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구두공천` 논란에 `공천개입 없다` 선 그은 尹도 곤혹…김경율 사퇴 압박 커질 듯

김미경 2024. 1. 1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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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관계자 "尹, 공천 부정입찰과 같다는 우려 있다" 전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경율 비상대책위원과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김경율 구두공천'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공천개입은 없다'면서 당무와 거리를 두던 윤석열 대통령에게까지 여파가 미칠 수 있는 상황이라 대통령실도 상당히 곤혹스러운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이 '사실상 공천의 부정입찰격'이라는 우려를 갖고 있다는 게 여권 측의 전언이다.

여권 내에서는 김경율 비대위원의 비대위원 사퇴와 재발방지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여권에 따르면 한 비대위원장이 김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를 공식화한 뒤 국민의힘 내부적으로 시스템 공천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장 김 비대위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서울 마포을 당협위원장이었던 김성동 전 의원은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협위원장단은 최근 공정한 경선과 공천을 위해 일괄적으로 당협위원장직에서 사퇴한 상태다.

김성동 전 당협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충격적이고 참담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또 "(비대위 측의) 사전 귀띔은 전혀 없었다"며 "지금까지 전혀 (연락도) 없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한 비대위원장이 구두공천 논란에 '지는 선거가 의미가 있느냐'라고 언급한 것에는 "기가 막힌다. 어려운 곳에서 땀, 눈물 흘려가며 뭔가 일궈보겠다고 노력한 사람들의 노력을 이렇게 무시할 수 있는가"라며 "이렇게 무시하는 발언은 있을 수 없다"고 한탄했다.

진화에 나선 것은 한 비대위원장이 아닌 김 비대위원이다. 김 비대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김 전 위원장에게 정말 죄송하고 이른 시일 내 한번 찾아뵙고 싶다"며 "정말 엎드려 사죄드리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이라고 말했다.

한 비대위원장의 구두공천 논란은 '한심'(韓心·한동훈 의중)공천, 사천(私薦), '윤심(尹心) 배후 공천' 등 여러 추측과 해석을 낳으면 확산 중이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7일 국회 브리핑에서 "한 비대위원장은 '룰에 맞는 공천을 할 것'이라고 했지만 김 비대위원의 공천을 발표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시스템 공천이 '윤심 공천'인가. 윤 대통령은 스스로 세웠던 바지 대표마저 내쫓고, 측근을 비대위원장에 앉히더니 공천을 떡 주무르듯이 하려고 한다. 어떻게 포장해도 결국 '윤심 공천'임을 인정하고 국민을 기만한 데 대해 사과하라"고 했다.

대통령실도 내심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그동안 누차 일절 공천개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지금도 그 소신과 원칙에는 티끌만큼도 변함이 없다. 대통령실 출신 출마자들에게도 '용산'을 팔지 말고, 대통령을 팔지 말라는 말씀을 강조했던 이유는 절대로 공정한 공천 시스템이 깨져서는 안된다고 봤기 때문"이라며 "(윤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보고 앞으로 누가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으로 공천을 할 것이라 믿고 받아들이겠는가 깊은 우려를 내비치고, 참모들에게도 직접 우려를 표하며 공정한 공천이 이뤄지도록 할 것을 강하게 주문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구두공천은) 마치 낙찰자를 정해 놓고 입찰한 것과 같은 부정입찰이라는 생각을 (윤 대통령이) 한 것 같다"며 "단수공천이나 전략공천을 하려면 공천관리위원회 의결과 비대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발표하는 형식과 절차를 따라야 하는데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생략하고 비대위원장이 직접 공천을 한다면 사천이나 부정공천이 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자칫 이번 사태가 공천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경우 공천 불복 등 총선에 지대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비대위원이 이해충돌 우려를 불식하려면 비대위원직을 내려놓아야 하고, 한 비대위원장의 유감 표명 등 재발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비등해지고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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