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도 포기한 中 축구…관영매체까지 '아시아 삼류'
관영매체 "8강 진출은 희망고문…조별리그 마치면 짐 쌀듯"
시진핑도 쓴소리한 중국 축구…만연한 부패가 실력 갉아먹어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카타르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졸전을 거듭하자 이례적으로 중국 관영매체가 자국팀을 '아시아 삼류'라며 강하게 비판해 눈길을 끌고 있다.
얼마전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자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실력에 대한 확신이 없다며 쓴소리를 한 바 있는데, 중국 축구에 대한 이런 비관적인 시선은 축구계에 만연한 부정.부패가 그 원인으로 보인다.
관영매체 후베이일보 산하 극목신문과 남방일보 등은 지난 17일 치러진 중국과 레바논 대표팀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2차전이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고 전하며 "8강 진출 목표 달성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국 대표팀은 지난 13일 치러진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아시안컵에 처음 출전한 타지키스탄을 상대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무승부로 시합을 마쳐 현재 '2무'를 기록하고 있다.
3차전 상대는 주최국이자 지난 대회 우승국인 카타르로 객관적인 전력상 중국보다 한수위로 평가돼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 카타르가 이미 2승을 따내 16강 진출을 확정지어 중국전에서 컨디션 조절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다.
이에 중국 매체들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0위권 밖인 약체팀들과 경기에서 잇달아 비긴 것은 중국이 '아시아 삼류' 팀으로 전락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중국이 운이 좋아 조별리그를 통과해 토너먼트에 진출하더라도 다른 조 1위 팀과 상대하게 될 것"이라며 "아직도 중국이 8강에 진출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갖고 있느냐"고 오히려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8강 진출은 중국 팬에 대한 희망 고문일 뿐 중국 팀은 조별리그를 마치자마자 짐을 쌀 가능성이 크다"고 단언했다.
중국은 각종 스포츠와 문화 행사를 애국심 고취에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관영매체가 오히려 자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강하게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앞서, 시진핑 국가주석도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자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관련해 쓴소리를 한 일화가 알려진바 있다.
시 주석은 당시 행사장에서 세타 타위신 타이 총리와 마주쳤는데 세타 총리가 전날 열린 2026년 월드컵 예선에서 타이 대표팀을 이긴 사실을 전하자 시 주석은 "정말이냐"고 되물은 뒤 "그런데 내 생각에는 요행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나는)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 수준에 확신이 없다"고 말했다.
축구광으로 알려진 시 주석은 자국 축구 대표팀을 2050년까지 세계 최강 수준으로 육성하는 이른바 '축구 굴기'를 추진하면서 그동안 축구계에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중국 축구계는 만연한 승부조작과 뇌물수수, 그리고 매관매직 등 부정.부패 행위가 드러나 사정 당국의 대대적인 조사가 벌어지고 있다.
중국 안팎에서는 이런 부정.부패 행위가 국가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중국 축구계의 발전을 가로막고 선수들의 실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영방송인 중국중앙(CC)TV가 최근 방영한 축구계 부정·부패 관련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1월 체포된 리톄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대표팀 감독이 되기 위해 뇌물을 상납했고, 감독이 된 뒤에는 다시 뇌물을 받고 실력 미달의 선수를 대표팀으로 발탁했다.
그밖에도 승부조작을 위해 상대팀 선수와 코치는 물론, 심판도 매수하는 등 축구계 비리가 일부에 국한되지 않고 광범위하게 퍼진 사실이 드러나며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중국 프로축구 구단에서 뛰다가 지난해 5월 '뇌물수수' 혐의로 중국 공안에 긴급 체포된 전 국가대표 손준호 선수는 8개월여가 지난 현지까지도 구속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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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CBS노컷뉴스 임진수 특파원 jsl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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