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 암 사망률 1위 ‘간암’… 조기발견이 필수

임태균 기자 2024. 1. 1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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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C형간염, 알코올이 주요 원인…간암 80%에서 간경변증 선행
위험요소 있다면 정기검사 필수…초기 간암, 간이식 가장 효과적

간은 우리 몸의 기본 기능을 유지하고 외부의 해로운 물질로부터 생명을 지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위장에서 흡수된 음식물을 몸이 필요로 하는 물질로 가공해 온몸의 세포로 운반하고, 알코올‧타르 등 몸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외부물질을 해독하는 기능도 담당한다. 몸의 면역 기능이 원활해지도록 돕는 것도 간의 몫이다.

그러나 간은 바이러스‧술‧지방‧약물 등의 공격을 지속적으로 받아 전체의 약 70~80%가 파괴돼도 위험신호가 애매한 경우가 많다. 간에 신경세포가 매우 적어 염증이나 암이 발생해도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간이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간암은 매우 위험한 암이다. 40~50대 암 사망률 1위로,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5년 상대생존율이 40%에도 미치지 못한다. 간암의 원인과 대처법, 조기 발견을 위해 꼭 알아야 할 점을 살펴본다.   

이미지투데이

◆간암의 주된 위험요인은?=흔히 간암의 원인으로 음주를 떠올린다. 그러나 B형이나 C형 바이러스성 간염으로 촉발된 ‘만성간염’과 그 합병증인 ‘간경변증’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대한간암학회와 국립암센터가 발간한 ‘2022년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간암의 주된 원인은 ▲B형간염 1위 ▲C형간염 2위 ▲알코올 3위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지방간이나 자가면역성 간염 등도 간암의 위험요인이다.

특히 만성적인 염증으로 정상적인 간 조직이 딱딱하게 굳은 상태를 뜻하는 ‘간경변증’은 간암 발생에 큰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선행질환이다. 간암 환자의 80%에서 간경변증이 선행하고, 간경변증을 앓는 경우 간암 발생률이 현저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순우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이 바이러스나 음주 혹은 독성물질 등 다양한 원인으로 손상되는 상황이 반복되면 간세포의 종양억제유전자가 힘을 잃는 반면, 종양유발유전자가 활성화되면서 간암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상을 느꼈을 땐 이미 늦었다?…위험요소 있다면 정기검사 필수=간암은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예후가 좋지 않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간암은 초기에 발견하기 어려운 암이다. 윗배에 통증이 있거나 덩어리가 만져질 때, 황달이나 심한 피로감 혹은 배에 복수가 차는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암이 커지면서 간을 둘러싼 피막을 침범한 후에야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다만 간암의 거의 확실한 선행질환으로 분류되는 ▲만성 B형간염 ▲만성 C형간염 ▲간경변증 등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에서 주로 발생한다. 이 때문에 이러한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다면 정기적으로 선별검사를 받는 게 예방을 위해 필수적이다.

남순우 교수는 “간염이나 간경변증이 있는 환자는 6개월 간격으로 간암종양지표(AFP)와 초음파 검사를 시행해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초음파로 간 내부에 새로운 병변이 생겼는지 확인하고 종양지표가 정상으로 유지되는지 주기적으로 살펴야 안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초기 간암은 ‘간이식’이 가장 효과적=초기 간암 치료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간이식이다. 간이식은 간암을 포함해 기저의 간경변증까지 완전히 제거하고 건강한 간을 이식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이며 우수한 장기생존율을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다만 기증자의 부족으로 국내에서는 건강한 기증자(가족 등)의 간 일부를 수혜자에게 이식해주는 ‘생체간이식’이 주로 이뤄지고 있다.

또 간암은 아주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쉽지 않고 대부분 초기 상태를 벗어난 이후에 발견되기 때문에 현재는 간동맥화학색전술(TACE)을 가장 많이 진행한다. TACE는 허벅지 혈관(대퇴동맥)을 통해 간 동맥으로 기다란 관 형태인 의료기기 ‘카테터’를 넣어 악성종양에 항암제 등을 직접 주입하는 시술이다.

남순우 교수는 “방사선 치료도 고려해 볼 수 있는데 전체 간에 시술하는 것보다는 작은 부위, 이를테면 혈관이 막힌 부위 등에 방사선을 조사할 때가 많다”며 “최근에는 맞춤형 면역치료 요법이 개발 중으로 향후 면역치료가 중요한 치료법의 하나로 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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