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크리처’ 최영준 “57㎏까지 15㎏ 이상 감량, 8일간 안 먹어”[EN:인터뷰①]

박수인 2024. 1. 19.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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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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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수인 기자]

배우 최영준이 '경성크리처' 가토 중좌를 연기하기 위한 노력을 언급했다.

최영준은 1월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극본 강은경 / 연출 정동윤) 시즌1 종영 인터뷰에서 '괴물보다 더 괴물'이라 불리는 가토 중좌를 소화하기까지 과정을 밝혔다.

'경성크리처'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최영준은 극 중 경성의 괴물을 탄생시킨 장본인 가토 중좌로 열연했다.

처음부터 가토 역으로 제안을 받았다는 최영준은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진짜 재밌었다. '김사부' 때부터 작가님 대사를 재밌어했다. 글이 좋았다. (상상했을 때) 그림도 잘 들어오는 편이었다. 저를 왜 가토 역으로 부른 건지 여쭤봤는데 착해보이기도 하고 나빠보이기도 하고가 컸다고 하더라.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 잘 모르겠다는 얘기가 컸다"고 말했다.

역할을 위해 57kg까지 15kg 이상 감량하기도 했다고. 최영준은 "물리적으로 살을 너무 많이 뺐다. 57kg으로 10개월을 살았다. (거의 안 먹다가) 촬영하는 날 조금 먹었다. '우리들의 블루스' 촬영하고 서울 오자마자 다음날인다 다다음날 '경성크리처' 첫 촬영을 하게 됐는데 그때는 72kg 정도였다. 그때는 오히려 증량을 했을 때니까. 감독님이 첫 편집 보시고 설 명절에 연락을 주셨더라. '너무 많이 부하다. 생각한 이미지가 아닌 것 같다'고 하셨다. 명절에 전화할 정도면 급한 거구나 해서 그날로 꼬박 8일을 안 먹었다. 원래 살을 뺄 때 디톡스 하려고 2, 3일 정도는 아예 안 먹는다. 8일 굶으니까 쭉쭉 빠지더라"고 털어놨다.

