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장벽 없애고 지산학 연계' 거점대학 발돋움하는 전북대
'학생 중심', '연구 공동체', '글로벌 대학' 목표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선정된 전북대가 교육 백년지계를 설계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컬대학30은 교육부가 과감한 혁신을 통해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을 이끌 대학 30곳을 2026년까지 선정해 해당 학교에 5년간 1천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에는 10개의 대학이 선정됐는데, 전북대는 도내에서 유일하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북대는 '학생 중심의 배리어프리 대학', '지·산·학·연 공동체', '글로벌 대학' 등 크게 세 개의 축으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점차 사라질 '○○○과 입학생'…모집 단위 통합
글로컬대학30으로 전북대에서 가장 먼저 달라질 변화는 모집 단위 통합이다.
'건축공학과', 조경학과', '사회복지학과' 등 기존 학과별로 나눠진 105개 모집 단위를 내년 신입생부터 절반 이상인 60개로 줄일 계획이다.
학생들은 '건축공학과'가 아닌 '공학대학'(예시) 신입생이 돼 1학년 때 기초 교양과목을 비롯한 기초 공학 강의를 수강한 뒤 2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게 된다.
학생들은 1학년 때 전공 탐색 시간을 보장받으며 자신에게 적합한 전공을 고를 수 있고, 또 원하는 대로 여러 학문을 들으면서 스스로 전공을 설계할 수 있다.
전북대는 2028학년도에는 모집 단위를 20개로 대폭 줄인 뒤 2033학년도에는 완전히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모집 단위가 사라져 학과 구분 없이 수업에 참여하면 학생들은 농생명과 IT기술이 결합한 '디지털 농업'이나 미디어와 산업디자인이 합쳐진 'K컬쳐' 등 다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학생들이 소수의 인기 있는 전공에 몰릴 경우 인기가 없지만 꼭 필요한 인문학 전공 등이 외면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전북대 관계자는 "우리 대학은 지역거점국립대학으로서 문학·사회·철학 등 기초학문을 보호하고 지역학을 연구하는 인재를 길러야 하는 의무가 있다"며 "기존 학과별로 움직이던 교육의 틀을 깨되 전공별 정원 조정 등을 통해 기초학문이 무너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산·학 공동체로 교육부터 취업까지
대학은 지역과 산학협력이 연계한 '교육, 연구, 취업'의 교육모델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전북대는 새만금과 전주·완주, 익산·정읍 등 3개를 축으로 대학-산업 도시(JUIC)를 구축해 산업 분야를 육성하고 인재 양성애 박차를 가한다.
현재 새만금 국가산업단지는 전북의 미래 먹거리 산업인 이차전지와 방위산업 기업의 입주가 예정돼있다.
전주·완주는 2019년 수소 시범도시로 지정됐고, 정읍은 지난해 그린바이오 산업 거점도시로 지정됐다.
전북대는 이런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배터리 융합공학', '방위산업융합' 등 산업체와 연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밀착형 현장실습을 통해 교육과 연구·취업이 연계된 산학협력 교육모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남원시와 함께 2018년 폐교돼 빈 곳으로 남아있는 서남대학교 부지 38만㎡의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서남대 폐교로 학생들이 빠져나가면서 지역 침체가 가속해 그간 남원시의 고민이 깊었다.
이에 남원시는 205억원의 예산으로 이 부지를 확보한 뒤 기획재정부와 부지 교환 등을 진행해 전북대가 사용할 수 있도록 행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전북대는 서남대에 전통 목기나 판소리 등 남원의 전통문화를 활용한 K-컬처 학부를 설립해 부지를 활용하고 지역 활성화도 이끈다는 계획이다.
학령인구 감소, 5천명 유학생 유치로 극복
전북대는 현재 1천800여명인 유학생 규모를 2028년까지 5천명으로 늘려 '글로벌 대학'으로의 도약도 꿈꾼다.
대학뿐 아니라 지방소멸을 가속하는 학령 인구 급감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를 위해 우선 온라인과 오프라인 국제캠퍼스를 만들어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어 등 기초 교과목을 온라인에서 수강한 뒤, 3년간 전북대에서 전공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전북자치도와 협력해 유학생에 특화된 현장실습과 인턴제 등을 지원해 유학생들이 전북대에서 공부하고 지역에서 일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을 예정이다.
중소벤처기업협회 전북지역협회도 이를 적극 돕기로 했다.
물론 이러한 계획이 순조롭게 추진된다고 해도 유학생 수 증가에 따른 이탈률 증가나 국내 대학생들과의 마찰 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전북대 관계자는 "전북대의 지난해 유학생 중도 탈락률은 5% 미만으로 많지 않았다"며 "지금처럼 유학생을 유치하고 관리한다면 그 숫자가 늘어나도 크게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양오봉 전북대총장은 19일 "지난해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돼 올해는 계획을 실현하는 출발선에 서 있다"며 "전북대가 '기함'(旗艦)이 돼 지자체·다른 대학·산업 등과 머리를 맞대고 지역 발전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w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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