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태원법 거부권 건의, 국민 생명·안전 포기 선언"

민주당은 오늘(19일)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태원 참사 특별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한 데 대해 비정한 처사라며 여권을 맹비난했습니다.

특별법 통과 시 참사 대응에 실패한 정권의 과오가 드러날 것을 우려해 정부·여당이 정략적 의도를 갖고 거부권 행사를 건의했다는 게 민주당 주장입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사실상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며 "국민이야 죽든 말든 정권만 지키면 된다는 것인가"라고 쏘아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정치는 국민을 지키려고 하는 것이지, 국민을 편 가르고 억울한 희생을 외면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박정현 최고위원도 "국민의힘은 유가족의 눈물의 강과 한숨의 태산이 보이지 않나"라며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참사 유가족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재의요구권 행사를 유도했다'고 한 것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정 최고위원은 "언제부터 야당이 유도하면 윤 대통령이 야당 뜻을 따라왔나"라며 "말도 안 되는 유체 이탈 화법으로 국민을 현혹하지 말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당신들의 뇌 구조와 혀 구조가 궁금하다"며 "당신들도 사람인가"라고 했습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을 향해선 이태원 특별법이 정부로 이송되는 즉시 공포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엄중한 명령이자 윤 대통령에게 하는 경고"라며 "이태원특별법이 정부로 이송되는 즉시 공포하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당의 법안 재협상 요구에도 응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홍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유가족은 특별법 원안 통과를 원했으나 김진표 국회의장이 수정안을 냈기에 (유족을) 설득했다"며 "그랬는데 지금 와서 무슨 재협상을 하나"라고 반문했습니다.

홍 원내대표 등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 모여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즉각적 공포를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장민성 기자 ms@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