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 기획] LCK 게임단, LCK에 변화 요구...타이밍 적절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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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단들이 17일 '지속 가능한 LCK를 위한 공동 입장문'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요구한 건 ▲LCK 전담 인력에 대한 투자 확대와 커미셔너의 신임권 공유, ▲매출 배분을 포함한 리그 사업 구조의 합리적 개선, ▲타 프로 스포츠 대비 현저히 적은 LCK 연간 경기 수 문제 해결, ▲훈련 환경 개선을 위한 게임 내 기능상 문제점 해결, ▲LOL IP와 연계된 확장성 있는 사업 모델 기획 및 실행 등 총 5가지다.
그들은 LCK가 '데프트' 김혁규(kt 롤스터), '페이커' 이상혁(T1) 등 글로벌 스타가 활약하며 LoL 월드 챔피언십 2년 연속 우승,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해 대중적인 인기와 리그 시청자 수 역시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리그 매출은 감소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고 있다고 주장했다.
LCK 게임단들은 LCK가 한국 프로 스포츠 중 하나인 프로야구에 비해 가입비 역시 높게 측정됐다고 보도됐으며 야구에 비해 팀별 연간 경기 수는 1/4(LCK 36경기, 프로야구 144경기)에 불과하며 중계권료와 공동 사업 매출을 포함한 연간 리그 매출 배분액은 1/10 이하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게임단들은 예시로 2020년 LCK 프랜차이즈 출범 이후 10개 게임단의 누적 적자는 약 1,000억 원 이상이지만 LCK로부터 3년 동안 받은 리그 분배금은 팀당 약 8억 원에 불과하다는 자료도 폭로했다.
LCK 측은 LCK 스프링 개막 당일 LCK 게임단들의 요구사항 보도자료에 당황한 눈치가 역력했다. 미디어들의 확인 요청에 "확인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개막 당일 현장을 찾은 관계자들 사이서는 게임단들이 단체 행동을 할 정도라면 과연 LCK가 게임단과 회의 때 제대로 논의를 한 게 맞는지 의아해했다.
보도자료 중 '특정 기명으로 송부했을 때의 예상되는 어려움이 커, 공용 메일로 보도자료 송부드리게 된 점 깊은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문구도 문제였다. 게임단들은 기자의 확인 전화에 리그로부터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후속 취재 요청을 메일로만 가능하다고 했다.
게임단들이 이런 반응을 보인 건 LCK에 들어올 때 작성한 계약서에 '비밀 유지조항'이 있었을 거로 추정된다. 익명의 창구를 활용한 게임단의 반응을 뒤로한 채 T1 CEO 조 마쉬는 자신의 SNS에 "T1은 다른 9개 게임단에 이번 성명서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며 "우리는 라이엇과 성명서가 아닌 직접 이야기하는 걸 원했다"라고 적은 뒤 SNS을 폐쇄했다.
팬들의 반응도 사나웠다. 보도자료 내용이 전해지자 LCK가 프랜차이즈 가입비로 1,000억 원이 넘는 돈을 받으면서 게임단들에 1년에 주는 돈이 고작 8억 원이라는 이야기에 LCK를 비난했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에 따르면 LCK가 지난 2020년 프랜차이즈를 설명할 때 게임단들에 설명한 리그 분배금은 2021년 12억 4천만 원부터 시작해서 지난해는 15억 4천만 원이었다고 한다. 지금 게임단들이 받는 돈이 8억인 걸 고려했을 때 금액은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관계자들은 기자에게 게임단들의 이런 반응이 이해는 하지만, 굳이 좋지 않은 타이밍에 발표를 했어야 했는지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첫 번째 이유는 발표 시기였다. LCK 게임단들은 입장 발표를 LCK 스프링 개막 3시간 전인 오후 2시쯤에 각 언론사로 보도자료를 송고했다. 급하게 입장을 발표하면서 이슈는 개막 경기에 묻히고 말았다.
두 번째 이유는 LCK가 스프링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발표한 대면 팬미팅 금지가 팬들에게 심한 반발을 일으킨 상태였기 때문이다. LCK가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20년간 한국 e스포츠의 팬 문화였던 대면 팬 미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는데 이 건은 LCK 독단 행동이 아닌 10개 게임단과의 논의 끝에 나온 내용이었다.
LCK는 "안타깝게도 경기 종료 후 롤파크에서 진행되던 대면 팬 미팅은 2024시즌부터 잠정 중단된다"며 "LCK 10개 팀과 논의한 결과, 선수들과 팬들이 서로 안전하고 쾌적하게 팬 미팅을 할 수 있을 만큼 넓은 공간이 부재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라고 말했다.
세 번째 이유는 롤파크 티켓 인상이었다. LCK는 스프링 시즌서 티켓값을 평일 2만 1천 원, 주말은 2만 6천 원(온라인 수수료 천 원 포함)으로 올렸는데 지난해보다 33%, 25%를 인상했다.
가뜩이나 팬 미팅이 사라졌고 LCK 티켓 가격이 하늘의 별 따기인 상황서 티켓 가격까지 올렸다는 소식을 들은 팬들의 비난은 극에 달했다. 17일 개막전은 문제없이 조용히 지나갔지만 나중에라도 팬들이 트럭 시위 등 집단행동을 할 가능성이 크다.
LCK 게임단들이 스프링 개막전서 쏘아 올린 공은 LCK 유한회사로 향했다. LCK 유한회사는 입장문을 확인한 뒤 소통에 나서겠다고 했다. 해외서도 LCK 게임단의 입장문이 번역돼 퍼지면서 이 사안은 국내가 아닌 전 세계 LoL e스포츠의 최대 이슈가 됐다.
과연 이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년간 계속된 문제점이 한 번에 터진 것이며 LCK와 LCK 게임단의 대결 구도이기에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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