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국내 신평사 경고, 건설+비은행 금융사 신용리스크↑
[파이낸셜뉴스]국제신용평가사 S&P(스탠다드앤푸어스)가 한국의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분의 리스크에 대해 경고음을 울렸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에 이어 국제 신평사까지도 한국 부동산 시장과 비은행금융사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이다.
■S&P "韓 부동산, 1~2년내 회복 어려워"
S&P는 18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에 따라 한국의 PF 부문의 신용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둔화된 부동산 시장과 높은 금리 수준을 고려할 때 재무부담을 겪는 건설사와 PF 사업장이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대형 S&P 상무는 "국내 부동산이 향후 1~2년 내 의미있는 수준의 회복세를 시현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면서 "지난 몇년간 빠르게 상승한 주택 가격이 아직 높은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적극적으로 부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한국의 높은 가계부채 수준을 고려할 때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점직적으로 낮추기 위해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집중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신평사 우려 높은 건설사 5곳은 ...
국내 신평사들도 국내 PF발 리스크 확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권준성, 육성훈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전날 '건설사 PF 우발채무 점검' 보고서에서 평가 대상 중 PF 우발채무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5곳(롯데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코오롱글로벌, HL디앤아이한라)을 꼽으며 재무상태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보고서는 롯데건설(A+·신용등급 전망 부정적)의 PF 우발채무가 5조4000억원으로, 2022년말 6조8000억원 대비 약 1조4000억원 감소했다면서도 "이는 자기자본 2조7000억원(2023년 9월말 기준)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권준성 연구원은 "롯데건설은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도급사업 관련 미착공 및 저조한 분양률 사업장’의 PF 우발채무가 3조3000억원에 달하고 있다"면서 "해당 우발채무의 광역시 및 지방 지역 비중도 50%를 상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2024년 1·4분기에 약 4조원의 PF 우발채무 만기가 도래하며, 이 중 차환 위험 경감을 위한 1조5000억원 규모의 메리츠금융그룹 펀드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또 GS건설(A+·부정적)의 2023년말 GS건설의 PF 우발채무는 약 3조2000억원으로, 자기자본 4조5000억원(2023년월 9월 말 별도 기준)의 0.7배 수준이다.
이 중 57%인 1조8000억원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도급사업 관련된 것이며, 대부분 ‘미착공 및 분양미개시 사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권 연구원은 "GS건설의 2023년월 9월말 별도 기준 2조원의 현금성자산 보유액 및 최근 수년간의 우수한 영업실적 등을 감안할 때, PF 우발채무에의 대응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다만 2023년 인천 검단 사고 관련 대규모 충당금을 설정하면서, GS건설의 재무부담은 높아진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해당 사고와 관련해 수분양자에 대한 약 2900억원의 자금대여가 이루어진 가운데, 2024년에 분기별로 5000억~6000억원 내외의 차환이 예정되어 있는 점은 부담스러운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외 HDC현대산업개발(A·부정적)의 지난해 9월 말 PF 우발채무는 2조1000억원으로, 자기자본 3.0조원의 0.7배이다. 보고서는 "올해 상반기에 예정된 광주 화정사고 관련 행정처분 결과가 신용도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코오롱글로벌(A3+)과 HL디앤이이한라(BBB+안정적)에 대해서도 우발채무가 자기자본 대비 과중한 수준으로 재무부담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 "저축은행+할부리스사+증권사, 신용리스크 직면"
S&P는 상호저축은행, 할부금융사 및 리스사, 증권사 등의 비은행금융기관이 신용리스크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이들 금융기관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은 사업초기 단계에 있는 상업용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익스포져가 높다는 점"이라면서 "관련 대출은 이들 금융기관의 부동산 PF 대출 중에서 약 30~5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김대현 S&P 상무는 "규모가 작은 비은행 금융기관들을 중심으로 부정적인 신용이벤트가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시스템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내 금융권 자기자본/자산의 약 65%~70%를 보유하고 있는 은행과 보험사의 경우, 부동산 PF 익스포져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고 대체로 적정한 수준의 손실흡수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S&P에 따르면 2023년 9월말 기준, 국내 금융권 전체 부동산 PF 익스포져는 약 172조원으로 금융기관 총 자산의 약 2.5%, 자기자본의 25%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신용평가도 최근 보고서에서 산업과 크레딧 모든 면에서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업종에 대해 부정적인 환경에 놓였다고 평가했다.
노재웅 한신평 연구원은 "캐피털사들은 사업성이 저하된 곳을 중심으로 부실 현실화 가능성이 높다"라고 지적했다. 저축은행 역시 PF 연착륙 (정부) 지원으로 부동산 PF 부실 인식이 지연됐지만 계속된 만기 연장으로 사업성이 저하됐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까지 브릿지론 상환이 집중되면서 건전성 악화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사에 대해서도 "사업성이 열위한 브릿지론 정리시 중후순위 손실이 클 것"이라면서 "수요 불확실성이 높은 본PF의 건전성 저하 위험도가 내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형증권사의 경우도 해외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 및 금융비용 등으로 손실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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