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교육 2편] 학교·교육지원청 다문화교육 '열풍'…인력은 태부족
[EBS 뉴스12]
어제부터 전해드리고 있는 다문화 교육에 대한 연속보도, 오늘은 인력과 인프라 문제를 짚어봅니다.
다문화 학생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이들의 적응을 돕고 맞춤형 지원을 하려는 학교 현장의 노력도 활발한데요.
인력과 인프라에 대한 지원은 수요를 따라가기에 아직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진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안산의 한 중학교 수학 시간.
함수를 가르치는 수업이 온통 러시아어로 이뤄집니다.
강사는 러시아에서 의사 생활을 하다 사범대를 거쳐 한국에 왔는데, 이 학교에서만 3년째 러시아어권 학생들에게 수업을 해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 세르게이 이중언어·기초학력 강사 / 경기 선일중학교
"러시아에서 수학 문제 푸는 거 한국에서 방식이 좀 달라요. 지금은 근무하는 시간이 주 14시간이에요. 만약에 근무를 늘리면 다른 학생한테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공존하는 학교 생활에, 이미 학생들은 글로벌 시민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 카리나 2학년 / 경기 선일중학교
"베트남 친구 있고 한국 친구도 있고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너무 좋아해요. 새로운 정보 많이 받을 수 있어요."
인터뷰: 민경준 3학년 / 경기 선일중학교
"(친한 친구가) 러시아 쪽이긴 한데 영어도 잘하거든요. 그래서 가끔씩 영어로 대화하기도 하고 걔가 그림 쪽에 관심이 많은데 저도 그림에 관심이 있어서 그림 얘기도 하면서 (잘 지낸다)"
올해 안산에서 다문화학생 비율이 30%가 넘는 학교는 11개, 다문화학생 비율도 11.0%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 두 달 전부터는 학교를 뛰어넘어, 교육지원청 차원에서의 지원도 시작됐습니다.
언어 강사가 퇴직 교원들과 함께, 노래와 디지털 기기 등을 활용해 집중형 언어교육을 최대 6개월간 제공하는 겁니다.
교육지원청엔 이중언어 강사 출신의 공무원까지 채용해, 맞춤형 교육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뱍 알레나 주무관 / 안산교육지원청
"(학교와 달리 공유학교는) 딱 10명 그래서 애들을 딱 살펴보면 뭐가 필요한지, 어떤 게 부족한지, 제가 이렇게 딱 직접 가르칠 수 있어요."
하지만 이같이 이중언어가 가능한 임기제 공무원이 있는 교육지원청은 경기도 25곳 가운데 2곳뿐입니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 가르칠 인력 문제는 더 심각해서, 지난 2년간 다문화학생이 8천 명, 20% 넘게 늘어날 때, 한국어교실 강사는 오히려 줄었습니다.
강사와 교사의 헌신에만 기대기는 역부족한 상황이어서, 인력을 늘리고 학교 현장에도 현실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임미은 교사 / 경기 선일중학교(다문화교육부장)
"일반적인 학생들이 생활지도에 필요한 시간이 10분이라면 소통이 되지 않는 학생과 학부모를 대하는 시간은 30분, 1시간입니다. 그리고 언어 소통이 잘 안 되는 학생이 많은 학교에는 선생님들의 수업 시수를 낮춰주는 것도 필요할 것 같고요."
교육부는 지난해, 경기도교육청 '프리스쿨' 모델을 전국으로 확산하는 등 이주배경학생을 제대로 기르기 위해, 5년 단위 장기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공무원의 정원과 총액 인건비, 교사의 업무를 줄일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으면서, 교육당국이 풀어야 할 과제가 여전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EBS뉴스 서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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