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 "반려견 키우면 치매 위험 확 줄어든다"···정말 그럴까 [셀럽의 헬스]
방송인 이경규(63)가 자신은 치매에 걸릴 위험이 적다면서 그 이유로 반려견을 6마리나 기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15일 KBS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씨는 함께 나온 반려견훈련사 강형욱(38)과 반려견에 관해 담소를 나눴다. 이씨는 “반려견을 키우면 노인의 치매 위험이 40%나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며 “저는 집에 반려견이 6마리나 있잖아요. 그래서 치매에 걸릴 이유가 없어요”라고 강조했다.
이씨가 말한 것처럼 개를 키우는 고령자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40% 낮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해 발표됐다. 개와 함께 산책을 하거나 다른 견주와 사회적 교류를 나누는 것 등이 치매 발병 억제에 도움을 준다는 분석이다.
일본 도쿄건강장수의료센터 후지와라 요시노리 소장 연구진은 도쿄도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남녀 1만1194명을 2016년부터 4년간 추적 조사해 동물 사육과 치매의 관련성을 연구했다. 노인들의 평균 나이는 74.2세였으며, 여성이 51.5%를 차지했다. 처음에 참가자에게 반려동물을 키우는지, 운동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하는지 조사했다. 그리고 4년 뒤 참가자들의 치매 발병 여부를 포함한 건강 상태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개를 키우는 것과 치매 발병 사이의 명확한 연관성을 밝혀낸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 결과 개나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 고령자의 치매 발병 확률을 1로 상정했을 경우 개를 키우는 사람의 발병률은 0.6으로 나타났다.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40%나 낮았다는 것이다. 반면 고양이를 키우는 경우는 0.98로 키우지 않는 사람과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고령자들이 개를 키우면서 운동이나 사회적 교류의 기회가 늘어난 것이 치매 발병 가능성을 낮췄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개를 기르지 않고 운동 습관도 없는 사람의 치매 발병 확률을 1로 했을 경우 개를 기르면서 산책 등 정기적인 운동 습관을 지닌 사람의 발병률은 0.37로 크게 낮았다. 반면 개를 기르고 있어도 운동 습관이 없는 사람은 치매 발병률은 0.89로 개를 기르지 않는 사람에 비해 조금 낮은 수준에 그쳤다.
연구진으로 참여한 다니구치 유 국립환경연구소 주임연구원은 "고양이와 새 등 동물과 함께 하는 것은 인간에게 다양한 좋은 영향을 미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특히 함께 산책할 수 있는 개의 특성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며 “노인은 개를 산책시키면서 몸을 움직이고 다른 사람들과 사회적 관계도 맺는다. 운동을 하고 사회적 고립을 피하는 것은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추는 두 가지 핵심 요인”이라고 NHK에 설명했다. 이런 연구 결과는 지난해 10월 국제과학지 '프리벤티브 메디신 리포트(Preventive Medicine Reports)'에 실렸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5000만 명의 치매 환자가 있으며 매년 약 1000만 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한다. 연구에 따르면 인구 고령화로 인해 전 세계 치매 환자가 2050년까지 거의 3배 증가해 1억 5200만 명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려견의 건강상 이점은 또 있다. 다니구치 박사 연구진은 2022년 ‘플로스 원’에 반려견이 노인의 노쇠와 인지 기능 저하, 장애 발병을 늦추며 사망률도 줄인다고 밝혔다.
당시 3년 반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조사 집단의 17.1%가 장애를 겪었고 5.2%가 사망했다. 연구진은 개를 기른 적이 없는 사람의 발병 확률을 1로 볼 때 개를 기르는 노인의 발병 확률은 0.54에 그쳤다고 밝혔다. 반려견 덕분에 발병 위험이 절반 정도 줄어드는 것이다.
아울러 반려견을 기르면 혈압을 낮추고 심혈관계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가 늘어나고 있다. 2004년 미국 미주리대의 연구는 개를 쓰다듬은 지 15~30분만에 사람의 혈압이 10% 낮아졌음을 보여주었다. 개가 혈압에 미치는 일반적인 이점에 대해 미 하버드대 전문가들이 덧붙인 바에 의하면 개를 키우는 사람들은 키우지 않는 사람보다 혈압이 더 낮다는 몇몇 연구 결과가 있다. 이는 반려동물이 그들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운동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또 개를 기른 시간이 길고 많이 놀아줄수록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견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 덕분에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심장에 무리가 덜 가기 때문이다. 또 개와 함께 하는 산책도 규칙적인 운동이 된다고 중국 난징대의대 부속병원 연구진이 규명한 바 있다.
다만 알레르기와 감염 위험에는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개털, 침, 비듬 등에 반응한다. 또 동물 털에 묻어 온 꽃가루와 같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실내로 들어와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유아기에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면 알레르기가 생길 가능성이 낮지만 성인기 처음 반려동물을 기르면 더 민감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개와 함께 침대를 쓰게 되면 변이나 털, 반려견이 핥는 행위 등이 질병이나 기생충을 옮길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이 유해한 박테리아, 바이러스, 기생충을 침실로 옮겨올 수 있어 함께 사는 가족들은 동물매개 감염질병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려면 침구를 주기적으로 세탁하고 반려동물이 얼굴을 핥거나 하는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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