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가방' 국힘 변화 기류에…대통령실 '민생' 퇴색 우려

김경율 '사과 촉구' 발언 한동훈 뜻으로 오해 살까 우려도
"민생중심 기조 밟는데 영부인으로 정국 뒤덮으면 도움되겠나"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전경. (뉴스1 DB) 2023.3.6/뉴스1

(서울=뉴스1) 김정률 정지형 기자 = 대통령실이 19일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두고 여권 일각에서 비판이 이어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불편한 기색도 감지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전 뉴스1과 한 통화에서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논란에 관해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국민의힘 안에서 나오고 있는 다양한 목소리를 살펴보는 단계라는 것이 대통령실 설명이다.

여당에서는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논란에 관한 공개적인 비판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당내 인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김 여사 문제를 공론화한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은 연일 비판 수위를 높이며 대통령실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김 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 출연해 하태경 의원 의견에 동의를 표하며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만큼 어떤 수단과 방법을 다해서라도 용서를 구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서 현역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명품가방 논란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함정이긴 했지만 부적절했다는 부분은 사과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공인으로서 바람직한 자세"라고 한 바 있다.

전날에는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함정 몰카'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께서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해 이목을 끌었다.

대통령실은 이 같은 여당 내 움직임을 주시하면서도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이 연초부터 민생토론회를 주재하며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언급은 자칫 논란만 확산시킬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김 여사 이슈는 신년 기자회견 개최 여부와도 연동돼 있어 여러 측면에서 윤 대통령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잇따른 김 위원 발언에 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무엇보다 한 위원장이 시스템 공천을 어겼다는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김 위원을 서울 마포을에 공천하기로 선언한 것과 맞물려 부적절한 오해만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위원장이 그만큼 김 위원에게 힘을 실어주는 상황에서 김 위원이 영부인 관련 주제를 판에 올리는 것은 자칫 한 위원장과 협의된 이야기들이 아닌지 오해를 살 수 있다"며 "대통령실과 당 간에 불필요한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이날 김성동 마포을 당협위원장이 출마 의사가 없는 줄 알았다며 전략공천 논란 수습에 나섰다.

이 관계자는 "제2부속실 설치도 검토하겠다고 했고 민생토론회로 정책 중심 기조를 밟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정국을 영부인 관련 얘기로 뒤덮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