'괴물보다 더 괴물'인 가토 역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었다고. 최영준은 "악역이고 가토를 악역이라고 설명을 안해주셨다. 자기 일에 미쳐있는 사람이고 그래서 발생되는 것들로 인해 사람들에게 피해될 뿐이지 (나쁜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했다. 나쁜 짓을 하려고 하는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시대적인 얘기들도 상관이 없었던 게, 가토는 체제랑 상관없는 사람이라 생각했고 그렇게 연기하려 했다. 그래서 그런 부담은 없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모든 대사를 일본어로 연기해야 되는 어려움은 컸다. 최영준은 "쉽게 접하는 말들은 쉬워서 얕잡아봤는데 진짜 어렵더라. 고어가 남아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원주민 같은 어려운 발음들이 남아있더라. 옛날에 쓰던 말이 왔구나 하는 발음들이 있었다. (극의 배경이) 교토 중심이라서 교토 사투리를 하려고 했는데 교토 사투리는 부산 사투리 같은 느낌이라서 글로벌하게 나갔을 때 웃길 수 있다 해서 수현(마에다 역) 씨만 옛날 교토 사투리를 썼다. 저는 '우리들의 블루스' 촬영하면서 줌으로 일본어 수업하고 그랬다. 말을 배웠다기보다는 대사를 익히는 발음 같은 걸 많이 연습했다. 한 번은 제주도에서 6부까지 대본을 받아놓고 줌으로 수업을 할 때였다. 분명히 들린대로 말했다고 생각했는데 (선생님의) 지적이 반복되니까 지치더라. '죄송한데 지금 정신이 없어서 한 바퀴 뛰고 오겠다' 해서 한 30분 쉬고 다시 수업하고 한 적은 있다. 처음에 말이 진짜 어려웠다. 그때는 '다시는 외국어 연기는 안 해야지' 했다. 처음에는 (이 정도로 힘들 줄) 상상도 못했다. 감독님이 '다른 일본인들은 한국말도 할 거다' 했는데 '작가님이 가토는 안 된대요' 하시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다시는 외국어 연기 안 해야지' 다짐했다던 최영준은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경성크리처' 하고 있는 중인가 후에 첫 영화가 들어왔다. 초반 대본을 보고 오케이를 했다. 그런데 영어를 스피치하는 장면이 있더라. 기억상실증 환자도 아니고 힘들다면서도 또 하는구나 싶더라. 영어 연기가 있다는 건 알았는데 '(영어로)'라는 지문으로만 돼있고 한글로 적혀 있으니까 알면서도 속는 거다. 영어로 써있는 게 아니니까. 어릴 때부터 영어 자체를 좋아해서 재밌긴 했다. 일본어보다는 고생스럽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쉽게 파악할 수 없었던 정동윤 감독의 디렉션을 전하기도. 최영준은 "감독님이 하라는 걸 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저도 가토를 잘 모르겠고 감독도 중요하다고 해서 서로 얘기를 많이 나눴는데 뾰족하게 답은 없었다. 6부 찍기 전 채옥(한소희 분) 만나기 전 촬영들을 소화하면서 이제 좀 붙었다고 얘기했다. 한 번은 감독이 워낙 고민이 많았던 거다. 장문의 문자를 보낸 적 있다. 다 읽고 '아~' 가 아니라 '그래서 어쩌라는거지' 싶었다. 작품을 하면서 디렉션을 많이 듣는데 그런 디렉션은 처음 들어봤다. '인셉션의 팽이처럼 연기해달라'고 하더라. 그게 무슨 의미일까 지금도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그 카톡을 나누고 촬영갔을 때 감독님이 미안하다고 하더라. 자기한테는 그런 이미지로 왔나보더라. 서로 알 수 없는 걸 해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제게는 건강하지 않은데 건강하게 일 할 수 있는 사람 같아 보이는 게 컸다. 의지가 없어보이는데 큰 의지가 있는 사람 같았다. 그래서 많이 움직이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답을 알 수 없는 인물, 일본어 대사, 제복 등 분장 등을 한 연기로 인해 손발이 묶인 기분이 들 때가 많았다고. 최영준은 "'우리들의 블루스'는 마음대로 하면 할수록, 편하면 편할수록 연기가 좋았는데 '경성크리처'는 편하게 할 수 없었다. 한 번은 이치로(현봉식 분)의 말을 가만히 생각하는 컷이 있는데 방송에서는 2초가 채 안 될 거다. 그것만 10분 정도 촬영했다. 이렇게 했다가 저렇게 했다가. 감독님께 '이제 할 게 없다'고 포기 선언을 한 적도 있다. 그런 게 어려웠다. 감독님이 디테일하게 느껴졌다. 어떤 이미지를 구현하려니까 서로 더 어려운 거다. 정확한 걸 제시하기보다 이런 이미지, 이런 모습, 눈 뒤에 있는 어떤 것이 돼버리니까. 가토는 나쁜 짓 해놓고 지켜보니까 갇혀있는 느낌이 컸다. 우아해야 한다는 주문들이 있었다"라고 토로했다.

최영준은 '경성크리처' 가토를 통해 또 한 번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그는 "이번 역할로 인해 이미지를 변신한다기보다 저한테 연기력은 이것도 저것도 할 수 있는 스펙트럼 그 자체인 것 같다. 기회가 되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선택했다. (이미지 변신을 위한) 노림수를 가지고 한 건 아니고 언젠가는 하게 될 게 빨리 왔다는 생각도 했다.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재밌겠다 싶었는데 고생을 많이 했다"며 "이러면 안 될 것 같은데 저인 줄 자꾸 못 알아보더라. 또 누구지?가 되는데 그게 좀 불편하더라. 원래 평상시에도 잘 못 알아본다. 평소 대중교통 타고 다닐 때도 잘 못 알아보시는데 고마운 불편함이다. 긍정적인 영향 있기는 하지만 부담이기도 하다. 처음 임할 때는 어떤 이미지가 없으니까 편한 부분도 있다"고 했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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