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담] '에너지통'이 '산업정책통'으로…연쇄 이동에 커지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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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3개월의 짧은 임기 끝에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그에 따라 차관급 인사들의 연쇄 이동이 진행되며, 업무 공백과 전문성에 대한 우려도 일부 제기됩니다.
먼저, 장관 자리에는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이 취임했습니다. 국제통상학회장을 맡는 등 통상, 무역 분야의 전문가로 평가 받고 있어, 수출 회복에 중점을 두겠다는 인사로 풀이됩니다.
그러면서 장영진 1차관이 자리에서 물러났고, 그자리에는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던 강경성 2차관이 수평 이동했습니다.
2차관 자리에는 최남호 대변인(실장급)이 승진했고, 대변인 자리에는 경험이 있는 김완기 무역투자실장이 이동했습니다.
내부에서도 장영진 1차관이 물러난 것은 갑작스러웠다는 설명입니다. 대비가 충분히 되지 않았던 탓인지 갑작스러운 연쇄 이동에 일부 업무 공백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프랑스 전기차 보조금 논의 자리에 '차관급' 대신 '실장급'
현지시각 17일 열린 한-프랑스 산업 포럼에는 원래 장영진 1차관이 참석할 예정이었습니다. 양국의 공동R&D 성과를 공유하고 양국 간 협력과제 발굴 및 글로벌 파트너를 탐색하는 자리입니다.
특히, 전기차 보조금 문제를 두고 프랑스 산업부 장관과 논의를 나누려던 자리였습니다. 프랑스는 지난 1일부터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을 시행했습니다. 전기차의 생산과 운송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따져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 것으로, 한국차 중 유럽에서 생산된 현대차 코나는 포함됐으나 한국에서 생산되는 기아 니로는 제외됐습니다.
일부 차종이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만큼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게 해결이 시급한 문제입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1차관이 교체됐고, 강경성 신임 1차관은 일정상 포럼에 참석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오승철 산업부 산업기반실장이 대신 포럼에 참석했고, 프랑스 측도 그에 맞춰 또마 꾸르브 경제재정부 기업총국장이 나왔습니다.
현안을 논의할 파트너가 장관급에서 기업총국장으로 교체된 것입니다.
프랑스의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에 대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직접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는 창구는 열려 있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프랑스 정부와 직접 만나는 우리 정부의 역할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연쇄 이동으로 인해 주요 현안 대응이 미흡했던 셈입니다.
에너지 공기업 위기 속 '에너지통' 안 보인다
에너지 공기업들이 현재 적자로 위기인 상황에서 전문성에 대한 우려도 일부 제기됩니다.
최남호 신임 2차관은 국장 시절 에너지자원정책관을 지내긴 했지만, 이후 시스템산업정책관, 제조산업정책관, 산업정책관, 기획조정실장 등 에너지 분야 보직보다는 산업, 정책분야의 보직을 주로 맡아왔습니다.
특히, 최근 몇년 간은 에너지 분야와 동 떨어진 업무를 맡아오다, 2차관으로서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게 된 것입니다.
안덕근 신임 장관 역시 '에너지통'보다는 통상, 무역 분야의 전문가로 여겨집니다. 전례 없는 에너지 공기업 위기 속, 장관과 에너지 담당 차관 모두 에너지 정책 분야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한수원 기술직 출신으로 '에너지통'이라는 평가를 받던 강경성 1차관은 오히려 산업, 정책 분야를 총괄하게 됐으니, '아이러니'합니다.
다만, 내부에서는 일부 환영하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외부 출신이 아닌 내부 승진으로 장관과 차관 자리를 채웠기 때문입니다. 정부 기관의 반복된 외부 수혈은 기존 인사의 적체와 불만을 낳을 수 있기에 그런 점에서는 어느 정도 내부 구성원의 동기부여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한편, 1차관 자리에서 물러난 장영진 전 차관의 행선지가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자리라는 후문도 들려옵니다. 이인호 현 무역보험공사 사장 역시 산업부 1차관 출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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