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악관 “북러 협력으로 北 위협 10년간 급격히 바뀔 것”

17일 대담에 출연한 프라나이 바디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국장. CSIS 유튜브 화면 갈무리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군사 협력을 강화하면서 10년 안에 북한의 안보 위협이 극적으로 고조될 수 있다는 미국 고위 당직자의 전망이 나왔다.

프라나이 바디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국장은 18일(현지시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대담에서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러시아와 북한 사이의 군사 분야 협력은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협력의 결과로 북한이 지역 내에 일으킬 수 있는 위협이 앞으로 10년 동안 급격하게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위협 등은 이미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위협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북한이 러시아와 더욱 밀착하면서 위협의 정도가 전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담긴 발언으로 풀이된다.

바디 국장은 북러 협력이 향후 한미 확장억제 논의에서도 새로운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러 군사협력은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며 “(지난해 한미 확장억제 논의에서는) 이런 군사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았고, 단지 북한 자체의 (핵무기) 진전을 토대로 협력을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핵확산금지조약(NPT)과 우리가 공유하는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향한 목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비핵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대담에서는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들이 자체 핵무장 필요성을 제기하는 상황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바디 국장은 확장억제를 통한 동맹국 방어 공약을 강조하며 “우리는 북한의 진화하는 위협에 직면해 우리의 연합된 확장억제 태세를 최대한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계속 한국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디 국장은 이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했다. “미국과 중국은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진전을 이룰 필요가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확장억제 인프라는 한국 등의 지역에서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중국은 이를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16일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바디 국장의 이날 발언은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탄도미사일과 포탄 등 무기를 제공하는 대가로 첨단 기술 등 군사적 지원을 받는 ‘무기 거래’ 의혹이 제시되는 가운데 나왔다. 지난 17일에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크렘린궁에서 직접 만나면서 양국이 더욱 밀착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