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려나간 강성희 논란에 뭉치는 야권···“바이든-날리면 2탄”
“도민을 끌어낸 것과 마찬가지”…‘정권 심판’ 결집 분위기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진보당 강성희 의원(전북 전주을)이 18일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에서 대통령경호처 경호원들에 의해 끌려 나간 것을 두고 진보당은 물론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신당 등 야권에서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민주당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영상을 함께 시청하며 대통령실의 '과잉 경호' '심기 경호'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재명 대표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왕정 국가로 회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통령에게 (국정기조를 바꾸라는) 이런 말도 못하나. 대통령이 왕인가"라며 윤 대통령을 향해 "(대선) TV토론 때 (손바닥에) 왕(王)자를 쓰더니 진짜 왕이 됐다고 생각하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경호가 발동된 건 이미 대통령과 악수를 끝마치고 몇 발자국 멀리 걸어 나간 이후였다"며 "윤 대통령은 국회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끌려 나가는 것을 뻔히 눈으로 보며 용인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국회 운영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이 운영위에 나와 당시 상황과 대처 이유를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정의당 김희서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심각하고 엄중한 일로, 과거 독재 정권에서도 대낮에 국민의 대표를 이렇게 막 대하는 경우는 없었다"며 "윤 대통령이 국민의 입을 틀어막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정중한 사과와 경호실 책임자 문책을 촉구했다.
제3지대 신당에서도 앞다퉈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민주당 '원칙과상식' 3인방이 탈당해 꾸린 미래대연합 박원석 수석대변인은 전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의원의 직언을 듣고 싶지 않다고 범죄자 다루듯 입을 막고 끌고 나간 것은 독재정권 시절에도 보기 힘들던 무도한 폭력"이라고 직격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 역시 같은 날 SNS에 "아무리 목청이 커도 목소리로 사람을 해할 수는 없다. 입을 막은 것은 실체적 위협에서 대통령을 지키는 목적보다 대통령 귀에 소리가 들리지 않게 하려는 '심기 경호'의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2013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연설을 방해한 청년을 내쫓지 말라고 한 영상을 반례로 공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과거 우리는 과도한 경호에 익숙해진 지도자들이 걷던 길과 그들이 무너지는 모습을 경험했다"며 "진보당을 키우는 보수대통령"이라고 비꼬았다.
전날 강성희 의원은 전북 전주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 참석한 윤 대통령을 향해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민들이 불행해진다"고 외치다 대통령 경호원들에 의해 입이 틀어 막히고 사지가 들려 나갔다.
논란이 거세지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강 의원이 대통령의 악수한 손을 놓아주지 않고서 본인 쪽으로 당긴 데다, 대통령이 지나간 뒤에도 고성을 지르며 행사를 방해했다며 "경호상 위해행위라고 판단할만한 상황이어서 퇴장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강 의원은 물론 야권에선 당시 영상을 봤을 때 강 의원이 손을 안 놓아주거나 길을 막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며 '거짓'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전북 정치권을 중심으로 "강 의원을 끌어낸 건 도민을 끌어낸 것과 마찬가지"라며 결집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중앙에서도 야권을 중심으로 이번 사건을 발판 삼아 총선 앞 '정권 심판론'으로 더욱 똘똘 뭉쳐야 한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강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대통령과 제가 손을 잡은 것은 잠깐에 불과하다. '손을 잡아서 힘을 줬다, 내 쪽으로 대통령을 끌어당겼다' 이런 얘기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실에서 (이 사건을) '바이든 날리면 2탄'을 만들고 싶은 건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사건 이후 대통령실로부터 어떤 연락도 없었다며 윤 대통령의 사과와 경호처 문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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