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에 7개, 검단에 2개···서울지하철 5호선 조정안 발표
대광위 “중재안 이용편익면에서 가장 우수”
정부가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노선 중재안을 내놨다. 앞으로 늘어날 인천 검단 신도시 수요를 감안해 인천 지역을 깊게 돌아나오면서 김포 쪽으로 정거장 하나를 옮겨주는 안이 채택됐다. 그간 대안 노선을 두고 힘겨루기를 해오던 인천시와 김포시 요구안을 각각 절충해서 내놓은 형태다.
인천과 김포 주민들의 서울 출퇴근난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된 이 연장 사업은 2021년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되면서 본격 닻을 올렸다. 그간 ‘인천 검단 쪽은 최소로 지나가야 한다’는 김포시와 ‘인천 검단과 주변 지역을 모두 거쳐야 한다’는 인천시가 팽팽히 맞서면서 사업 속도가 붙지 않았다. 김포시는 ‘지옥철’로 불리는 김포골드라인 수요 분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인천은 최소 2개역만 지나가게 만드는 안을 요구했다. 반면 인천시는 U자형으로 인천을 깊게 돌아나오면서 인천 내 4개역을 정차하는 노선을 내세웠다.
19일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발표한 5호선 연장 조정안은 인천 검단 신도시 지역에 2개역을 경유하고 인천시와 김포시 경계에 있는 불로대곡동 정거장을 김포 감정동으로 조정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노선의 전체적 그림은 인천의 U자안을 채택하면서 김포 쪽으로 정거장 한개를 더 만들어 양쪽을 만족시키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 내 새롭게 생기는 1호선 환승역은 검단 아라동에 들어선다. 일일 이용수요가 1만3040명, 수혜인구는 2만1586명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국토부는 “검단신도시 중심 지역으로 역 500미터 이내 수혜인구가 많다”며 “서울 출퇴근 수요 분산 유도로 공항철도(계양역) 혼잡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천 내 정차역은 검단 원당동에 들어설 예정이다.
동시에 김포에는 인천-김포 경계지역 정거장을 당초 인천 불로역에서 김포 감정역으로 위치를 조정했다. 김포 감정동 정거장은 일일 이용수요가 1만2819명, 수혜인구는 1만4113명이 될 전망이다. 정거장의 세부 위치는 기본 계획 단계에서 확정된다.
대광위에 따르면 중재안으로 노선이 만들어지면 통행시간은 25.7분으로 당초 인천이 제시한 안보다는 1분 짧고 김포안보다는 2분 늘어난다. 중재안의 최종 정거장 수는 총 10개로 김포 7개, 인천 2개, 서울 1개로 구성된다. 김포가 내세웠던 안보다 김포쪽 정거장이 1개 더 늘어난다. 대광위는 “인천·김포안 대비 조정안은 비용편익(B/C) 및 이용수요측면(11만4807명/일)에서 가장 우월하며, 사업비·통행시간은 중간 수준”이라고 자평했다.
한편 이날 대광위는 연장사업에 들어가는 사업비는 각 지역에서 소요되는 비율대로 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비에서 분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당초 김포가 받아들이기로 했던 건설폐기물처리장도 인천과 공동 책임하에 진행하는 안도 추진한다.
정부는 이날 발표한 조정안에 대해 지자체 주관으로 지역 주민 등 의견 수렴을 거쳐 제4차 광역교통시행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지자체 표정은 엇갈렸다. 이날 중재안에 대해 인천시는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인천시가 주장했던 U자형이 받아 들여졌지만 검단신도시 등 요구했던 4개 역사가 2개로 줄었다는 것이다. 반면 김포시는 “김포연장선이 드디어 해결점을 찾았다”며 “앞으로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시간을 끌어온 5호선 연장 논의가 이날 대광위 발표로 한단계 진행된 것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직 확정안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총선 등 시기적 여건을 감안하면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에상된다”며 “기존 서울 지하철이 확장된 사례를 보면, 지하철 연장이 해당 지역의 집값을 높이는 것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U자형 노선이 만들어진 것에 대한 아쉬움도 나왔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철도 노선은 직선이 될수록 효율성이 높은데, 이번 연장안은 검단 신도시 수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U자 곡선형이 채택된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도시계획과 국토계획이 수립되고 교통망과 신도시 개발이 진행되는 게 원칙인데 거꾸로 신도시가 발표되고 교통이 따라붙으면서 노선이 직선화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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