무회의와 같은 내각 인사를 할 때마다 이 파벌을 신중하게 염두에 둔 인사를 해왔습니다.

아베파 어쩌나


일본 집권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을 수사 중인 도쿄지검이 지난해 12월 19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당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세이와정책연구회)'의 사무실을 압수수색을 한 뒤 떠나고 있다. 검찰은 이날 다섯째 파벌인 '니카이파'에 대한 압수수색도 벌였다. AFP=연합뉴스
기시다파를 시작으로 다른 파벌까지 정치자금 문제를 기화로 해산을 선언하면 일본 정치의 흐름은 달라지게 됩니다. 기시다 총리와 같은 파벌 소속으로 좌장을 맡고 있는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오늘 오전 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총리의 판단을 존중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기시다 총리의 파격 선언에 자민당 내 반응이 다양한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아사히신문은 아베파도 해산을 검토한다고 전하기도 했는데요.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아베파는 오늘 오후 총회를 열고 파벌 해산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젊은 의원을 중심으로 “총회에서 해산을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는 얘깁니다.
기시다파보다 인원이 적은 니카이 도시히로 전 간사장이 이끄는 규모 5위의 니카이파(시스이카이·38명)도 오늘 회의를 열 예정입니다. 니카이파 중견 의원들 사이에서 “정치단체로서 파벌은 해산하고, 정책집다으로 남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1위 파벌인 아베파의 결정인데요.
과연 일본은 이번 정치자금 스캔들을 계기로 파벌 정치를 끝낼 수 있을까요? 또 기시다 총리는 이번 승부수로, 자민당 내 장악력을 높이고 오는 9월 총재 선거까지 무사히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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