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현의 인생 게임 그 후, 그는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다…“마지막 3점슛이 계속 맴도네요” [MK인터뷰]
“연장까지 갔으면 이겼을 것 같은데…. 마지막 3점슛이 계속 맴도네요.”
서울 SK의 오재현은 지난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4라운드 홈 경기에서 3점슛 4개 포함 36점 4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 말 그대로 인생 경기를 펼쳤다.
오재현은 현대모비스전에서 프로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득점(36점), 최다 필드골 성공(11회), 최다 2점슛 성공(7회), 최다 자유투 성공(10회)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오재현은 웃을 수 없었다. SK가 현대모비스에 94-97로 패한 것. 경기 종료 후 모든 힘을 쏟아낸 그는 코트 바닥에 쓰러지듯 누웠다.
오재현은 MK스포츠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가 졌다는 사실에 너무 아쉬웠고 지금도 아쉽다. 이미 주축 선수들이 많이 빠진 상황이었고 (안)영준이 형도 없었던 만큼 잡을 수 있는 게임은 무조건 잡고 가자는 생각뿐이었다. 현대모비스전은 우리가 잡을 수 있는 게임이었기에 졌다는 것에 더 속상했다”고 이야기했다.
오재현은 현대모비스전에서 ‘핫 핸드’를 자랑했다. 특히 추격전이 뜨거웠던 후반에만 무려 21점을 집중했다. 특히 경기 종료 47초 전부터 시작된 연속 7점은 현대모비스를 두려움에 떨게 했다.
94-97, 3점차로 밀린 SK. 6초를 남긴 상황에서 마지막 공격권을 가진 선수는 자밀 워니가 아닌 오재현이었다. 천하의 워니가 그에게 마지막 슈팅을 원했고 그렇게 동점을 향한 3점슛을 던질 수 있었다. 다만 운명의 여신은 마지막 순간 외면했다.
오재현은 “마지막 3점슛이 가장 후회로 남는다. 내가 던지고 싶었고 마무리하고 싶었다. 연장까지 갔으면 이겼을 것 같은데…. 마지막 3점슛이 계속 맴돌았다”며 “워니도 내가 던지기를 원했다. 그래서 자신 있게 던질 수 있었다. 근데 점프가 안 되더라(웃음). 자기 전까지도 계속 생각이 났다”고 밝혔다.
오재현이 가지고 있었던 징크스 아닌 징크스도 깨졌다. 2020-21시즌 데뷔 후 3개 이상의 3점슛을 기록한 날에는 무조건 SK가 승리하는 공식이 현대모비스전에서 무너진 것. 실제로 그는 3개 이상의 3점슛을 기록한 12경기에서 모두 승리했고 13번째 경기였던 현대모비스전에서 처음 패했다.
오재현은 “이 공식을 계속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웃음). 그래서인지 3개째 들어갔을 때 더 이기고 싶었다. 기록이 깨지기는 했지만 후회는 없다. 사실 부담감도 있었다”며 “3점슛 콘테스트 이후 슈팅에 대한 자신감이 더 생겼다. 그동안 증명할 기회가 없었다. 그래도 3점슛 콘테스트 때 어느 정도 증명하면서 경기 때 더 자신감이 생겼다”고 바라봤다.
오재현은 “지난 시즌에는 기회가 와도 망설일 때가 많았다. 이제는 들어가지 않아도 계속 시도한다는 마음으로 나서고 있다. 찬스가 왔을 때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 평가가 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SK 입장에서 오재현은 복덩이와 같다. 김선형의 올 시즌 컨디션 및 퍼포먼스가 예전에 비해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오재현이 공격과 수비에서 대단히 활약해주고 있어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KBL 최고의 수비력은 물론 공격력까지 더해지면서 점점 완성형이 되어가고 있다. 김선형의 다음을 생각해야 할 SK에 있어 오재현은 당연히 복덩이다.
오재현은 “수비만큼은 내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누구든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 그리고 생각이 있다. 시즌을 치르면서 수비의 길도 점점 잘 보인다. 다른 부분도 조금씩 스텝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가드 수비에 있어선 가장 자신 있다. 어떤 가드를 막더라도 전혀 부담 없다”고 자신했다.
오재현은 “섣부른 생각일 수 있지만 상에 대한 생각을 아예 안 하고 있는 건 아니다. 기량발전상은 그만큼 성장했음을 증명하는 상이지 않나. 그 상을 받을 수 있다면 성공한 시즌이 아닐까 생각한다. 최우수수비상도 신인 시절부터 꾸준히 받고 싶다고 생각해왔다. 수비 5걸이 폐지돼 아쉽지만 최우수수비상은 욕심이 난다”고 답했다.
한편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필요한 대한민국 농구대표팀에 있어서도 오재현은 매우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탄탄한 수비를 기반으로 한 가드는 국제 경쟁력을 의심하기 힘들다. 더불어 오재현이 올 시즌 보여주고 있는 공격력이라면 안준호 체제에 합류할 자격이 충분하다.
오재현은 “국가대표가 될 기회가 온다면 당연히 잡고 싶다.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 그렇게 되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며 “(김)선형이 형과 많이 맞춰본 만큼 다양한 롤을 소화할 자신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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