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우주산업 마중물’ 스페이스이노베이션 사업 중도 포기한다...R&D 예산삭감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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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가연구개발(R&D) 예산을 삭감하면서 국내 우주 기업을 지원하는 사업의 예산도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스페이스'를 실현하기 위해 초소형위성 기술을 사업화하는 연구개발 과제는 예산이 부족해 일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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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발사체·스핀오프 사업도 줄줄이 예산 삭감
“한국 우주산업 ‘뉴스페이스’에 뒤처질 수도”
정부가 국가연구개발(R&D) 예산을 삭감하면서 국내 우주 기업을 지원하는 사업의 예산도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스페이스’를 실현하기 위해 초소형위성 기술을 사업화하는 연구개발 과제는 예산이 부족해 일몰될 예정이다.
19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스페이스이노베이션 사업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종료된다. 2022년 5월 시작된 스페이스이노베이션 사업은 국내 중소‧벤처기업이 세계 우주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통신이나 영상 활용 같은 초소형위성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사업화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소형군집 위성으로 실시간 지구관측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맥사와 플래닛랩스, 합성개구레이더(SAR) 군집위성으로 지구 관측 영상 혁명을 일으킨 핀란드의 아이스아이 같은 기업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페이스이노베이션 사업은 지난해까지 총 8개 기업을 대상으로 1단계 사업을 수행했다. 올해는 국내 인공위성 기업인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와 루미르, 솔탑, 한컴인스페이스 총 4개 기업을 선정해 2단계 사업에 착수했다. 이들 기업은 초소형위성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2025년 발사를 목표로 했다.
스페이스이노베이션 사업의 2단계인 올해 예산은 애초 9억4000만원으로 계획됐지만, 무려 81.3% 삭감된 1억7500만원으로 조정됐다. 초소형위성 발사 후 2년 동안 운용이 예정된 3단계 사업은 원래 예산 20억원에서 모두 사라졌다. 사실상 위성을 개발하더라도 발사와 발사 후 운용이 불가능한 셈이다.
한 우주 기업 관계자는 “사실상 더 진행되지 못하는 사업이 생기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에서 우주 관련 R&D 예산은 지키겠다고 했지만, 정작 규모가 작은 우주 기업들이 참여하는 과제는 많이 깎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페이스이노베이션 외에도 우주 기업들을 지원하는 사업들의 예산이 줄줄이 삭감됐다. 국가 우주기술의 스핀오프를 목표로 하는 ‘우주개발 기반조성·성과확산 사업’은 94억원에서 78% 줄어든 20억원으로, 재사용 발사체처럼 우주 분야 미래선도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스페이스챌린지’는 138억원에서 68.8% 깎여 43억원으로 예산이 결정됐다. 소형발사체개발역량지원사업도 57억원에서 26억원으로 54.4%의 예산이 삭감됐다. 이 사업들은 스페이스이노베이션처럼 일몰까지는 아니지만, 예산이 대폭 줄어 기업들이 연구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우주 기업 관계자는 “정부 사업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던 기술의 예산이 줄어들면서 자체 재원을 더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부에 완전히 의존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개발이 더 필요한 국내 우주 기업에 정부 지원이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한국이 아직 뉴스페이스 생태계가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이 끊길 경우, 국가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우주기술은 한국이 후발주자인 만큼 도전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한데, R&D 예산 삭감으로 직격탄을 맞아 뒤처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우주 산업 경쟁력 저하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우주기술 분야에서 앞선 국가들과의 협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우주 분야 대학교수는 “전체적으로 R&D 예산이 줄어들다 보니 큰 사업보다는 규모가 작은 우주 기업 지원 과제들을 우선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를 다른 나라들은 빨리 시작해 한국은 이미 뒤처졌는데, 국내 우주 기업들이 제대로 지원받지 못하면 앞으로 사업 추진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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