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호 형이 못해봐서..." 원태인은 코시를 꿈꾼다, 해외진출보다 더 시급한 '푸른용 에이스'의 목표

안호근 기자 2024. 1. 1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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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원태인이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내 우승 트로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의미부여하고 싶지 않은데 푸른 용의 해이다보니 잘 될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2024년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의 해를 맞았다. 2000년생 삼성 라이온즈 토종 에이스 원태인(24)의 해다. 삼성의 푸른색과 원태인의 조합. 왠지 기분 좋은 예감이 들 수밖에 없는 연초다.

괜한 기대감만은 아니다. 원태인은 지난해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3차례 국제대회에 개근했고 팀에서도 마운드를 든든히 지켰다. 국제대회를 치르며 해외진출에 대한 꿈도 키웠다.

그러나 당장 이루고 싶은 건 어릴 땐 팬으로서, 이젠 팀의 일원으로서 소망하는 가을야구다. 최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원태인은 "(강)민호 형이 몇 년 안 남았다"며 "한국시리즈 무대를 꼭 밟고 은퇴할 수 있게 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2019년 삼성의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원태인 또한 한국시리즈 무대는 아직이다. '삼린이(삼성 어린이팬)' 출신으로 잘 알려진 원태인에겐 너무도 익숙지 않은 분위기였다. 어릴 적부터 삼성이 잘하는 것만을 봐왔기 때문이다.

원태인(오른쪽)과 강민호. /사진=삼성 라이온즈
입단 후 팀은 2년 연속 8위에 머물렀고 2021년 타이브레이크까지 치르는 치열한 선두 경쟁 속에 패했지만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그러나 이후 2년은 다시 7위-8위로 내려앉았다.

누구보다 팬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원태인이다. "삼성 팬분들의 화력, 열정이 대단하다. 5년 동안 좀 많이 느꼈던 것 같다. 계속 하위권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라팍에서 경기를 하거나 원정에 가면 정말 많은 팬분들이 와주셨다"며 "그런데 야구를 잘하면 또 얼마나 더 큰 성원을 보내주실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2021년 플레이오프 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라팍이 가득 차는 걸 볼 수 없었던 아쉬움이 있기에 더욱 가을야구가 절실하다. 원태인은 "하위권에 있는데도 이만큼 많이 찾아와 주시는데 야구를 더 잘해 떠났던 팬들까지 돌아오면 얼마나 더 재미있을까라는 생각을 최근 2년 동안 많이 했다. 그래서 2021년처럼 그런 좋은 다시 성적을 내서 코로나 없는 야구장에서 가을야구를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삼성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오승환(42)을 붙잡았고 김재윤(34)에 이어 임창민(39)까지 데려왔다. 강민호(39) 등 베테랑들이 많아 이들과 함께 반드시 한국시리즈 무대, 나아가 우승까지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 중에서도 강민호를 콕 집은 이유가 있다.

원태인은 "민호 형은 (한국시리즈를) 한 번도 못 해보셨기 때문에 같이하게 된다면 더 뜻 깊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며 "저도 그 무대를 못 밟아봤다. 많이 궁금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스토브리그에서 영입한 투수 김재윤(왼쪽)과 이종열 단장. /사진=삼성 라이온즈
내부 FA 오승환이 16일 계약을 맺고 2년 더 삼성에서 뛰게 됐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다만 이 높은 무대에 오르기 위해 우선적으로 가을야구를 먼저 바라보고 있다. 그럴 만한 힘을 갖췄다. 삼성은 매우 바쁜 스토브리그를 보냈고 무려 9명을 새로 데려왔다. 특히 불펜의 힘이 강해졌다. 지난해 38차례 역전패를 당했는데 5위 두산 베어스와 승차는 13.5경기였다. 이종열 단장은 "이 중 절반만 이겨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원태인도 "불펜이 좋아져 선발 투수도 더 편하게 던질 수 있다. 야수들도 경기에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임하게 될 것이다. 그런 게 좋은 영향을 끼치다 보면 시즌 전체로 볼 때도 분명히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며 "이젠 우리를 쉽게 이길 수 있는 팀이 어느 하나 없다고 생각을 한다. 우리가 분위기만 좋게 탄다면 충분히 가을야구에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개인 성적은 만족할 수만은 없었다. 26경기에서 150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ERA) 3.24를 기록했다. 다만 부족한 타선 지원과 허약한 불펜으로 인해 7승(7패)에 그치며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 달성에 실패했다.

원태인은 올해 목표로 "아무래도 10승을 다시 해야 될 것 같고 그리고 2점대 평균자책점도 한번 좀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며 "퀄리티스타트를 작년에 커리어 하이인 17개를 했기 때문에 그걸 또 뛰어넘고 싶다. 이닝은 당연히 내가 많이 던져줘야 되는 게 당연하다. 퀄리티스타트를 많이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이닝도 많아질 것이다. 10승, 2점대 평균자책점, 퀄리티스타트 커리어 하이까지 3개를 가장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원태인. /사진=삼성 라이온즈
좋은 성적을 이어가 더 나아가서는 해외 진출까지도 이루고 싶은 마음이다. 앞서 일본진출에 대한 희망을 나타냈던 원태인은 "WBC 대회가 가장 큰 계기가 됐다. 입단하기 전 고등학교 때부터도 목표이긴 했다"며 "일본 무대로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그런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생각은 가지고 있었는데 그런 대회를 자꾸 치르면서 우리보다 한 두 수 위인 선수들을 보면서 나도 저 선수들이랑 같은 무대에서 한번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래의 일이라는 것도 확실히 인지하고 있다. "한 번 기회가 된다면, 또 그만한 실력이랑 자격이 됐을 때 가고 싶다는 것"이라며 우선은 팀을 가을야구에 올려놓는 게 먼저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가을야구에 대한 자신감도 국제대회로부터 얻었다. "WBC 한일전에서 홈런도, 역전타도 맞았지만 그 경기를 기점으로 경기에 나서는 마인드가 바뀌었다"며 "또 그 무대를 한 번 밟고 오니까 큰 무대에 대한 긴장감도 더 떨어지는 것 같다. 왜 큰 무대에서 야구를 해야 하는지 느꼈다. 그래서 가을야구나 만원 관중이 차는 경기를 더 많이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팀 성적이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커진 대회였다"고 설명했다.

2024년 원태인의 목표는 가을야구, 나아가 한국시리즈 진출이다. 이를 위해 개인의 발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의 이유는 팬들을 향하고 있었다.

팬들을 앞에 두고 하트를 날리고 있는 원태인. /사진=삼성 라이온즈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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