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해서 수중 핵어뢰 해일-5 실험…“수중 핵무기체계 중요시험 진행”

정충신 기자 2024. 1. 19.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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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국방성 대변인 “北동해 수역에서 개발 중인 ‘해일-5-23’ 시험”
북한 “한미일 연합해상훈련 반발”
북한이 지난해 4월 4∼7일 수중전략무기체계 폭파시험에 성공했다며 공개한 이른바 수중핵어뢰인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2. 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이 한국과 미국, 일본이 지난 15일부터 제주 공해상에서 사흘간 진행한 역대 최대 규모 한미일 연합해상훈련에 반발해 수중 핵무기 체계를 시험했다고 19일 주장했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 ‘무모한 군사적 대결 광기를 절대로 묵인하지 않을 것이다’에서 한미일의 해상 훈련을 "국가의 안전을 심중히 위협하는 행위"로 규정하며 이같이 밝혔다.

대변인은 "국방과학원 수중무기체계연구소가 개발 중인 수중 핵무기 체계 ‘해일-5-23’의 중요 시험을 조선 동해 수역에서 진행했다"고 밝혔다. 다만, 시험 시점과 결과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우리 군대의 수중 핵 대응태세는 보다 완비되고 있다"며 "미국과 동맹국 해군의 군사적 적대행위들을 억제하기 위한 해상 및 해저에서의 대응 행동은 마땅히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해 이른바 ‘수중핵어뢰’로 알려진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의 폭파시험인 수중전략무기체계 시험을 지난해 4월 4~7일 진행했다고 다음날 보도했다. 북한이 지난해 3월부터 4월 초까지 세 차례 수중기폭 실험을 했다고 공개한 수중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의 ‘사명’은 작전 수역으로 은밀히 잠행해 수중폭발로 초강력 방사능 해일을 일으켜 적의 주요 군사항구를 파괴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비밀병기’라고 주장했다.‘사명’으로 표현한 것은 앞으로 그러한 위력을 갖추도록 개발하겠다는 뜻도 내포한 것이다.

지난해 3월 21~23일, 25~27일에 이어 4월 4~7일 등 세 차례 실험했다며 반잠수 또는 수면 조금 아래서 기동하는 ‘해일’의 실물과 기폭 장면 사진을 나란히 공개했다.

국내외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개한 실물과 기폭 사진을 근거로 폭발 위력은 아직 ‘버블제트’(Bubble Jet)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수중에서 폭약이 터지면서 수면 위로 물기둥이 솟구치는 현상을 말한다. 다만, 북한이 핵어뢰 해일에 실제 ‘전술핵탄두’를 넣은 후 수중 폭발시킨다면 위력은 달라질 수 있지만, 공개된 실물 크기로 볼 때 전술핵탄두를 탑재한다고 해도 ‘초강력 방사능 해일’을 일으킬 수준은 못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214급(1800t급) 잠수함 1번함 손원일함의 초대 함장을 지낸 최일(예비역 해군대령) 잠수함연구소장은 "북한의 의도대로 초강력 해일을 일으켜 주요항구를 파괴하려면 정확한 폭발 위치로 보낼 수 있는 능력과 충분한 파괴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현재로서는 두 가지 모두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해 7월 28일 오후 3시부터 전날 밤에 열린 ‘전승절’(6ㆍ25전쟁 정전협정체결일) 70주년 열병식을 녹화 방영했다. 중앙TV는 “무자비한 징벌의 ‘해일’로 가증스러운 침략선들을 모조리 수장해버릴 공화국 핵전투무력의 중요한 초강력 절대병기”라고 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최 소장은 북한이 공개한 수중기폭 사진은 "버블제트 수준"이라며 "폭발 에너지가 수면 위로 분산되는 위력으로는 해일을 일으킬 수 없다"고 말했다.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도 지난해 4월 8일 미국의소리(VOA)와의 대담에서 북한 해일은 "10kt(킬로톤·1kt는 TNT 1000t 폭발력) 정도의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해일이나 방사능 해일을 일으키진 못할 것"이라며 "방사능에 오염된 바닷물로 목표물을 적시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북한의 해일-2는 ‘어뢰’ 수준에 불과하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했다. 최 소장은 "연이은 3차례 시험은 북한의 핵어뢰가 아직도 시험단계임을 말해준다"고 분석했다. 반 밴 디펜 전 수석부차관보도 "해일은 소형 핵탄두를 장착한 더 커진 어뢰 형태"라며 "해일에 장착할 크기의 핵무기는 수중 폭발 시 물이 폭발력을 대부분 흡수하기 때문에 그리 파괴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해일-2보다 진전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일-5-23’의 중요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힘에 따라 위력이 어느 정도에 이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지난 15∼17일 해상훈련을 하면서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수중 위협 등에 대한 한미일의 억제·대응능력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훈련에는 우리 해군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 등 2척, 미국 해군 제1항모강습단 소속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 등 5척, 일본 해상자위대 이지스구축함 콩고함 등 2척 등 총 9척이 참여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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